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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의 호(號)는 경산(擎山)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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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아카데미를 같이 수강하는 경수형이 어느 날 나한테 그러는 거다. "號 하나 지어줄까?"
처음 그 얘기를 들었을 때는 뭐 내가 호가 필요하겠냐고 하고 말았는데 그 다음주 그러니까
10일 전 즈음에 천진포자에서 만두 먹으면서 만들어달라고 하니 그 자리에서 만들어준 것이다.

(경, 들 경)
(산, 뫼 산)

내 블로그 필명이 風林火山이다 보니 산을 갖고 생각하다가 만든 號인데,
만들고 나서 해석을 이렇게 해줬다. "산을 들 정도의 패기".
이 호를 생각해낸 것이 항우의 해하가(垓下歌)로 부터란다.

力拔山兮氣蓋世 힘은 산을 뽑아낼 만하고 기운은 세상을 덮을만한데
時不利兮騶不逝 형편이 불리하니 오추마도 나아가질 않는구나
騶不逝兮可奈何 오추마가 나아가질 않으니 내 어찌할 것인가
虞兮虞兮奈若何 우미인아 우미인아 너를 어찌할거나

이 해하가는 항우가 자신의 운이 다했음을 직감하고
마지막 술자리를 하면서 우미인에게 불렀던 것으로
여기에서 拔山(발산, 산을 뽑아냄)에서 착안하여 지은 것이라고...

호를 남이 지어주면 지어준 사람에게 한 턱을 내야 한다고 한다.
그게 호턱이라고 한단다. 아직 한 턱 쏘지는 못했는데
지어준 호가 맘에 들어 쏘긴 해야할 듯...
어쨌든 좋은 호를 지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