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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Lost 시즌6: 6년여의 긴 여정을 끝낸 미드 Lost


사실 미드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스파르타쿠스>의 시즌2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다른 미드를 찾아보기 시작하다가 오래 전에 봤던 <로스트>를 찾아서 내가 이전에 본 다음부터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최근에 시즌4부터 시작해서 시즌6까지 한달음에 봤다. 시즌5를 하루만에 다 봤던가? ^^

그런데 한꺼번에 다운받아서 봤던지라 시즌6의 16편이 끝인 줄 알았는데 내용이 끝나지 않길래 보니까 18화가 마지막 에피소드였다. 근데 공교롭게도 5월 23일 바로 어제 방송이 마지막이었다는 거. 헐 신기하게도 17화, 18화 방송될 때 난 16화까지 다 본 셈이다. 헐~ 신기~ 그 섬이 나를 보게 만들었나? ^^

16화를 보고 나서 어떻게 결말을 맺을 지 궁금해서 기다리다가 결국 오늘 17화, 18화를 자막없이 봤다. 자막 올라올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서 말이다. 보통 자막이 있으면 1.5배속 또는 2배속으로 보는데 자막이 없어서 1배속으로 봤다.


예전에 시즌2 종결됐을 때 이런 얘기가 떠돌았었다. "너네들 이렇게 일만 벌려놓으면 어떻게 수습할꺼냐? 그냥 꿈이었다 이따구로 끝내면 죽여버린다." ㅋㅋ 사실 <로스트> 시즌1부터 보다보면 계속 새로운 스토리만 나오고 어떻게 수습할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히긴 했다.

그런데 잘 마무리 지은 듯 하다. 스토리 작가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존경스러울 정도다. 앞뒤 잘 맞도록 짠 스토리도 그렇지만 스토리에 담긴 것들이 그리 쉬이 나올 만한 얘기가 아니라서 그렇다. 사실 시즌5까지만 해도 Time Travel이 주 테마인 듯 보여서 역시 서구적인 사고방식의 스토리다고 생각했는데 시즌6에서는 많이 달랐다. 그래서 다소 놀랐다는...

6년동안 시즌1부터 시즌6까지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수많은 스토리가 얽히고 섥히는데 그것이 시즌6에서 다 해소된다. 왜 그들은 그 섬에 갈 수 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 섬의 실체는 무엇인지... 아무리 허구라고 해도 잘 짜여진 스토리고 시즌6에 담고 있는 내용들은 다소 철학적이다.


다만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야 중요한 얘기들이 너무 몰아쳐 나오지 않았나 싶기는 하다. 그래도 <로스트> 작가 정말 존경스럽다. 정말 한 수 배운 듯. 6년이란 시간을 생각한다면 뭐 충분히 이해해도 시간은 상대적인지라 나는 시즌4부터 시즌6를 한달음에 봤기에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원래 과학의 극(極)은 철학과 맞닿아 있다. 이는 내가 집필한 원고에도 나와 있는데 원래 학문의 발달사를 보면 그러하다. 그런 부분이 <로스트>에서도 잘 나온다. 게다가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도 잘 다룬 게 눈에 띈다.

<로스트>에서 보면 선이 꼭 선하다고 할 수도 없고 악이 꼭 악하다고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인간은 누구나 선과 악을 함께 갖고 있으며 누구나 선할 수도 있고 악할 수도 있다. 단지 누구를 만나고 관계를 맺느냐, 어떠한 상황에 처하느냐에 따라 선할 수도 있고 악할 수도 있을 뿐. 이미 잘 이해하고 있는 부분인데 많은 사람들은 선과 악을 나누려고 한다. 왜 그럴까? 다 이유가 있다. ^^


게다가 어디로 가야하는가 하는 목표보다는 계속해서 가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 또한 매우 의미심장한 메시지다. 무엇이 옳고 그르냐고 단정짓기 보다는 선택을 하면서 꾸준히 나아가는 과정에 의미를 둔다고 나는 해석하고 싶다. 그것이 틀렸다고 하면 이를 통해서 또 배우는 게 있는 법이니. 과정 속에서는 그 어떠한 것도 무의미한 것은 없다. 그것이 인생이다.

어차피 옳다고 하는 것을 행한다 하더라도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고 믿어달라고 얘기해도 상황적인 맥락에서 믿기 힘든 경우도 생긴다. 때로는 무엇이 더 옳다고 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는 <로스트>에서도 잘 보여준다.

그런 인간들끼리 서로 관계를 맺고 살아가면서 우리는 '스스로'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로스트>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면 그런 선택에 있어서 우리는 질투나 이기심보다는 사랑과 희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만들어준다. 멋진 결말이다.



<로스트>에 나왔던 배우들의 마지막 인터뷰다. 등장하는 모든 이들이 <로스트>에 남다른 애정이 엿보인다. 사실 나는 <로스트> 팬은 아니었는데 시즌6를 보고 정말 맘에 들었고 멋진 엔딩 또한 맘에 들었다. 나에게도 그러한데 참여했던 배우들은 어떠했을까? 그들은 인생에서 좋은 추억 하나 남긴 듯 하다. 내게 있어서 <로스트>는 스토리를 만드는 데에 있어서 좋은 참조가 될 만한 미드로 기억될 듯. Good bye, 'L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