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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강유원 교수님의 Kommentar 중에서...

개인적으로 강유원 교수님같은 지식인이 쓴 글을 종종 읽곤 한다. 좀 어렵다. ^^ 내 수준에서는... 뭐 도올을 논리적으로 비판하시는 분이다 보니 그 급이 남다른 구석이 있는 것이 사실이겠거니. 오늘 이런 저런 글들이랑 책리뷰를 읽다가(내가 읽는 류와는 사뭇 다른 분야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Kommentar 메뉴에서 다음 글을 발견했다.

출처 : http://armarius.net/kommentar/ 5월 23일 글

앞으로 적용할 국내 저작 분류 기준

책:
저자가 주제를 구상하여 집필한 뒤,
출판사가 편집하여 출간한 것

물건:
출판사가 주제와 목차를 기획하고
저자가 대강 쓰거나 이름을 빌려,
출판사가 만들어 낸 것

나 개인의 성향이 비판적인 성향인 것은 사실이지만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맞는 것은 맞다고 얘기하고 싶은 사람이고 강유원 교수님도 그런 지식인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도올을 존경하는 나라고 해도 내가 사실 강유원 교수님의 글에 대해서 깊은 이해를 할 수가 없기에 '이런 면도 있는가 보구나'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나쁘게 보지는 않는다.

내가 누구를 선호한다고 해서 그것을 비판하는 사람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지식을 습득하는 사람으로서 가져야할 자세라고 생각했고,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무조건 옳다 그리고 그 사람이 더 뛰어나다라고 판단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위의 짧은 코멘트를 보고서 왠지 모를 씁쓸함이 든다. 물론 일부 동의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그것은 외국의 임프린트와 우리 나라의 임프린트가 다르다는 것의 핵심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것을 쓴 의도가 무엇인지는 사뭇 궁금하고 어떤 면에서는 씁쓸할 수 밖에 없는 해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출판물이 그러한 것은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책을 내기 때문이다. 출판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뜻을 가지고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먹고 살기 위해서는 그런 부분도 용인을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경영적인 관점에서 출판물에도 PPM이 필요하다고 보는 바이다.

의미있는 책들과 팔리는 책들을 어느 정도 구분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매출을 신경 써야하기에 팔리는 기획물을 내도 그로 인해 돈을 벌어 의미있는 책 팔리지 않는 책 저자보고 만든 책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리라.

기획을 한 주체가 무엇이냐를 보기 보다는 책내용만 가지고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강유원 교수님은 요즈음의 출판물들이 컨셉을 갖고 기획을 해서 만든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비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들지만 기획의 주체를 두고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는 것에는 씁쓸함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책리뷰를 적으면서 비판하는 것을 가만히 보면 우선 책내용을 보고 기획의도를 생각하면서 비판하는데 출판사가 아닌 저자를 비판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그 책이 출판사의 기획 컨셉에서 나온 것인지 저자의 기획 컨셉에서 나온 것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내가 두어명 저자는 좀 강하게 비판을 하는 편인데, 그 저자들은 한 출판사에서만 책을 낸 것이 아니니 적어도 저자를 비판하는 것이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독자가 책을 읽었을 때, 그것이 출판사의 기획인지 저자의 기획인지는 모른다. 그리고 기획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그것을 좋은 책이다 아니다라고 할 수는 없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내가 리뷰를 쓰면서 비판을 해도 나는 이 책을 읽고 이런 견해를 갖고 있다는 것이지 그것이 절대적일 수 없는 것은 내가 과거에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책을 읽었기 때문에 다른 이들과 다른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다는 부분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교수님이다 보니 아카데미적인 사고 방식에 치우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저자도 자신의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를 바라고 그것이 꼭 인세를 통한 수입이 아니라 자신에게 명예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는 부분 아닌가? 그것을 위해서 기획의 주체가 저자인지 아니면 출판사인지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기획의 주체가 되었든 간에 책내용만을 두고 얘기를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에 이 Kommentar(코멘트)는 조금 씁쓸한 감이 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오직 수익만을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어줍잖은 철학으로 비즈니스를 하게 되면 내 주변의 여러 사람들(정말 아끼는 여러 사람들) 고생하게 만든다.

그것을 보면서도 내 철학을 굽히지 않고 비즈니스를 하겠다 해서 성공한 많은 성공 스토리는 전체 스토리 중에서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을 우리를 생각해 보아야만 한다. 치우쳐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이분법적인 생각의 잣대는 아니라고 본다. 아마도 강유원 교수님은 이런 이분법적인 구분을 통해서 비꼼의 철학을 극대화 시키려고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