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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올해 처음 탄 스키~ 너무 재밌었다

배경 설명

올해 처음 스키를 타게 되었다. 3년 동안 타지 못했다.
매년 타러 가야지 타러 가야지 했지만 올해처럼 원했던 경우는 없었던 듯.
날씨가 쌀쌀해지자 스키 부츠를 꺼내놓고서 방 안에서 신기도 했었다.
그만큼 올해는 스키를 타러가야지 하는 생각이 강했는데 마침 기회가 온 것이다.

워크샵을 가는데 성우리조트가 인근에 있는 횡성으로 간다는 것이다.
원래는 스키장을 가자고 했었는데 세미나실이 있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해서
결국 정한 곳이 D'ART(클럽디아뜨)라는 곳이었다.
성우리조트에서 셔틀 버스 다닌다는 얘기에 워크샵 갈 때 스키복, 부츠를 챙겼다.
대충의 워크샵 일정을 파악하고 심야에 스키장 가려고 작정을 한 것이다.
안 그랬으면 그 무거운 부츠랑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스키복을 들고 갈 리가 없지~

원래는 일 때문에 워크샵 빠진다고 했었는데 일의 연장인 워크샵을 빠진다는 것은 안 된다고
꼭 가야한다고 해서 그래 이왕 가는 거 스키장이라도 가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술 마실 때 나는 스키 타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어차피 나야 술 안 좋아하니까...

모든 공식 일정이 끝나고 저녁 식사 준비를 하는 때에 나는 이리 저리 수소문을 했다.
셔틀 버스 다닌다더니만 셔틀 버스가 없다는 거다. 어허라~ 이거 어찌 가나...
그래서 D'ART(클럽디아뜨) 내에 있는 스키, 보드 대여점에 문의를 했다.

그랬더니 인원 수만 파악해 오면 태워주겠다는 거다.
그래서 저녁 식사 시간에 조용히 인원을 파악했다. 몇 명 정도 되는지.
7명 정도 되더라는... 그리고 되도록 술 많이 마시지 마라고 일러두었다.

8시에 D'ART(클럽디아뜨)의 스키, 보드 대여점에 모여서 거기서 장비를 빌렸다.
나는 플레이트랑 폴만 있었으면 되었고 나머지는 준비를 안 해온터라 다 빌려야 했다는...
그리고 7명 중에 2명의 팀장이 술이 어느 정도 취해 있었다.
사실 그 중에 한 명은 워낙 운동을 즐기는 터라 별 걱정이 안 되었지만
한 명은 조금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스키를 꽤 탄다길래
찬바람 좀 쐬면 괜찮아질 꺼라 생각했다. 만약 여자였다면 말렸을 꺼지만 남자니까...

술이 취해서 스키, 보드 대여점에서 큰소리 치고... "아~ 씨X 왜 안 들어가~~아~?"
하여간 이 두 명 나중에 스키장에서 하는 말이 웃긴다. "우리 여기 어떻게 왔지?"
기억이 안 난다는 거다. 뭘 타고 왔는지도 기억 못한다는...
장비를 어디서 빌렸는지도 기억 못해 성우리조트에 반납하려고 했다는...

철야까지 탈 생각으로 가는 건데 가는 거야 태워준다고 해도 돌아올 때가 문제였다.
돌아올 때는 우리가 묵고 있는 D'ART(클럽디아뜨) 내의 대여점은 문을 닫는다고...
그래서 못 돌아오면 못 빌리니까 돈을 쓰더라도 상관없으니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고 한다. 콜택시 명함을 받고 돌아오는데 가격이 얼마인지
올 수는 있는지 등을 전화해서 체크해 두고 안심하고 출발했다.

근데 가면서 생각한게 택시에 스키 플레이트 들어가나? 안 들어갈텐데 하는 생각에
고민에 빠졌다는... 그러나 일단 놀고 보자는 식으로 어떻게 되겠지 하고 편히 생각했다.


성우 리조트

심야, 철야 리프트권을 끊었다. 나는 인터넷에서 할인 쿠폰을 가져갔지만
현대카드를 갖고 있는 동료들이 있어서 굳이 사용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그거나 그거나 매한가지라는... 어쨌든 10시 20분부터 새벽 3시까지는 맘껏 탈 수 있었다.
드디어 올해 첫 스키를 타는구나 하는 생각에 즐겁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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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트권을 끊고 오랜만에 탄 지라 연습하고 있는데 불꽃놀이 한다.
디카를 들고 갔기에 사진을 찍었다. 근데 잘 안 나왔다. 여러 장을 찍었는데도 불구하고.
연사로 찍었어야 했는데... 왜 그 생각을 못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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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간이 일러서 스키를 처음 타보는 동료들 두 명 코치를 해줬다.
내가 그리 잘 타는 편은 아니지만 내가 아는 거 가르치는 거는 잘 한다.

드디어 10시 20분이 되고 리프트를 탈 수 있게 되었다.
간만에 타는 지라 연습 좀 할 겸해서 초보자 코스을 택했다.
일단 스키를 처음 타보는 동료들에게 연습할 것을 던져주고 곧 내려오겠다는 말과 함께
초보자 코스를 택해서 리프트를 탔다. 다들 어디 갔는지 아무도 안 보인다. T.T

초보자 코스를 두어번 타고 나서는 스키 초보 동료들을 데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그 곳에서 중급자 코스를 두어번 타고서는 다시 스키 좀 가르쳐줬다.
거기서 모인 동료들이랑 이번에는 곤돌라를 타고 상급자 코스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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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돌라 내부에서 찍은 사진. 사진찍은 동료 너무 사진 못 찍는다.
나도 사진을 잘 찍는 편은 아니지만 이쁘게 나오도록 찍어줬건만... 나는 왜 이모양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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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이봐... 흔들려서 상이 여러개로 보이네... 상급자 코스에서 찍은 사진이다.
상급자 코스 두어번 넘어졌다. 음... 넘어질 정도는 아닌데 너무 오랜만에 타서 그런가?
상급자 코스에는 스키 타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죄다 보드를 타는 사람들이다.
제발 좀 잘 타는 사람 아니면 괜히 올라와서 눈 좀 쓸지 마라. 죄다 빙판이여~

오랜만에 타서 내려오는데 다리가 후들리는 것도 그렇지만 지나가다 빙판이면
왠지 모르게 두려워진다는... '어 이거 넘어지겠다'는 생각이 들면 넘어진다.
그래도 두번째 탔을 때는 대충 어디가 빙판인지를 알아서 나름 준비를 하고 타서
넘어지지는 않았다는... 오랜만에 무릎을 써서 그런지 후들린다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도 그 때 쓰는 부위랑 스키탈 때 쓰는 부위랑은 전혀 다르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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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가 끝나고 다 모여서 신라면 하나 사 먹고 철야 스키탈 준비를 하는 중에 찍은 사진이다.
사진 찍는 동료를 제외하고 한 명이 더 있는데 워낙 사진 찍히기를 싫어하는 양반인지라...
사진에는 없다. 금강산 관광을 갔을 때는 필카로 뭐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찍는 희한한
카메라를 들고올 정도로 사진 찍는 거는 좋아하면서 찍히기는 싫다니...

다들 즐거워하는 표정이 보이는가? 정말 즐거웠었다.
철야 부터는 가르쳐주는 거 없이 연습 시키고 난 스키만 즐겼다.
밤에도 초급자, 중급자, 상급자 코스가 다 개장되어 있어서
초급자 코스 타다 중간에 빠져 중급자 타고 중급자 타다가 중간에 빠져 상급자 탔다.

어쨌든 철야 스키는 즐겁게 스키를 즐기면서 탔다.
만약 배우고자 했으면 이렇게 타지 못했을 것이다.
다리 붙이고 천천히 내려오면서 터닝 연습했을 듯.
그러나 이번에는 배우려고 타는 스키가 아니라 즐기려고 타는 스키였으니...
자주 가면야 연습도 하고 그렇겠지만 그럴 처지가 아니니... ^^

새벽 2시 조금 지나서 한 동료가 머리 아프다고(술이 깨니 머리가 아픈겨~)
가자고 해서 2시 조금 지나서 서로 연락해서 모였다.
올해 처음 탄 스키 더 타고 싶기는 했지만 사실 무릎도 아프고
오랜만에 부츠를 신었더니 너무 꽉 조여서 발도 많이 아팠다.
그래서 그만 타기로 했던 것이다. 만약 더 타고 싶었다면 몇 번은 더 탔을 것인데... ^^


스키를 타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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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츠다. 아직 이 부츠를 구매하고 본전을 뽑을 정도로 많이 타지는 않았다.
스키복이야 스키를 처음 탈 때부터 산 것이라 정확히 따져봐야 알겠지만
얼추 본전은 되는 거 같다.(스키 탈 때마다 대여 가격의 합 = 스키복의 가격)

어느 정도 스키를 타면서 부츠를 샀고 부츠를 산 이후로는 스키장을 많이 가지 않아서
아직 본전은 못 뽑은 듯 하다. 무겁게 들고 갔지만 그래도 보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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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불러서 우선 여자 동료들부터 태워서 보내고 그 택시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새벽 2시가 넘은 시각이라 손이 떨려서 두 손 잡고 찍어도 사진이 흔들릴 정도였다.
택시 오기를 기다리는데 철야 타임이 종료가 되어 사람들이 물밀듯이 나온다.
'아차~ 이거 잘못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가 막히기 시작하는 거였다.
거기다가 출구 초반에 사고가 나서 더 밀렸다는... T.T

오랜만에 탄 스키라서 너무 즐거웠다. 근데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스키를 타는 사람보다 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말이다. 죄다 보드족이다. 거의 9:1 수준?
나야 비싸게 주고 산 스키복이랑 부츠가 있으니 보드를 탈 생각은 없다.
스키에서 모글을 타는 정도는 아니라도 Short Turn까지는 배울 생각이다.

그 다음에 보드를 배울 지는 모르겠지만 보드는 보드복이 별로 맘에 안 든다.
힙합 복장 같다. 거기다가 보드를 타고 있으면 상대 얼굴이 이쁜지 확인을 할 수가 없다.
죄다 모자에 고글에 마스크까지... 스키는 딱 보면 대충 각이 나오는데...
이제는 스키장에서도 작업(?) 하기가 참 어려운 듯. ㅋㅋㅋ
거기다가 이쁜애들이 보드복을 입어도 그닥 이뻐 보이지 않는다. 힙합 같은 복장이라서...

스키와 보드를 타본 사람들은 그래도 보드가 재밌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당분간은 스키를 고집할 생각이다.
조금만 더 배우면 이제는 폼나게 타는 스키어가 될 수 있다.
어쨌든 안경 잃어버린 것만 빼면 모든 게 만족스러운 올해의 첫 스키였다.


노는 것도 컨셉

올해 내에 또 갈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아니 이번 겨울에 언제 또 스키장을 갈까 싶다.
가겠다는 생각만 들면야 얼마든지 뭔가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나름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했다.

처음 스키를 타본 사람들도 너무 재미있었다고 한다.
사실 내가 스키를 타러 가겠다고 작정하고 알아본 게 아니었다면 스키장 못 갔을 거다.
펜션에서 술이나 먹고 포커나 고스톱을 쳤을 것이다.

금강산 관광을 가서도 마찬가지다. 꼭 금강산까지 가서 펜션에서 술 먹어야 하나?
나는 되도록이면 그곳 주변을 최대한 활용한다. 그 곳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법이다.
금강산까지 가서 펜션 내에서 술을 먹는 거는 남한에서도 펜션가서 술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금강산에 갔으면 술을 마셔도 북한이라는 것을 느낄 만한 곳에서 마셔야 하는 것이다.

워크샵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컨셉의 워크샵이라고 해도 이왕 거기까지 갔으면
회사 비용이 아니라 사비를 쓰더라도 최대한 그 곳을 활용하는 게 추억꺼리를 만드는 법이다.

스키를 처음 타는 동료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까지 타는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내가 괜히 고생만 시키는 것인가 했는데
나중에 색다른 경험이었다 좋았다 재밌었다 하니 나 또한 뿌듯했다.

뭐든지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기회는 만든다.
그리고 뭐든지 주어진 여건에서 그 순간을 만끽하면 다 재미있는 법이다.
난 놀아도 그렇게 노는 것을 좋아한다. 항상 술 마시고 노래방 가는 거는
일상 생활 속에서 얼마든지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올해 연말에는 또 어떤 기회를 만들지 이제 진지하게 생각해야할 때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