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에 <뉴스후>가 있다. 여유로운 주말에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시간을 내서 보는 현재의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저번주 <뉴스후>에서 다루었던 '목사님 우리 목사님"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적고 싶었던 글을 이제서야 적는다.
1. 기독교와의 인연
개인적으로 종교를 갖고 있지는 않다. 집안은 독실한 크리스챤 집안이라 집안 어른들 중에는 목사, 장로, 집사등 두루 직함을 갖고 있다. 목사 중에는 나와는 나이가 얼마 차이 나지 않는 사촌누나의 남편으로 개척 교회의 목사이다.
이런 종교 집안에서 자란 나였기에 나는 제사를 지내본 경험이 없다. 그래서 어떻게 제사를 지내는 지도 모른다. 그것을 미신이라고 간주하는 집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런 점에서는 개인적으로 편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종교를 가지지 않는 이유는 있다.
2. 종교의 태생적 특성
종교라 함은 그 태생 자체가 사후 세계에 대한 고찰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사후 세계는 죽어봐야 아는 것인데 그것을 살아있는 인간이 생각한다 한들 답을 얻을 수는 없다. 고로 종교에서는 믿음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후 세계에 이렇게 될 것이다는 답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믿는다는 것 말이다.
문제는 종교가 종교라고 명명되어 집단화되면서 부터 인간의 욕망이 개입되기 시작한 것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종교 그 자체를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역사에서도 큰 전쟁 중에 종교적인 문제로 인해 발발된 것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종교의 의미는 많이 변질되었다고 본다.
3. 기독교의 배타성
기독교는 특히나 이러한 것이 심한데, 그 단적인 예가 자신의 교리가 아니면 배척하는 배타적인 성향이 가장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나라의 가장 큰 종파를 갖고 있는 장로교와 감리교는 세력이 커서 그런지 서로 이단이라 하지 않는지는 모르지만 예수를 섬기지 않는 모든 종교를 이단으로 치부한다. 또한 예수를 섬겨도 교리에 대한 해석을 두고 이단이라고 보는 경우도 많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역사관인 '역사는 있는 그대로 전달하되, 해석은 자유롭게 해야한다'는 것을 종종 얘기하곤 했는데, 하나의 성경을 두고 해석이 다르다고 하여 이단이라고 하는 것은 왜 그들의 논리가 절대적인 진리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이다.
보통 이런 경우는 자신의 논리가 허접하기에 그러는 경우가 많은데, 종교적인 문제와 같은 경우는 한가지 더 고려해야할 것이 있다면 '내가 믿고 싶다. 나는 이게 절대적이라 생각한다.'는 강한 믿음에서 비롯되기에 배척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너도 옳고 나도 옳다는 입장이 되어야 수용이 가능하지 나는 옳고 너는 옳지 않다는 것은 수용 가능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내세에 대한 믿음이 잘못 와전되어 현세에 영향을 미치는 꼴이라 할 수 있다.
4. 종교인의 세습 바뀔 수 있을까? 힘들다.
이러한 종교의 특성 때문에 종교인들의 세습은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항상 <뉴스후>를 보면서 문제점의 지적까지는 정말 좋았다고 생각하나 그에 따른 적절한 대안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물론 언론 매체로서의 할 수 있는 한계이겠거니 생각하고 그래도 그렇게 파헤침으로 인해 미치는 파급 효과를 생각하면 이 정도라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시민들의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그러한 교회에 다니고 있다면 그 교회를 떠나 깨끗한 교회로 옮기기만 한다면 사실 이러한 부의 세습 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 부의 발생 원인 자체를 제거하면 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은 옳다는 얘기는 누구나 해도 그것을 지키기는 힘든 법이다. 왜???
1) 첫번째 힘든 이유 : 사람은 되도록 변화하려 하지 않는다.
우선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 옮기기가 꺼리는 것이 내가 다니는 교회에는 내가 아는 사람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교회도 커뮤니티적 성격이 강하다. 사람이라는 것은 익숙한 것을 떠나 새로운 것을 찾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기본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요즈음 자기계발 서적에 대해서 변화를 외치고 있어도 사람이란 존재는 기본적으로 안정되어 있다면 굳이 변화를 하려고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변화보다는 지금의 상태를 지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변화를 하려는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것은 바로 이익이다. 변화해서 이익이 날 듯 하면 그 때는 움직인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정말 정말 드물다.
2) 두번째 힘든 이유 : 자신에게 이익을 먼저 따진다.
또한 사람은 상대가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 하여도 나에게 잘 해주느냐 못 해주느냐에 따라 그 사람은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라고 평하기 마련이다. 사기꾼이라도 나한테 잘해주면 이 사람 원래 그런 사람 아닌데라고 얘기하는 것이 일반인들의 사고 방식이라는 얘기다. 이런 의미에서 다른 데로 옮긴다 했을 시에 교회에서 주는 혜택이 대형 교회보다는 덜하다는 부분도 교회를 다니는 일반인들에게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자신이 옮긴다고 해서 달라질 꺼리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다니던 교회 다니는 것이 더 낫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적극적으로 교회 내부에서 교회의 모순된 점을 비판하지는 못할 지언정 소극적으로 교회를 떠나는 것 조차도 그들에게는 매우 힘든 일인 것이다.
좀 더 확장해서 해석하면, 교회를 다니는 많은 사람들 중에 신은 믿지 않는데 다니는 이유가 거기서 사람을 만나고 인맥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내 일에 도움이 되고 내 일에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교회를 다니는 경우도 꽤나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왕이면 큰 교회에 나가는 것이 그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법이다.
3) 세번째 힘든 이유 : 교회가 아니라 직장이다.
대형 교회에서 녹을 받는 수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종교가 아니라 자신에게는 직업이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교회를 옹호할 수 밖에 없는 법 아니겠는가? 그들을 탓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도 인간이다. 다만 능력이 안 되어 교회에 빌붙어 있는 사람일 뿐이다. 자신이 하는 일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단지 나에게 돈만 주면 OK 라는 식의 인간일 뿐이다.
그리고 자신이 능력이 있고 자신의 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더라도 교회의 일을 하면서 얻는 부수적인 수입은 짭짤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처음 그런 맛을 들이지 않으면 몰라도 맛을 들이면 그 맛을 잊기는 힘든 법이다.
5. 종교인이라는 탈을 쓴 이들에게
우선 종교인이라면 종교를 가진 목적이 있을텐데 왜 교회를 옮기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에서는 그들이 종교인이 아니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만약 종교인이라면 잘못된 것을 보고 개선시켜 나가야 하고 그것이 안 되었을 경우에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교회를 떠날 수도 있는 것이다. 종교의 사명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TV 에 나온 그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데 왜 그 교회에 가느냐? 거기에는 대단한 사람들이 많아서 인맥 만들려고 간다는 사람도 있다. 집은 경기도인데 왜 서울까지 나와서 말씀을 들으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한 것이다. 종교가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종교의 탈을 쓴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종교인이라고 생색내지는 말아라. 예수의 순수한 이름에 먹칠하지 말아라. 그 교회를 다녀도 상관없다. 다만 그 교회를 자신이 다님으로 인해 그 교회 다니는 다른 사람들까지 사이비라는 소리는 듣게 하지 말아라. 아무런 의식없이 순수하게 가까운 교회가 좋아서 다니는 이들까지 오명을 씌우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성스러운 곳'이라는 미명 아래에 성스러운 곳을 더럽히는 자신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뉴스후>에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얘기는 하지만 사실과 해석은 다르다. 물론 TV 를 보는 많은 이들에게는 이것이 사실인가 해석인가에 대해서 사실인 양 보일 수 있는 여지는 많이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은 <뉴스후>가 조금은 조심해야할 부분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게 얘기하는 교회의 입장도 50보 100보인 것이다.
그렇게 떳떳하면 공개해라. 공개라는 것이 자기네들 말로 자기네들이 선발한 사람들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제3자의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공개하라는 것이다. 기업도 외부 감사를 통해서 감사를 받고 있는데 '성스러운 곳'이면서 법 테두리 내에서 혜택까지 받으면서 순수한 종교인으로서 떳떳하다면 굳이 공개하지 않을 필요가 뭐가 있을까?
목사가 많은 일을 하고 그에 적합하게 월급(?)을 받아간다면 그게 뭐 그리 떳떳하지 못한 일일까? 대기업 회장이나 사장들은 자신의 연봉을 자랑으로 삼는데 반해 왜 교회에서는 그런 것을 쉬쉬하고 숨기느냐 말이다. '성스러운 일'을 하는데 돈이 개입되니 조금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 싶어서인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뭐든지 켕기는 것이 있으면 변명꺼리 밖에 만들지 않는다. 교회가 이익단체를 넘어서 이제는 정치단체적인 성격으로 바뀌는 듯 하다.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돈은 곧 힘을 뜻하고 힘이 있으니 그렇게 하고 얼버무리고 조용해지기를 기다리려고 하는 듯 보인다.
교회를 세상의 잣대로 비판하지 말라고 하는 그들의 논리는 걸핏하면 믿음이 부족하다는 답도 없는 얘기 밖에 안 된다. 교회가 '성스러운 곳'이 되려면 세상의 잣대로도 '성스러운 곳'이 되어야하고 모범이 되어야지 교회가 하는 일이 세상의 잣대에 위반이 된다면 그것이 정녕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할 수 있을까?
6. 어떻게 하면 될까?
기업은 이익단체다. 이익단체이기 때문에 법이라는 테두리 내에서 제재를 받는다. 그들이 내거는 기치가 '사회 환원'이라고 해도 이익단체임을 표방한다. 그러나 종교는 종교라는 말로 인해 법이라는 테두리 내에서 제재가 아닌 혜택을 받는다. 혜택을 받으면서도 자기네들은 '신성한 일' 이라는 기치 아래 생색 낸다.
아무리 시민 의식이 높아진다 해도 여론 조성과 붐이 형성되지 않고서는 바꾸기 힘들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또한 아무리 여론 조성이 되고 붐이 형성된다 하여도 이미 세습이 이루어지는 대형 교회는 이익단체이기 때문에 쉽게 바꾸려 들지 않고 서로 감싸고 돌 가능성이 많다. 내가 믿고 내가 좋다는 데 무슨 상관이냐 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또한 이러한 시민 의식을 높이는 것은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많은 인내와 노력이 들어가야만 하고 이러한 것을 이끌어내는 구심체 역할도 필요하다.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유는 사람이 항상 그것만 신경을 쓸 수도 없도 자신의 현업에서 생활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해야 한다. 적당한 기준을 만들어서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혜택도 주되, 반대급부적으로 발생하는 잘못된 부분을 막도록 하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 중소 기업에게는 혜택을 주나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게 되면 공시를 해야할 의무를 부여하듯이 종교도 어느 정도 합리적인 기준에서 투명성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교단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이미 대형 교회는 교단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힘을 가졌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정부 차원에서의 규제가 있어야될 시점이 된 것 아닌가 싶다. 내부에서 할 수 없다면 외부에서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익단체라고 표방하는 기업보다 마치 깨끗한 척 공익을 위한 척 하면서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대형 교회가 더 악질 스럽게 비춰진다. 지금 시대가 '카놋사의 굴욕'이 일어난 중세 시대는 아니지 않은가? 정부가 해야할 역할이 많은 시대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의 규제가 절실히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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