|
|
죽기 전에 꼭 봐야할 영화 1001편 241번째 영화.
영화 매니아라면 봐야할 영화 100편 43번째 영화.
이 영화는 40분 정도 밖에 안 되는 아주 짧은 영화다.
1933년도에 만들어진 매우 오래된 작품이지만
그 당시 영화들이 다 이렇게 짧지는 않다.
분류가 다큐멘터리로 되어 있는데 적당한 분류는 아닌 듯 하다.
다큐멘터리성 성격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이 영화와 가장 흡사하다고 하면 찰리 채플린의 영화일 듯.
단지 찰리 채플린의 영화는 무성이 많다면 이 영화는 유성이라는 정도.
이 영화의 제목은 학교라는 사회에서의 구속을 표현하는 것이다.
학교 사회에서의 관점에서는 아이들의 장난이 행실 점수 0점으로 매겨지는...
이에 반해 아이들이(중학교 정도 수준의 아이들이다) 반란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 반란을 매우 무겁게 접근하고 있기 보다는
아주 희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스랩스틱하다.
그 희극성은 나오는 배우들에서도 잘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예를 들면 교장 선생은 난장이인 것이나 사감이 애들 몰래 물건을 훔치는 것이나...
학교 권위라는 것을 적당한 희극으로 꼬집은 듯이 보이나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다.
나는 오히려 애들이 행실 점수 0점을 받을 만 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밥 먹는 시간에 밥은 안 먹고 다 집어던지고 음식 갖고 장난치고.
맞아야지~ 맞아야돼... 안 때리고 점수 0점 주는 게 다행이지...
애들이 밤에 반란을 일으키는 장면에서는 어떤 한 아이가
덤블링을 해서 애들이 어깨에 든 의자에 앉는데
음... 그 사내 아이 거시기 나온다. 왜 하필 남자 것인지... ㅋㅋㅋ
1933년도 영화였는데 거시기가 나오다니... 살짝 놀랬다는...
* * *
다음은 영화평론가 김소영씨의 영화 評이다.
최초의 사운드 영화라는 <재즈 싱어>가 1929년 프랑스에서 개봉되면서 아벨 강스와 마르셀 레르비에가 이끌던 20년대 프랑스 무성영화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할리우드와 경쟁할 만한 음향기술 시스템도 미처 갖추지 못한 프랑스 영화계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동안 <재즈 싱어>는 그 당시 50만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즉시 미국과 독일의 음향기술이 프랑스 영화계에 도입되었고 제작비는 3배로 치솟았다. 경쟁은 치열해졌고, 아벨 강스는 자신의 성공작 <나폴레옹>을 음향을 입혀 다시 제작했다가 실패한다. 이제 무성영화의 대감독들은 연이어 몇 편의 실패작들을 남긴 채 황혼의 전사로 사라져갔다.
1930년 초 프랑스 영화계는 <파리의 지붕 밑>(1930년)이라는 영화를 만든 르네 클레르와 함께 <품행 제로>의 감독 장 비고의 시대였다. 장 비고는 전기작가들이 군침을 흘리며 달려들 만한 모든 요소들을 갖춘 예술가였다. 우선 아버지는 당대의 이름난 무정부주의자여서 감옥을 빈번하게 드나들었고, 자신의 이름마저도 '똥이나 먹어라'식으로 개명할 만큼 파격적인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감옥에서 죽은 시체로 발견되었을 때 비고는 12살의 병약하고 조숙한 소년이었고 이미 반카톨릭적인 자유주의자였다. '반역자'의 아들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이 소년은 학교 기숙사에서 영화 <품행 제로>에 실명 그대로 등장하는 문제아들을 만나 그야말로 성적표의 품행란에 영점을 기록하며 십대를 보낸다.
결핵을 앓기도 하던 20대, 그는 마침내 전설적인 소련 다큐멘터리스트 지가 베르토프의 아우인 보리스 카프만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도시 다큐멘터리 <니스에 관하여>라는 걸작이다. 1932년과 33년 사이에 만든 <품행 제로>는 여름방학을 집에서 지낸 두명의 소년 코사와 브루엘이 학교 기숙사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시작한다.
담배연기와 증기기차의 수증기가 어우러진 기차 안은 초현실주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아이들은 악몽으로 끌려들어가듯 학교로 돌아간다. 곧 그들은 '마른 방귀'라는 별명을 가진 기숙사 사감에게 처벌당하는데,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은 이 영화에서 작은 폭군들인 양 희화적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위게라는 젊은 교사는 찰리 채플린의 흉내를 내고 만화를 그려주기도 하면서 학생들의 숨통을 터준다. 이 선량한 선생님과 아이들이 마을로 소풍나가 떼지어 한 숙녀를 따라가는 장면과 그것과 교차되는 난쟁이 교장의 음모 장면은 슬랩스틱 코미디와 다큐멘터리를 혼합한 것 같은 이 영화의 특성을 잘 드러낸다.
교장과 교사들의 규율과 처벌에 맞서 코사 일행은 일대 소동을 일으키는데 바로 이때 베개와 침대보에서 터져나온 하얀 오리털이 폭설처럼 방안을 가득 채우는 세계 영화사의 환상적인 명장면 하나가 탄생한다. 느린 속도로 촬영된 이 부분은 사실 미적이면서 가치전복적이고 현실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이다.
마침내 마지막 시퀀스의 학교 축제를 맞아 국가, 종교, 군대를 대변하는 세명의 손님이 도착하자, 코사 일당은 지붕 위에서 책과 돌, 신발 등을 던지며 이들을 마음껏 조롱한다. 그리고 학생들은 마침내 프랑스 국기를 내려버리고 자신들의 혁명기를 올린다. 그리고 지붕 위를 걸어가며 하늘을 향해 노래한다.
<품행 제로>는 종교와 교육제도에 대한 신랄한 조롱 때문에 "사회질서를 교란시킨다"는 이유로 그 당시엔 상영금지를 당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적인 요소들과 풍자 코미디 그리고 초현실주의의 영향이 보이는 이 실험성 높은 영화는 오히려 미래를 위해 만들어진 듯 보인다. 프랑스 누벨 바그의 악동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나 영국 프리 시네마의 기수인 린지 앤더슨의 <만약에> 등과 같은 제도교육의 모순을 다룬 영화들은 사실 모두 이 영화에 빚지고 있기 때문이다. 1
* * *
- 프랑스에서는 교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상영이 금지된 영화란다.
- 초현실주의와 사실주의가 결합된 매혹적인 장면들 : 기숙사에서의 취침 점호, 깃털이 날리는 베개 싸움 장면, 결말의 지붕 전투 장면 (초현실주의와 사실주의... 음 어렵군. ^^)
- 이 작품은 프랑소와 트뤼포의 영화 <400번의 구타>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 이 영화는 프랑스 시적 사실주의(리얼리즘) 영화라고 한다. (음... ^^)
- nouvelle vague. 1950년대 후반 프랑스에서 젊은 영화인을 중심으로 일어난 영화 운동. 기존의 영화 작법을 타파하고 즉흥 연출, 장면의 비약적 전개, 대담한 묘사 따위의 수법을 시도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