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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디지털

인터넷 실명제는 시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 실명제가 되면 건전하고 올바른 토론의 장이 완성될까 하는 것은 사실 미지수이지만 올바른 토론의 장을 위해서는 인터넷 실명제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의를 달고 싶지 않다. 즉 올바른 토론의 장을 위해서 인터넷 실명제는 하나의 필요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실명이었을 때 자신의 한 행동(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혹자는 실명이 꼭 그런 사회적 책임을 느끼게 할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의식의 전환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그리 표현하는 것이겠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파라다이스가 아니다.

계속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의식을 전환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서라기 보다는 인간이 사는 세상을 단지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옮겨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인터넷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한다면 우리 인간의 역사 속에서 법도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의 침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람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사회적 합의를 명문화하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질서이다. 그것이 자칫 가진 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도 많긴 하지만 그것 또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많이 달라져 가고 있지 않은가? 항상 '정-반-합'의 순환 속에서 더 나아지지 않겠는가?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표현의 자유라는 것은 익명을 통해서 맘껏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익명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 하에 비판이 아닌 비난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이 꼭 익명이라서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익명 때문에 쉽게 얘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꼭 실명을 밝힌다고 해서 올바른 토론의 장으로 정립되기는 힘들다. 그것은 다른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실명제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어떤 의견을 내는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은 자신의 명예를 생각해서 좀 더 나은 의견을 내려고 하는 기본적인 사람의 심리 때문이다. 실명이 아닌 경우에는 드러나지 않으니 그냥 쉽게 적어버리고 얘기하는 경우가 생길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실명이 아닌 익명이 되어야 하는 상황(예를 들면, 의견을 내는 것으로 인해 부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이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실명이 되어야 한다. 비판과 비난은 다르다. 적절한 비판은 사회에 발전이 된다. 그러나 감정에 치우친 비난은 때에 따라 시간만 쓰고 서로 감정만 상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얘기라면 적어도 비난의 수는 좀 더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인터넷 실명제는 찬성하되 인터넷 실명제에서 실명이라는 것의 범위가 어느 범위까지냐의 문제와 무조건적인 실명제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 논의되어야할 사항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