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 리처드 브랜슨 지음, 이남규 엮어옮김/하서출판사 |
2005년 8월 8일 읽은 책이다. 리처드 브랜슨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에 잘 나지 않는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리처드 브랜슨을 알고 혹시 이 사람에 관련된 책이 있나 해서 뒤져보다가 찾은 책이다. 참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서 말이다. 두 책이 있었는데, 하나는 <리처드 브랜슨 성공에 감춰진 10가지 비밀>과 이 책 <나는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 이다.
둘 중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다른 이가 그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직접 적은 것을 선호하는 나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책이라는 형식으로 낸다는 것에는 그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Pride 없이는 힘든 것이니 말이다. 요즈음 같은 세상에 실제 그런 일이 없는데 자서전에는 적지 못하지 않을까? 큰 일 나려고... ^^
<스타벅스 커피 한 잔에 담긴 성공신화>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후에 선택한 책이었다. 블로그에 리뷰는 <스타벅스 커피 한 잔에 담긴 성공신화>를 올렸기 때문에 거기에서도 이런 내용을 밝힌 것으로 안다.
우리 나라에서는 잭 웰치만큼 유명하지는 않다. 아무래도 우리 나라는 유럽보다는 아메리카에 좀 더 친숙한 듯. 리처드 브랜슨은 '버진 그룹'의 총수다. 영국인이며 어린 나이에 사업 전선에 뛰어든 자수성가형 사업가이다. 근데 조금은 경영이나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이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같이 조금은 Risky 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근데 웃긴 것은 도널드 트럼프는 리처드 브랜슨을 좋아하지 않는다.)
허나 어쨌든 결론이 좋았으니 그런 부분들은 묻힐 수 밖에 없는 듯. 이 책이 경영이론류의 책이었다면 뭐라 얘기를 하고 싶어도 그게 아닌 자서전이니 그냥 성공 스토리로서 받아들이면 되겠다. 그리고 얻을 수 있는 것만 얻어가면 될 듯. 자서전은 그런데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직접 쓴 자서전을 읽고서 세 가지를 느꼈다. 그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역시나 회사를 경영하는 데에 있어서는 수익도 중요하지만 가치가 더 우선시 되어야 한다.
2) 어떤 사람이 이런 성공을 할 수 있는가
3) 그의 사업은 위험한 도전에 성공한 하나의 사례다.
그의 성격이나 기질이 너무나도 내가 좋아하는 성향이었고 나의 기질 또한 그러하기에 그의 책 내용에 있는 사실들에 대해서 편을 들어주고 싶지만 그의 사업 방식은 과감하고 무모한 구석이 있다. 그래서 위험하다. 그로 인해 운이 따라준 부분도 없지 않고 이런 식으로 사업을 하게 되면 모 아니면 도가 될 듯 한 점이 있다. 잘 되면 대박이요 못 되면 쪽박차는... 그 점은 분명히 지적해 두고 싶다.
결국 이 성공 스토리는 과감하고 무모한 도전 정신을 펼친 수많은 사람들(대부분은 실패했겠지만) 중에 성공한 하나의 사례로 봐야지 이게 맞다는 식으로 해석을 해서는 곤란하다. 이런 도전은 대부분 실패로 끝나고 그러한 사례는 도처에 널려 있다는 점은 이해해야 한다. 도전이라는 말을 상당히 나도 선호하지만 '무모한 도전'과 같이 앞에 수식어가 붙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분명한 것은 그는 이론가가 아닌 실천가였다는 점이다. 이론을 알고 시스템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것이 아니라 실천하면서 깨지고 배우는 스타일인 행동가란 얘기다. 그래서 이론이나 시스템적인 사고 방식이 절대적이라 생각치는 않아도 그것을 항상 고려하는 나에게는 '무모한 도전'이라는 부분도 엿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가 좋았기에 그 '무모한 도전'도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법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당시에 본 영화 <에비에이터>의 하워드 휴즈 일대기(영화와 사실은 조금 다르지만)를 다시 보는 듯한 기분이 들고 또 나도 도전을 통해서 뭔가를 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머리보다는 가슴을 흔드는 책이었다. 적어도 내게는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도널드 트럼프가 리처드 브랜슨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하는 것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할 수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도 그렇고 리처드 브랜슨도 그렇듯이 둘 다 잘났고 돈 벌만큼 벌었고 명예 얻을 만큼 얻었고 다혈질인 둘인데 아마도 리처드 브랜슨이 나이가 손아래인 듯. 그래서 도널드 트럼프에게는 건방지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볼 때는 둘 다 똑같구먼. 뭐~
아래는 필요한 내용들을 인용해둔 것인데, 조금씩 덧글을 달아두었다. 이 책과 함께 <밀리언달러 티켓>을 읽어보면서 비교해보면 더 도움이 될 듯 하다. 이 책은 리처드 브랜슨이 직접 적은 자서전의 내용이고, <밀리언달러 티켓>은 리처드 브랜슨을 만나서 들은 내용을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서 자기계발서로 승화시킨 책이다.
같은 얘기라도 어떻게 다르고 어떤 것이 더 나은지 한 번 비교해보길 바란다. 그래야 자기계발서의 "허"도 알 수 있을 듯 싶다.
p66
나는 결코 돈만을 위해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만약 그것이 유일한 목적이라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사업은 열중할 수 있어야 하며, 재미가 있고 창조적인 본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업을 계속해서 영위하면서 힘들어질 때에는 이런 얘기가 통해도 정작 처한 현실에서 돈이 없으면 사업을 못하는 때가 되거나 먹고 사는 생존에 문제가 생기면 얘기는 다르다고 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쨌든 기본적인 자세는 이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이 얘기에는 이견이 없다.
p215
나는 숫자를 믿지 않았다. 숫자는 왜곡시켜서 무엇이든지 증명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면도 있겠지만 그것 없이는 안 되는 세상이다. 뭐 돈 있으니 숫자놀이 잘 하는 회계사를 쓰면 되는 그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을지 몰라도 다른 이들이 생각하기에 이게 멋진 말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는 얘기는 해주고 싶다.
p475~476
나는 일을 재미로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사업을 벌인 것은 재미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전력을 기울일 수 있었다. 버진이 성공한 것은 무엇보다도 재미에서 모든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재미를 추구하고 창의성에 따라 사업을 시작하면, 재래식 관행과 충돌하게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경영대학원에서 나는 비즈니스는 열심히 일하는 것이며, 현금 유통을 원활하게 하여 수익을 올리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었다.
가끔 나는 내 '사업철학'을 정의해 보라는 요청을 받지만, 대개는 거절한다. 마치 요리법처럼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나 기술 같은 것은 없다. 일정한 규칙을 지키면 사업이 유지될 수는 있다.
성공은 그렇게 간단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직접 현장에 나서야 하고, 실제로 땅을 밟고 뛰어야 한다. 주위에 도와주는 훌륭한 사람들이 있으면 좀더 행운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커지고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러나 단순히 다른 사람의 공식을 따라가기만 한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밀리언달러 티켓>에서의 얘기와 비교해볼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 생각하지 않는가? 자기 솔직한 얘기와 남에게 모범적인 사례로 하는 얘기는 조금은 차이가 있다고 본다. 방법이나 기술 같은 것 없다. 하나의 사례로서 가이드를 줄 수 있을 뿐이다.
p478
무엇이든지 일을 해내려면 확신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p486
나는 버진을 방대한 본사와 이사회를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식 명령 계통을 가진 재래식 회사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런 구조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코카콜라에서 GEC, 브리티시 항공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규모의 회사가 다 그런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나는 그저 그런 방식으로는 일을 할 수 없었을 뿐이다. 나는 형식을 싫어했고, 한 자리에 머물기보다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성격이었다.
정말 나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성공했다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것은 나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욕심이 너무나도 커서 욕심을 비울 줄 안다." 나도 잘 되면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위와같이 할테다.
p491
나는 버진 애틀랜틱에서 제공할 서비스를 검토할 때, 나나 내 가족이 그것을 실제로 돈을 내고 살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 본다. 대부분의 경우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근데 이거 제대로 하는 사람 그리 많이 없다. 생각보다 많이 없었다. 고객 관점이라는 것이 바로 이게 아니고 뭐냔 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우리나라 대기업은 뭐랄까 너무나도 잘 알아서 소몰이해가는 듯한 경향이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