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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독서

관리의 수와 업무량은 상관없다! <파킨슨의 법칙> v4-final

파킨슨의 법칙
노스코트 파킨슨 지음, 김광웅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2007년 4월 10일 읽은 책이다. 151페이지의 매우 얇은 책으로 하루만에 다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내가 매우 선호하는 스타일의 책이다. 우선 지은이의 소개를 보면 이런 문구가 있다. "그의 글은 담당하지만 잔인할 정도로 냉소적인 문체로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것을 선호한다.

그리고 머리말에서 저자는 이 책이 짧은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이 책에 폭로된 진실이 천재 한 명이 쉽게 만든 소품이 아니라, 많은 자원이 투여된 방대한 연구의 결과라는 점을 인정해주기 바란다. 물론 몇몇 독자는 이론의 토대가 되는 실험과 가설이 좀더 상세히 설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많은 정성을 들인 책은 읽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돈도 더 든다는 점을 상기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문구를 읽고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가 한껏 부풀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문구를 유심히 살펴보면 저자도 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말을 잘 하는 법이나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말하는 방법을 이 문구에서 구사하고 있다. ^^

글이 길어질 듯 하여 리뷰를 나누어서 올린다. 이 책에서는 10가지 남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각 내용이 연결된 것이 아니라 순서없이 읽어도 무방하며, 시간날 때 한 챕터씩 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 짧은 10가지의 얘기들은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서 얻어진 산물이며, 저자가 주는 메시지는 매우 강렬하고 통쾌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통쾌하고 시원하다. 저자 소개에서도 그랬듯이 매우 냉소적이나 개인적으로 그런 것을 선호해서 매우 좋았던 책이다. 그래서 강추하는 바이다. 다음은 그 첫번째 얘기 파킨슨의 법칙(책 제목과도 같다)에 대한 리뷰다.

파킨슨의 법칙 : 관리의 수와 업무량은 상관없다

책 제목이기도 한 파킨슨의 법칙은 저자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법칙이다. 이에 대해서 그는 해군에 근무할 때 군조직에서의 통계 자료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데, 실제 우리가 속한 조직들을 보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예전에 회사에서 ERP를 도입한다고 했을 때 나는 이런 얘기를 했었다. ERP를 도입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프로세스 개선이 되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니 관리 업무 관련 인력이 줄어들어야 된다는 뜻이다.

사실 내가 그 얘기를 한 것은 그냥 섣불리 ERP 도입하려고 하기에 섣불리 하지 말고 제대로 하라는 의미도 있었고 "왜 도입하는가?"라는 나의 질문에 대한 답이 내가 생각하기에는 명확하지 않아 나름 으름장을 놓는다고 했던 얘기기도 했었다.

근데 결과적으로 더 늘었다. 물론 대신 얻은 장점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런 장점들에 가려져 그런 반대급부적인 것들에 대해서 별로 보지 않는 듯 하다. 이 책의 모든 얘기들은 다 그런 보이지 않는 부분들에 대한 가려움을 긁어주는 듯 하다.

파킨슨의 법칙이 무조건 맞다는 것이 아니다. 물론 저자는 맞다는 것을 아주 설득력있게 보여주고 있기에 이의를 달기는 쉽지가 않긴 하지만... 그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러한 면들도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이 비대해지고 프로세스 중심의 조직으로 되다 보면 문서 작업도 생기게 된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문서 작업을 우리는 하고 있지 않은가? 굳이 대표이사까지 전결을 받아야할 사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단계를 두지는 않는가? 대표이사는 쌓인 결재들을 그냥 보지도 않고 싸인만 하고 있지는 않은가?

실제 조직에서는 너무나 그러한 것들을 많이 봐왔다. 그렇게 해야만 속이 후련하고 일을 한 것 같고 안심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대표이사 결재까지 올라가게 되면 조심스레 적을 수도 있겠지만 어느 순간에 그냥 대충 싸인하더라는 것을 알게된 순간부터 겉잡을 수 없게 되는 법이다. 이렇듯 조직에서는 일이 일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파킨슨의 법칙에서는 업무량과 관계없이 관리자 수가 늘어나는 데에 대한 원인을 저자가 매우 통찰력있는 얘기로 설명하고 있다. 그는 두가지 요인을 제시하고 있는데 첫째는 관리는 부하직원을 늘리려 하는 반면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고 둘째는 관리는 서로를 위해 일거리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예를 다음과 같이 제시해두었다. 다음은 인용이다. 너무나 그 예가 설득력있어 내가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인용해두니 한 번 맛보기 바란다. 자신의 조직도 그러한지를...

이해를 돕기 위해 자신이 격무에 시달린다고 믿고 있는 A라는 공무원을 예로 들어보자. 정말로 그가 과중한 일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중년기에 나타나는 에너지 감소 때문에 A가 그렇게 지각(혹은 착각)할 수도 있다는 점은 감안하기 바란다. 어쨌든 A가 그러한 과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이다. 사표를 쓰거나 동료인 B에게 협조를 구하는 방법, 그리고 업무 보조를 위해 C와 D를 부하직원으로 두는 방법이 그것이다. 하지만 유사이래 세 번째 이외의 방법을 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직을 하면 연금을 받을 수 없다. 그렇다고 동료 B와 함께 일하게 되면 후에 상관 W가 퇴직하여 승진자리가 났을 때 B가 경쟁자로 돌변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A는 C와 D를 부하직원으로 둘 수밖에 없을 것이다. 2명의 부하직원을 두면 A의 지위가 보다 확고해질 뿐만 아니라, 업무를 두 범주로 나누어 C와 D에게 분담시킴으로써 두 가지 업무를 모두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는 이점도 얻게 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A가 C와 D 2명을 임명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C만을 부하로 임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C만 임용할 경우 A는 C와 자신의 업무를 분담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A에게 C는 사실상 동료 B와 똑같은 상대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하직원은 반드시 2명 이상을 두어 서로 견제하고 서열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

이번에는 C가 일이 너무 많다고 불평할 것이다. 그러면 A는 C의 말을 인정한 다음 업무를 보조할 2명의 직원을 두라고 충고할 것이다. 그러면 C는 D와의 불화를 막기 위해 그에게도 2명의 업무 보조원을 두라고 제안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E,F,G,H를 충원하고 나면 A의 승진은 불을 보듯 자명한 사실이 된다.

결국 예전에 관리 한 사람이 하던 일을 이제는 7명이 하는 셈이다. 바로 이 상황에서 두 번째 요인이 작동한다. 7명은 서로를 위해 엄청나게 많은 일거리를 만들어내어 모두가 충분한 업무를 맡게 된다. 실제로 A는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일한다. 그러면 이들 7명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살표보자. 일단 서류가 접수되면 7명 모두 차례로 열람한다. E가 그 서류 담당이 F라고 결정하면 F는 답신 초안을 작성하여 C에게 제출할 것이다. C가 그것을 대폭 수정한 후 D에게 조언을 구하면 D는 부하직원 G에게 처리를 맡길 것이다. 하지만 G가 마침 휴가 중이어서 서류가 H에게 그대로 전달되면 H가 수정안을 작성하여 D의 결재를 받고 C에게 전달한다. C는 그것을 토대로 자신의 기안을 수정해서 새롭게 완성된 답신을 A에게 제출한다.

그렇다면 A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사실 A는 온갖 문제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제출된 서류를 읽지도 않고 결재한다고 해도 변명할 여지는 충분하다. 그는 내년에 W의 자리로 승진될 것이기 때문에 C와 D 중에서 누구를 후임자로 지명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한편으로 그는 요건이 안 된다는 이유로 G의 휴가 신청을 기각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G 대신 H에게 병가를 내주었는데 그게 올바른 결정인지도 고민거리다. H는 최근 내내 창백해 보였는데, 그 이유가 가정 문제 하나만은 아닌 것 같았다. 다음으로 정기 대회 기간 동안 F에게 특별급여를 지급할지 여부와 E를 연금관리부로 지원 파견하는 문제도 결정해야 한다. 또한 A는 D가 기혼인 타사원과 사랑에 빠졌고, G와 F는 서로 말도 안 하는 사이인데 아무도 그 이유를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문제에 신경 쓰느라고 A는 C가 작성한 기안을 그대로 결재하여 일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사람의 심리에 근거하고 조직의 생리에 근거한 통찰력을 갖고 있는 저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단순히 저자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의 경험을 통한 비합리적인 부분들을 보고 통계와 같은 객관적인 자료들을 연구하여 왜 그럴까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예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통계를 통해 그는 수식까지 만들어냈다. 그 수식은 다음과 같다.

x = ( 2km + l ) / n

k : 부하직원을 임명함으로써 승진하려고 하는 간부의 수
l : 처음 임용되어 퇴직할 때까지의 기간
m : 한 부서 내에서 어떤 사람이 기안을 작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
n : 효과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단위 집단의 수
x : 매년 새로 고용해야 할 직원 수

100 ( 2km + l ) / yn (%)

y : 전년도 직원의 총수
이 수식에 따르면 업무량의 변화와 상관없이 5.17%~6.56% 정도로 매년 인원이 증가한다고 한다.

좌석 배치가 의사 결정을 좌우한다.

<파킨슨의 법칙> 그 두번째 이야기는 좌석 배치에 따라서 의사결정의 향방이 달라진다는 것인데, 10페이지의 아주 짧은 내용이지만 충분히 일리가 있는 얘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사실 이 부분을 보면서 실제 정치판에서의 얘기와 비슷한 부분들이 있어서 실제 정치판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알고서 활용하지는 않는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었다.

저자는 의사결정을 하는 데에 있어서 이성적인 판단의 기준에서 결정된다기 보다는 중도세력을 어떻게 흡수하느냐에 의해 결론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얘기하는데 중도세력에 따라 의사결정이 좌우되는 경우라는 전제라면 충분히 볼 만하다. 저자는 인간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게 되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고 단정적인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책 내용에서는 그렇게 보인다. 그런데 일리가 있다.) 일단 그런 전제 하에서 얘기를 하고 있고 그러한 부분에서는 매우 설득력이 있었다.

결국 이 중도세력을 흡수하기 위해서 가상적인 시나리오로 사례를 들어주는데 매우 현실성이 있는 얘기였으며,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좌석에 앉느냐가 핵심 관건이라는 점을 저자는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그 중도세력의 특성을 가만히 보면 우매하거나 의사결정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니(저자가 보여주는 6가지 사례들을 보건대) 결국 그런 사람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이미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우리나라의 정치제도를 보건대 국회의원을 뽑는 방식은 선거이고 선거에 참여하는 유권자들이 잘못된 사람을 뽑아서 결국 그런 결과를 내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유권자들이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해야만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제각각의 생각이 있는 법이라 이 또한 뭐라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원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정치판에서 당에서 소속되어 있으면서 변질되는 부분도 간과할 수는 없다.

초등학교 때의 실제 경험했던 사례다. 초등학교 때는 엄마들의 치맛바람이 매우 심하던 때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학급 반장 선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던 때이기도 했다. 담임 선생님의 말 한 마디에 멋모르는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이 지목한 아이에게 표를 던진다. "그래도 우리 반의 반장이면 공부를 잘 하는 애가 되야겠재?" 아무 대답이 없으면 그런다. "그렇재?" "예~에" 해석하자면 이것이 권위를 위용한 중도세력의 흡수가 아닌가는 생각이 들었다.

(May 01, 2007 추가 - v3)
사소한 것에 대한 관심의 법칙(Law of Triviality)
: 논의 시간은 안건 순서가 아니라 안건에 포함된 예산액에 반비례한다.

세번째 이야기는 논의 시간과 예산액의 관계인데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느냐는 부분에서 저자는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다.

규모가 큰 재정을 이해하는 사람은 대개 두 부류이다. 어마어마한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돈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그것이다. 백만장자에게는 100만 달러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이해된다. 반면 가난한 응용수학자나 경제학 강사들은 1000달러도 만져본 적이 없기 때문에 100만 달러나 1000달러가 똑같이 큰 돈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세상은 이 두 부류의 중간, 즉 100만 달러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지만 1000달러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대부분의 재정위원회 위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또한 실제 있을 법한 재정위원회의 논의 과정을 대화식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매우 설득력 있게 얘기를 하고 있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것이 어느 누구든지 사람은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만 얘기를 하게 마련 아니겠는가?

여기에서는 단순히 예산액만을 두고 얘기하고 있지는 않다. 논의될 안건을 재정위원회 회원들이 잘 아는 것이 아닐 경우에는 그 예산액이 크든 적든 그들의 무지에 의해서 쉽게 처리되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이로 인해 예산 낭비가 심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기획예산처에는 얼마나 많은 전문가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부의 전문가가 있든 없든 외부의 전문가들을 참여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결론을 낸다고 생각하며 정책 결정 과정을 공개하고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공공기관의 목적은 국민의 질높은 삶 아닌가? 다 좋자고 하는 목적을 위해서 하는 일을 일부 소수의 이익을 위해서 폐쇄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최근에 읽은 <위키노믹스> 리뷰를 적으면서 이러한 협업이 가장 필요한 곳은 공공기관이라고 했듯이 자신들이 대표성을 가지고 마치 국민을 대변하는 양 착각하지 말고 정책 과정을 공개해서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May 01, 2007 추가끝 - v3)

(May 02, 2007 추가 - v4)
위원회의 최적 인원은 5명이며, 20명 이상이 되면 운영이 불가능하다.

네번째 이야기에서는 위원회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구성 인원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 또한 설득력이 있는 예시와 함께 얘기를 하고 있는데 왜 하필 5명일까? 저자는 2명이 동시에 결석하거나 아프더라도 무관하며 5명은 모이기도 쉽고 일단 모이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처음에 5명으로 시작했다가도 점점 늘어나는 이유를 일이 많아지고 복잡해지면서 5명이서 모든 일을 다 전문가 수준에서 알 수가 없어 전문가들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일반적인 이유와 달리 저자는 독특한 시선으로 다른 데에 집중을 하고 있다.

가만히 보면 저자가 얘기하는 모든 것들 속에는 조직 즉 인간들이 어떠한 이익을 목적으로 모인 곳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심리와 간사함에 대해서 매우 냉철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듯 하다. 그의 모든 이야기에는 이러한 부분들이 스며들어 있다.

이 네번째 이야기도 공식이 있는데, 그 공식의 결과로 19명이 초과가 되면 운영이 매우 비효율적이게 되는 결론이 도출된다. 공식 그 자체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변수들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는 눈여겨 볼 만하다.

현혹하는 광고보다는 까다로운 광고가 적임자를 선별하기 쉽다.

필기시험은 획일적인 기준으로 판별하고 면접시험은 출신을 따지게 되고 구인광고는 많은 사람들을 유인하기 위한 문구로만 구성되어 있기에 적임자를 선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파킨슨은 적임자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구인광고를 까다롭고 자세하게 만들어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래야 지원할 만한 사람만 지원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중요 인물은 파티 시작 45분 후에 등장한다.

나중에 와야 모든 사람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45분 후에 등장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한다. 먼저 와서 기다리는 수고(?)를 하면서 주목을 받지도 못하게 먼저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타는 나중에 나타난다고 한 말이 생긴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외에 파킨슨은 칵테일 파티에서 중요 인사들의 동선과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여 어떠한 특성을 알려주고 있다. 매우 재미있다. 그 동선과 행동은 다음과 같다.

왼쪽부터 빙 돌며, 구석과 벽 그리고 중앙부에는 가지 않는다. 그리고 30분만에 오른쪽 끝에 도달하여 10분 정도 배회한 후에 자리를 떠난다고 한다. 왜 10분 정도 배회하느냐는 것에는 자기 보다 조금 늦게 온 중요 인사들이 자신을 따라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무능과 질시의 확산을 통한 조직의 마비 현상

첫번째 단계 : 무능력과 질투심으로 똘똘 뭉친 인사가 조직에 등장
두번째 단계 : 무능과 질시에 감염된 자들이 중앙 부서의 전체 or 부분을 장악. 주요 증세 - 자만
세번째 단계 : 조직의 최상부에서 말단 부서까지 조직 전체가 무능. '혼수상태'라 저자는 표현. 주요 증세 - 무관심

무능한 조직에 대한 처방 원칙
1. 이 병에 걸린 조직은 자체적으로 치유될 수 없다.
2. 첫번째 단계는 간단한 주사요법으로 가능하고 두번째 단계는 외과적 수술로 치료되며 세번째 단계는 치료법이 없다.

'완고함'이라는 처방은 너무 강력해서 부작용이 심하고, '조소'라는 약은 효과가 분명치 않다. 무능과 질시에 가득찬 환자들은 얼굴이 두껍기 때문이다. '징계'라는 것은 즉흥적인 효과는 있으나 잠깐일 뿐이며 더 심한 무기력에 빠지기 쉽다.

중국인의 성공 공식 : 성공을 해도 생활은 똑같이

책으로 읽고 나서 이 글을 적는 날 바로 전날에 TV에서 본 내용이 생각난다. 아주 허름한 곳에서 경비일을 보면서 집에서 하는 아르바이트(예를 들면 인형 눈 붙이기와 같은)를 병행하는 사람이 집이 두 채라고 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중국에서는 이렇게 부자인데도 불구하고 자기의 생활에는 변함이 없는 중국인들의 생활 방식을 보여준 것이 생각난다.

이 책에서도 그러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그 이유를 두 가지로 들고 있는데 그 하나는 그 집은 비록 불편한 점이 많지만 그에게 의심의 여지없는 행운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좋은 집에 살게 되면 틀림없이 국세청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 때문이란다.

개인적으로는 이 두가지 이유에 대해서는 그리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이 책의 다른 어느 곳에서는 수긍을 하면서도 이 부분만큼은 그리 썩 와닿지 않는 부분이다. 어쨌든 예전부터 느껴온 바이지만 중국인들은 정말 무서운 민족이다.

이 책에서 보이는 중국인 부자들의 특성은 부를 처음 과시하는 곳이 고급 승용차이고 다음이 철사를 둘러친 담장, 창살 달린 창문, 잠금 장치가 된 차고, 사냥개 순이라고 한다. 그리고 탈세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인 예시가 제시되었는데 그것은 지금까지 파킨슨의 얘기속에서 일관적으로 흐르는 조직적인 부분에서 연관이 있다. 관심있으면 읽어보기를...

그 외에도 두가지 이야기가 더 있으나 나는 별로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 두가지 얘기는 다음과 같다.

1) 건축물이 웅장할 수록 쇠퇴한다.
2) 업무 능력은 연령보다는 은퇴시기와 밀접하다.

생각보다 리뷰가 길었고, 오랜 시간에 걸쳐서 완료했다. 일도 일이지만 책내용이 얼마 되지 않고 사례가 많다보니 그것을 옮기기에는 힘들었던 것이다. 첫번째 이야기에 대한 리뷰 식으로 적자면 책 내용을 거의 다 옮기는 거나 마찬가지라고도 생각이 되고 다시 읽어야 하는 부담감도 있어서 이 정도에서 리뷰를 정리하고자 한다.
(May 02, 2007 추가끝 - v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