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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비즈

다누리(Danuri): 서울시가 지원하고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이 만든 사회적 배려 기업 제품의 공동 전시 판매장

다누리라는 말을 아는가? 순 우리말 같은데, 조합어다. 다문화를 상징하는 '다(多)'와 홈페이지의 순 우리말 누리집의 '누리'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로 다문화가족 모두가 누리다는 뜻을 가졌다. 그래서 다누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다문화 가정이다 보니 어떤 다누리란 음식점명을 사용하는 곳은 마치 다문화 가정에서 운영하는 음식점 느낌이 난다.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이렇듯 한 번 각인된 이미지는 이후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내가 마케팅업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되었던 상준이한테서 하루는 전화가 왔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에서 진행하는 다누리란 매장이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제품의 기업 스토리 발굴을 위해서 내가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거다. 그래서 무료 봉사해주기로 한 거다. ^^; 나름 좋은 말로 재능 기부라고 하고 싶다. 근데 나는 다누리라고 하길래 다문화 가정에서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다누리는 사회적 배려 기업의 유통 판로 지원 사업


다누리는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 Seoul Buniess Agency)에서 하는 다양한 사업 중에서 마케팅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사업명이다. 여기서의 다누리란 '소기업을 응원하여 나눔과 배려의 가치를 실천해 다함께 행복을 누리자는 의미'다. 이 명칭 또한 서울시에서 사회적 배려 기업을 위한 공동전시판매장을 기획한 초기 단계에서 공모전을 통해 시민이 선정한 이름이란다. 근데 난 처음에 헷갈리더라고. 종전에 다누리라는 말을 사용하는 곳이 있다 보니 말이지.

- 서울산업통산진흥원 마케팅 사업 다누리: http://sba.seoul.kr/kr/sbst21h1


처음에는 다이소 떠올렸는데 아니다, 멋지네~

소기업에서 만든 제품을 전시해두고 판매한다는 얘기를 듣고서 나는 다이소 같은 이미지를 떠올렸다. 근데 서울산업통상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에 올라온 매장 사진을 보니 전혀 아니다. 고급스럽기까지 하다. 아마도 내가 공기관에서 하는 일에 대해서 미덥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가졌던 듯. 아~ 그렇지. 이번 서울시장은 제대로 된 분이시지? 요즈음 워낙 정치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지라 깜빡했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다누리 사업은 박원순 시장님이 각별히 신경을 쓰는 사업으로 사업 진행을 시장님께 직속 보고한다고 한다.


다누리 공식 블로그에 올려진 1호점 외관이다. 어떤가? 멋지지 않나? 다이소를 떠올렸던 내 자신이 어이없을 정도였다. 마치 명품을 파는 면세점 같은 느낌이다. 다누리 매장은 현재 계속 늘어나는 거 같은데 1호점은 시청역에 있고(시청역점이 아니라 시민청점이다. 이런 용어 하나까지 참 맘에 들어. 리더가 달라져야 문화가 바뀐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듯) 2호점은 압구정로데오역에(여기는 내가 자주 가는 곳이니까 한 번 가봐야할 듯) 3호점은 성신여대입구역에 위치하고 있다.

- 서울산업통산진흥원 다누리 매장 위치: http://sba.seoul.kr/kr/sbst21h1#tab3



제품들도 경쟁력 있는 제품들로

처음에는 제품들이 그리 경쟁력이 있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스타일인지라 아닌 걸 갖고 그렇다고 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기분 나쁜데 나 안 나쁘거든요 그러는 거 처럼 말이다. 나는 아무리 장인 정신으로 제품에 혼을 담았다고 하더라도 그 제품이 대중들에게 메리트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그런 거를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서울산업통산진흥원에서는 나름대로 검증 과정을 거쳐서 제품을 선별하더라고.


게다가 제품을 전시하는 다누리 매장과 어울러지다 보니 제품이 더 돋보인다. 처음에는 다이소와 같이 소기업 제품들을 무수히 진열해두는 그런 식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여백의 미를 살린 진열 구조로 제품에 눈이 가도록 배치해뒀고, 간접 조명과 어우러져 제품을 한층 고급스럽게 진열해뒀다. 내가 처음에 가졌던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던. 나는 이런 사항을 모르고 그냥 후배가 도와달라는 말에 흔쾌히 승낙한 건데(물론 후배가 구구절절 설명을 해줬지만 난 뭐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쓴다. 후배가 도와달라니까 도와주는 거지.) 나름 재능 기부라고는 해도 실력을 발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게다가 좋은 일 아닌가. 더불어 살자는 얘긴데.

내가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아직도 다누리 매장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다. 다누리 매장은 사회적 배려 기업(이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이 만든 제품들의 유통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서울산업통상진흥원에서 만든 오프라인 공동 전시 판매장이다. 꽤 괜찮은 물건들을 합리적인 가격(비싸면 비싼만큼 제조 원가가 높아서인 거지 속이지는 않는다는 얘기다)에 제공하니 혹시라도 관심 있으면 매장 한 번 가보길 권한다.


나의 재능 기부는 미약하지만

나는 여기서 어떤 재능 기부를 하느냐? 내 회사 콘텐츠 마케팅을 하는 회사 아닌가. 요즈음 들어서 콘텐츠 전문가를 찾는다고 소개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예전부터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이 길만 걸어온 나 아닌가? 다들 페이스북 마케팅이니 트위터 마케팅이니 뉴 미디어를 떠들어대던 수많은 마케터들은 지금 왜 페이스북, 트위터 떠들어대지 않고 이제서야 콘텐츠를 떠들어대는지 모를 일이다. 

콘텐츠와 미디어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명명하는 그네들의 콘텐츠 마케팅은 뭘 말하는 것이고, 콘텐츠의 본질은 무엇이고, 그것을 만드는 데에 대한 체계적인 방법론이나 갖추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러다 보니 이제와서 용어가 같으니 우리랑 비슷해지는 듯 하여 나는 싫다. 그래도 지난 세월이 쓸데 없지는 않았으니 콘텐츠에 관심을 두고 우리를 찾아주는 이들도 생기고 말이다. 이러니 나도 지금껏 만들지 않았던 우리 회사 홈페이지도 만들려고 하고 있는 것이고.

여튼 내가 여기서 하는 재능 기부는 스토리 발굴이다. 다누리 매장에 있는 제품과 제품을 만드는 이들의 스토리를 발굴하는 일이란 말이다. 재능 기부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나름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문제는 내가 딱 원하는 스토리를 발굴하기가 쉽지가 않다는 게지. 스토리에도 여러 종류가 있기 때문에 어떤 스토리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게 나름 머릿 속에 그려지는데 그걸 찾는 건 어려우니 나름 주어진 스토리가 있으면 그것을 최대한 잘 다듬는 작업을 해야할 듯 싶다.

비록 돈은 안 된다 하더라도 세상 사는 게 꼭 돈을 받고 뭔가를 해주는 건 아니잖은가. 의미 있는 일이고 가치 있는 일이라면 또 그로 인해 내 주변 사람들이 기뻐한다면 충분히 무료로라도 해줄 수 있다. 다만 나는 내가 친하지 않은 사람이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나를 싸구려 취급하는 걸로 생각해서 굉장히 기분 나쁘니, 괜히 이 글 보고 부탁하지는 말길 바란다. 나름 바쁘다. 할 일도 많고. 도움이라는 건 내가 흥이 나서 해줘야지 누가 요구한다고 해주는 게 아니지 않은가.

어차피 하기로 한 거 열심히 해보련다. 재미나게 말이지. 아~ 끝으로 다누리 사업에 대해서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해 서울산업통산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와 페이스북 주소 남긴다.

- 다누리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danurilove
- 다누리 공식 블로그: http://danurilove.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