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기업의 조건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스콧 엔서 지음, 이진원 옮김/비즈니스북스 |
2005년 9월 22일 읽은 책이다. 이론의 필요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경영 기법과 이론 그리고 그를 위한 연구가 헛되지 않다는 것 또한 잘 아는 바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이고 그것이 최선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저자는 이론에만 치우친 이론 맹신자처럼 비춰진다.
"현재에 대해 정확한 감을 잡고 미래를 꿰뚫어 보는 최상의 방법은 이론의 렌즈를 통하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의 핵심적인 생각인데 솔직히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전략 컨설팅이니 내 일로 예를 들자면 그럼 무수히 많은 이론과 기법을 통해서 전략을 세우면 그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전략이 될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전략을 세우는 이유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라고 본다.
그 전략이 무조건 맞다는 것이 아니라 이론과 기법(이것 또한 무수히 많은 경영의 역사 속에서 나온 산물이기에)을 통해서 짚어볼 것은 짚어보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얻자는 것이지 그것만이 최선은 아니라고 본다. 아무리 내가 전략에 대한 업을 수행한다고 해도 전략을 무시하는 경우에는 반발하지만 그것을 맹신하는 경우에는 반대의 입장인 것이다.
요즈음에는 깨어있는 교수들도 많은데 저자는 아닌 듯이 느껴졌다. 이해가 안 간다. 자신의 생각이 대단하고 자신이 만든 이론이라고 해서 대단하다는 것을 피력하려고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책은 구성은 이렇다. 이 책의 초반부에는 자신의 이론이 나오고, 다음에는 많은 사례들이 나오고 다음에 미래 예측이 나오고(비록 한 분야지만) 다음에 결론이 나오고 이론들이 정리된다.
우선적으로 초반부에 나오는 그가 주창하는 이론이라는 것에 별 대단한 게 없다. 나는 적어도 그렇게 느꼈다. 이 부분에 실망해서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책으로 쓰기 보다는 차라리 논문을 적는 게 더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 나오는 사례에는 솔직히 자신의 이론을 접목했다고 하는데, 어거지로 끼워맞춘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자신의 이론보다는 일반적으로 다른 여느 경영 관련 서적에서 볼 수 있는 사례에 대한 해설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 다음에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이러 이러한 맥을 짚는데, 저자에게는 굉장히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 정도는 꼭 유학을 갔다 오지 않고 한국에 있어도 아는 정도 수준이고 그 분야에서 사장을 하는 정도의 사람이라면 꼭 얘기하지 않아도 아는 거다.
혁신 관리의 권위적인 교수라고 하는데 만약 그의 논리대로 따지자면 저자의 이론을 배워서 이해하면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인가? 이론이라는 렌즈로 미래를 보라고 했듯이 이론으로 미래를 보면 미래를 단정지을 수 있는가?
이 책을 읽고 도움이 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저자의 핵심적인 생각이나 혁신 관리 전문가라는 사람의 보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물론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별로 동의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내 생각만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좋은 책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더 좋은 책들 많으니 다른 것부터 읽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