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진동 파운데이션이 대세다. 소비자의 욕구에 부합하기 때문에 대세가 된 것이긴 하겠지만 이렇게 소비자들에게 각광을 받다보면 수많은 제품들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이 좋은가 따져보게 되기 마련. 그런데 대부분의 비교글들을 보면 너무 포괄적인 범위로 접근하거나 객관적인 부분과 주관적인 부분을 혼용해서 얘기하고 있다 보니 다 좋아 보인다.
주관적인 부분이 필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식자재를 사용하여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맛이 없으면 좋은 평가를 못 받는 맛집과 같이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주관적인 부분은 내가 어떻다 한들 누가 뭐라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 사람을 믿고 글을 보거나 얘기를 들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객관적인 부분은 누가 봐도 같은 평가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진동 파운데이션에 대해서 몇 차례에 걸쳐서 얘기할 때 나는 객관적인 부분만 놓고 얘기를 할 생각이다. 사실 화장품에 대해서 잘 안다면 주관적인 부분도 함께 얘기하겠지만 얼굴에 바르는 거는 썬크림이나 에멀젼 외에는 거의 없는 나이기에(이제는 좀 신경 쓰려고 한다만) 객관적인 부분만 다루는 거다. 그래야 누가 딴지 걸 수 없으니까.
4종류의 진동 파운데이션 제품의 퍼프
모든 진동 파운데이션의 퍼프를 비교한 건 아니고 위의 네 개 제품의 퍼프만 비교했다. 왼쪽부터 현재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는 입큰 초기 제품의 퍼프, 다음이 최초의 진동 파운데이션인 한경희 제품의 퍼프, 그 다음이 최근 업그레이드한 입큰 시즌2 제품의 퍼프, 마지막이 최근에 출시된 지베르니 제품의 퍼프다.
수많은 진동 파운데이션이 있지만 모두 다 조사해본 건 아니다. 좀 잘 나간다는 제품이랑 최근에 나온 제품이랑 해서 보니 퍼프 재질이 NBR 퍼프와 루비셀 퍼프로 나눠진다는 거. 그래서 진동 파운데이션에 쓰는 퍼프의 재질이 NBR과 루비셀 이외에 다른 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두 가지만 언급하는 거다.
합성고무의 일종인 NBR
NBR이란 Nitile Butadien Rubber의 약어다. 진동 파운데이션 뿐만 아니라 메이크업에서 많이 사용되는 퍼프인데 한경희 제품이랑 입큰 초기 제품이 NBR 퍼프를 사용한다. 두 제품의 NBR 퍼프는 크기와 모양이 다른데, 이는 메이크업을 할 때 한 번에 커버하는 면적과 세밀한 부위까지의 메이크업 가능 여부와 관계된다.(세밀한 부위까지 가능한 건 한경희 제품, 커버하는 면적이 넓은 건 입큰)
둘만 놓고 비교하자면 입큰 제품의 퍼프는 면적이 넓기도 넓지만 두께도 두꺼워서 쿠션감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둘 다 눌러봐도 모르겠다. 얼마만큼 쿠션감이 좋은지 말이다. ^^; 진동 파운데이션이니 진동 기계를 On 해두고 해봐도 모르겠다. 다만 확실히 입큰 제품의 퍼프가 두꺼워서 그런지 분당 진동수가 한경희의 3배나 되어도 한경희 제품이 더 진동이 센 거 같은 느낌이 든다.
한경희 제품의 진동 기계는 작동시키면 면도기 소리가 난다. 내가 수염 다듬을 때 쓰는 전용 면도기보다도 소리가 더 크다. 그 소리 때문에 진동이 더 센 거같이 느껴지는 건 아니다. 입큰 제품의 NBR 퍼프 두께가 상당히 두꺼운 편이라 진동이 많이 흡수되는 듯 싶다. 그러나 두 제품 모두 NBR 퍼프이기 때문에 퍼프가 먹는 파운데이션 양이 루비셀 퍼프에 비해서는 많은 편이다.
합성수지의 일종인 루비셀
루비셀(Rubycell)은 폴리 우레탄이란 합성 수지다. 이건 뭐 IOPE 에어쿠션 퍼프로 널리 알려진 퍼프인데 퍼프로만 따지면 이게 좋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가격도 NBR 퍼프와 비교할 수 없고 말이다. 비교하자면 입큰 초기 제품의 크고 두꺼운 NBR 퍼프의 원가가 입큰 시즌2 제품의 작고 얇은 루비셀 퍼프보다 훨씬 싸다. 당연히 지베르니 제품의 루비셀 퍼프는 입큰 시즌2 제품보다 넓고 두껍기 때문에 더 비싸고. 원가 자체가 그렇다.
비싸다고 좋다고 할 수 없는 건 고가의 제품을 말하는 거지 재질을 말하는 게 아니다. 고가의 제품들은 그닥 좋은 재질로 만든 게 아닌데 브랜드 파워만 믿고 가격을 비싸게 받는 거라 그런 것이고 재질 이 좋아서 재질이 비싼 거는 좋으니까 비싼 거고. 그만큼 재질도 좋지만 퍼프를 만드는 제조기술 또한 다르기 때문에 비쌀 수 밖에 없다.
루비셀 퍼프가 NBR 퍼프에 비해 좋은 점
그렇게 비싼 루비셀 퍼프는 그럼 NBR 퍼프에 비해서 뭐가 좋을까? 우선 루비셀 퍼프는 퍼프가 먹는 파운데이션 양이 NBR 퍼프에 비해서 적다. 적다, 많다는 게 절대적으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교하는 거다. 많이 먹으면 얼마나 먹어야 많이 먹었다고 할 것인가? 이런 기준없는 얘기는 하기 나름 아닌가? 그래서 상대적으로 얘기할 수 밖에.
또한 루비셀 퍼프는 NBR 퍼프에 비해서 항균력이 우수하다. 위생적이라는 얘기. 왜 그러냐면 코팅하는 단위가 달라서 그렇단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NBR 퍼프는 겉에만 코팅하는 반면 루비셀 퍼프는 속까지 코팅해서 그렇다던가 뭐 그렇게 들었던 거 같다. 게다가 퍼프의 변형도 NBR 퍼프에 비해서 작다. 나야 사용 안 해봤으니 NBR 퍼프 변형이 심한지 그래서 불만인지 모르지만 둘만 비교해보면 그렇다는 거.
언급하지 않은 발림성, 밀착력, 커버력
여기서 비교할 때 언급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메이크업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발림성, 밀착력, 커버력과 같은 것들 말이다. 왜 언급하지 않았냐고 하면 그건 진동 기계와 회사마다 다른 내용물까지 고려해야 얘기할 수 있는데 그걸 객관적으로 평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라서 그렇다. 그리고 여기서는 퍼프 재질만 놓고 얘기를 하기 때문에 진동 기계와 내용물을 고려하지 않아서다.
다만 확실한 것은 퍼프의 재질은 객관적으로 상대 비교가 가능하고 루비셀 퍼프가 NBR 퍼프에 비해서 좋다는 거. 그리고 비싸다는 거. 그리고 퍼프 재질만 놓고 봤을 때는 발림성, 밀착력, 커버력등이 NBR 퍼프에 비해서는 루비셀 퍼프가 낫다고 평하더라는 거. 내가 이런 얘기를 왜 하냐면 브랜드 보고 선택하지 말고 내용을 보고 선택하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다.
최초의 진동 파운데이션인 한경희 제품은 7만원대다. 업계에 들리는 얘기로는 이미 진동 파운데이션 매출로는 한경희를 뛰어 넘은 게 입큰 제품이라는데 이 또한 7만원대다. 최근에 나온 지베르니 진동 파운데이션은 5만원대다. 현재 올리브영에서 5월 한달 동안 이벤트가로 3만원대에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벤트 가격으로 팔더라도 남는다는 거 아냐?
그럼 따져보자. 진동 기계 제작 비용이나 그런 걸 고려하지 않긴 했지만 퍼프 재질을 보면 한경희 < 입큰 < 입큰 시즌2 < 지베르니다. 비싸게 팔고 많이 팔면 좋은 재질을 사용해야 하는 게 기본 자세가 아닐까 싶다. 입큰이야 시즌2에서 NBR 퍼프 대신 루비셀 퍼프로 업그레이드를 했지만 말이다. 비싸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건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물론 진동 기계와 내용물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럼 진동 파운데이션에서 진동 기계의 퀄리티는 도대체 어떤 게 더 나을까? 그걸 어떻게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을까? 진동의 세기로? 분당 진동수로? 위에서 언급했듯이 분당 진동수가 한경희에 비해 3배나 높은 입큰 초기 제품도 퍼프가 두꺼워서 진동을 흡수하는 모양인지 실제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데? 이는 다음에 얘기하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