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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인용할 때도 인용하는 수준 차이는 있다

이건 책을 읽을 때 자세히 보시면 눈에 띄는 부분들이기도 하니
여러분들이 책을 읽을 때 한 번 살펴보시면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1. 낮은 수준

[인용]
[자기생각]

인용이 먼저 나오고 자기 생각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중에 낮은 수준이 아닌 경우도 있지요.
뭐 예를 들면, 손자병법을 풀어준다던지 논어를 풀어준다던지
그런 식이라면 그것 자체가 가지는 한계성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이것은 낮은 수준의 인용이라는 겁니다.
왜냐면요. 사람이 어떤 글을 읽으면 생각을 하게 마련입니다.
물론 그 자기생각이 어떠하냐에 따라 글의 호불호를 결정할 수는 있지만
이런 형식의 도입은 일단 인용이 없으면 자기생각을 말할 수 없게 됩니다.

거기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자신이 자기 생각을 정말 잘 표현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인용이 없어도 스스로 만들어낼 줄 알아야 하는 거지요.
예병일의 경제노트. 저도 구독하고 있습니다만
이게 가능한 게 이런 형식이기 때문입니다.

책이 아니라 글이고 단편적으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글을 수준 낮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책 속에 이런 것이 자주 띄는 책은 그만큼 저자가
생각하는 수준이 낮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 저자에게서는 깊이 있는 담론을 꺼내기 힘들다는 거지요.
제가 자기계발서를 잘 안 읽기 때문에 이런 책이 많은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유의해서 보시면 이런 경우를 발견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제가 수준 낮다고 해서 표현이 거시기 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상대적인 비교입니다. 인용을 하는 여러 사례들을 비교해보니
이것이 가장 쉬운 인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거지요.

2. 중간 수준

[자기생각]
[인용]

이런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자기 생각을 얘기하고 나서
자기 생각이 맞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 자기보다
월등히 높은 경지에 있는 사람의 말을 빌어서 인용해둡니다.
뭐 이런 거지요. "봐~ 내 말 맞지?"

이런 경우에는 책을 많이 읽은 사람입니다.
다독에만 치우치면 이런 경향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이런 경우의 저자는 책이 없으면 글을 적는 것을 불안해 하지요.
왜? 내 말을 증명할 뭔가를 찾아야만 안심이 되거든요.

자기계발서 중에 우리나라 최고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인물 하나.
그 분이 이런 것을 잘 활용합니다. 그래서 책 내용을 보면
그 사람만의 생각이 별로 없어요. 다 인용이고 짜깁기형이죠.
그래도 도움이 되는 책이 있다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지요.

어떤 책이라도 도움이 안 되는 책이 어디있겠습니까만
그럼 왜 사람들은 골고루 보지 않고 좋은 책을 찾으려고 할까요?
좋은 책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상대적인 기준의 반영이겠습니다.
그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 더 나은 기준이 있을 수 있는 것이죠.

3. 높은 수준

[자기생각]

자기생각만 나열하는 겁니다.
인용이 들어가는 것도 자기 생각속에 녹아서 들어가야지요.
이 말은 이런 겁니다.

어디서 봤더라 찾아볼 필요가 없는 거지요.
어떤 책에 이런 얘기가 있다 하면서 그 책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머리 속에서 바로 꺼내오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굳이 뒤적거리지 않아도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그냥 내 생각속에 녹아든 그 책의 내용을 쓰는 것이지요.
이게 인용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봅니다.

일단 이 정도 수준의 인용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기만의 생각이 뚜렷하고 확실한 사람입니다.
다만 조심할 것이 있습니다. 이런 형식으로 판단을 해서는 안 되지요.

자기 생각을 표현하면서 인용의 난무를 하는 사람도 많거든요.
위의 국내 자기계발서 최고라고 꼽히는 사람이나
다른 많은 사람들도 그렇습니다.

어찌보면 한 책을 통해서 다른 책을 알게 되니 도움이 되는 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옳다 그르다는 가치 판단의 잣대로 이것을 들이대면 안 됩니다.
다만 인용을 하는 것도 생각의 깊이 수준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지요.

책을 보시다가 유심히 살펴보세요. 뭔가 느끼시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다만 한 책을 보고 저자를 평가하지는 마세요.
멋모르고 편하게 적었는데 우연찮게 그럴 수도 있거든요.
그러나 저서가 많은 경우(대부분의 자기계발 강사나 저자들이 그렇지요.)는
책들을 보면 파악이 됩니다. 저는 그런 저자의 자기계발서는 안 봅니다.

그리고 시장은 변하고 있지요. 뭔가 새로운 것을 요구하고 있구요.
그것의 핵심이 뭘까요? 저는 제 나름대로 판단하고 그를 위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꼭 제 이익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출판사나 출판 관련 업체들에게 얘기를 하면서
이렇게 가야되지 않겠느냐가 얘기하는 핵심이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