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아무거나요"
"양고기 드세요?"
"예 그럼 그거 드시러 가시죠"
이렇게 가게 된 곳이 강남양꼬치였다. 그런데 도착하고 나서 내가 일전에 양꼬치 먹다가 비린내 나서 못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으이크~ 이거 잘못왔다 싶었다. 양고기와 양꼬치를 시켜서 먹었는데 처음에 먹을 때 '에라이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먹었다. 근데 맛있다. 비린내도 안 나고. 주인 분이랑 같이 간 업체 부장님이랑 잘 아는 사이셔서 이런 저런 얘기 속에 알게되었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더라는 거다.
양고기에서 비린내가 나는 이유
주인분께서 말씀하신다. 양고기에서 비린내가 나는 이유는 1년 이상된 양을 잡아 만든 고기라서 그런 거라고. 1년 이상된 양은 고기 원가가 싸기 때문에 맛보다는 이문을 생각하는 경우에는 그런 고기를 사용한다는 것. 양도 언제 잡는지에 따라 맛이 달라진단다.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곳은 호주와 뉴질랜드 두 곳이 있는데 뉴질랜드산은 6개월 미만의 양을, 호주산은 10개월 미만의 양을 잡는다고 한다.
그래서 뉴질랜드산이 좀 더 텁텁해서 다섯 번 정도는 씹어야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양고기에도 마블링이 있는데 이 마블링은 10개월 정도 되어야 생기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뉴질랜드산보다는 호주산이 더 낫다는 게 주인장의 설명. 맞는지 안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타카더라~ 만약 아니라고 하면 지적해주면 고맙겠고.
밑반찬은 마치 중국식 레스토랑 같다
강남양꼬치 희한한 게 밑반찬이 차이니즈 레스토랑에서 볼 법한 밑반찬이다. 또한 술도 중국 술 종류가 많다. 그래서 양고기랑 중국이랑 무슨 연관이 있냐고 주인장에게 물어봤는데, 중국인들이 양고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별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여튼 짜샤이(정확하게는 '자차이')랑 땅콩 나오는데 땅콩은 양고기 익히면서 먹기 좋다.
그리고 이건 양고기 찍어 먹는 향신료 촬료. 뭐 사실 그냥 먹어도 비린내가 안 나기 때문에 찍어 먹지 않아도 되지만 찍어 먹으면 향신료의 맛과 함께 양고기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향신료는 냄새가 좀 진한 편이어서 그리 선호하지는 않는데 좋아하시는 분들은 푹푹 찍어서 드시더라는 거.
그리고 나온 무국. 국물 떠 먹을 수 있게 국자와 함께 작은 그릇도 함께 내준다.
한우 맛과 비슷했던 양고기
이게 양고기다. 여기 메뉴로 치자면 고급양갈비. 200g에 16,000원하는 메뉴다. 이게 강남양꼬치의 대표적인 음식 두 개 중에 하나다. 다른 하나는 양꼬치. 양갈비라고 주문 잘못하면 양갈비살이나 양등갈비가 나올 수도 있으니 고급양갈비라고 얘기해야 한다는...
다른 한우집과 같이 여기도 손님은 그냥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된다. 직원분이 오셔서 먹기 좋게 잘라주기 때문. 여기 직원분들 조선족인 듯. 말투 보니까.
양꼬치를 처음 먹던 날 비린내 때문에 비위 상했던 기억을 말끔하게 씻어줬던 고급양갈비. 맛이 한우 비스무리하다. 물론 한우와 비할 바는 안 된다. 한우는 먹고 싶지만 그래도 비싸서 못 먹을 때 대용으로 먹으면 좋을 듯. 아무리 그래도 한우가 최고여~ 그것도 A+ 이상의 한우로.
먹어도 배부르지 않는 양꼬치
그리고 시킨 양꼬치. 이건 10개에 10,000원. 양 많아 보이지만 얘기하면서 조금씩 먹다 보면 양이 그리 많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먹어도 별로 배부르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많이 먹을 수 있느냐? 그건 아니다. 아무래도 고기다 보니 질리기 마련.
맛? 글쎄. 맛없다라고 할 순 없는데 항상 강남양꼬치 가면 고급양갈비를 먹고 난 다음에 먹어서 그런지 엄청 맛있다 뭐 그런 건 모르겠다. 비린내는 확실히 나지 않는다. ^^;
주인장 아는 척 했더니 제공해주신 서비스
처음 강남양꼬치 갔을 때는 사진기를 들고 가지 않아서 사진을 찍지 못했고 그 다음 번에 지인들과 함께 여기 괜찮다고 내가 추천해서 데리고 가서 먹을 때 찍은 사진들인데 옷 스타일이 달라서 그런지 주인장이 몰라보길래 업체 부장님 얘기하면서 아는 척 했더니 "아~" 하면서 알아보신다. 그래서 나름 서비스라 하면서 내주신 대하.
사실 우리 테이블만 준 게 아니라 그 날 모든 테이블에 제공된 서비스다. 신메뉴 개발 이전에 평가를 받으려고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는... 한 사람당 하나씩 인원수대로 제공해주더라는...
그리고 이건 우리 테이블에만 제공되었던 서비스. 새우청경채. 15,000원짜리 메뉴다. 사실 나는 그래도 아는 척 하면 이거 서비스 주겠지 하고 생각했던 메뉴였다. 왜냐면 처음 여기 갔을 때 서비스로 나왔던 게 새우청경채였으니까. 그래서 새우청경채 서비스로 나오길래 "안 주면 섭할 뻔 했습니다."라고 주인장에게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숟가락으로 휘저어서 먹으면 된다. 맛있다.
그리고 이것도 서비스. 양 염통이란다. 이 또한 신메뉴로 개발하고 있는 거라고 하면서 주시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징그러우면 일단 거부반응부터 일으킨다. 그래서 난 안 먹었다. 지인들만 먹었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쫄깃쫄깃하고 맛있단다. 비리지도 않으면서 씹는 맛이 좋다고. 닭 염통과는 맛이 다르고 생긴 걸로만 봐서는 닭똥집 비스무리한 맛일 듯 한데 먹어보면 곱창과 비슷하다고.
신메뉴로 개발 중인 메뉴라 시식해보고 진솔하게 얘기해달라고 하시길래 지인들이 그렇게 얘기하더라고. 난 그냥 옆에서 구경만 하고. 그래도 지인들이 뭐 누구 앞이라고 듣기 좋은 소리 하는 그런 사람은 아닌지라. 그래도 모르지. 나같이 대놓고 아니다 싶으면 아니다고 얘기하는 스타일은 아닌 사람들인지라.
이렇게 서비스 메뉴가 이것 저것 나오니 내 입장에서는 서비스 만족도를 최고급으로 평할 수 밖에 없다. 어쩔 수 없는 거여~ 다른 사람은 서비스에 대해서 어떻게 느꼈을 지 몰라도 나는 상황적으로 좋게 느낄 수 밖에 없지 않겠냐고?
종류 많은 중국술
밑반찬도 그렇더니만 주류도 중국술 종류가 많다. 중국술이 독하기 때문에 시켜 먹지는 못했지만 메뉴판 보면서 비싼 중국술도 있구나 싶었다. 양주 가격이구먼. 국산 맥주도 있긴 하지만 중국 맥주도 있다. 바로 칭타오.
글쎄. 술을 그리 즐겨 하는 편이 아닌 나라서 술맛을 제대로 모르긴 하지만 그래도 맥주 한 잔(말 그대로 한 잔)은 부담없이 마실 수 있으니 평하자면 난 요즈음 맥주들 중에서 d가 가장 맛나더라. 칭타오 맥주 나름 유명한 맥주지만 맥주 맛은 d에 비할 바는 안 된다. 칭타오 맥주가 유명한 이유가 칭타오가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점령한 지역이라 독일 맥주 기술이 전수되어서 그렇단다.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경력도 있는 칭타오 맥주. 그러나 나는 d가 좋다고!
평하자면...
맛 ★★★★ | 서비스 ★★★★★ | 가격 ★★★★ |
시설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고 위치도 강남역에서 좀 떨어진 곳(이 골목은 상권이 죽은 골목이란다. 그런데 이 골목에서 유일하게 장사가 잘 되는 곳이 여기 강남양꼬치라고 지인이 귀뜸해줬다.)에 있어서 유동인구가 별로 없는 곳에 있지만 추천할 만하다. 서비스야 위에서 밝혔듯이 나에겐 잘 해줬기 때문에 별 5개(최고)를 줄 수 밖에 없고 맛과 가격은 별 4개(추천) 정도라 자신있게 추천할 만한 맛집이라 생각한다.
근데 내 말 듣고 가서 먹어봤더니 별로고 서비스도 형편없더라? 그러면 여기에 덧글 달아서 까라. 아니면 자신의 블로그에 까면서 내 링크도 걸어주면 고맙고. 난 근거 없이 떠드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 좋아하면 좋은 이유를 안 좋으면 안 좋은 이유를 얘기하면서 하면 그 누가 뭐라 하리요. 게다가 내가 좋다고 해서 남들도 좋아하리란 법 없다. 맛은 주관적이니까. 또 서비스도 어떤 상황에 따라서는 얘기가 다를 수도 있는 법이고. 적어도 난 솔직하게 적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