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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4: 뭐든 같이 하려면 우선 믿음이 생겨야



몇몇 반감을 일으키는 부분들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 4를 다 봤다. 지금까지 시즌 1부터 시작해서 시즌 4까지 다 봤으니 수많은 미드 중에서 내가 본 얼마 안 되는 몇 개 중에서 온연히 다 본 것은 <프리즌 브레이크> 뿐인 듯 하다. 시즌 4가 되면서 지금까지 지배해온 테마는 감옥 탈출이었는데 이제는 꺼리가 없었던 것인지 식상해질 때가 되어서 그런지 은밀한 조직 컴퍼니를 파헤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간에 임신 때문에 하차할 수 밖에 없었던 사라 웨인 콜리스도 출산 이후에 다시 나올 수 있게 되어 죽지 않고 사실은 살아있었다는 스토리가 나오는 게 퍽이나 신선(?)하기도 했지만 너무 잦은 신선함은 오히려 전체 감상을 떨어뜨린다. 죽었다던 엄마가 등장하고 말이다. 이런 몇몇 부분들은 그동안 <프리즌 브레이크> 팬들에게는 다소 반감이 될 만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또한 '컴퍼니'를 마치 <007 22탄: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등장하는 조직인 '퀀텀'과 같은 설정을 하고 있다는 점은 비슷하다. 물론 <007 22탄: 퀀텀 오브 솔러스>는 그런 대단한 조직이 어이없게 무너지는 것이 퍽이나 실망을 주긴 했지만 <프리즌 브레이크>는 TV 드라마다 보니 그렇지는 않은데 또 시즌 5를 염두에 두고 있다 보니 마지막에 가서 절대악으로 시종일관 묘사했던 '컴퍼니'를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으로 유도하고 있는 점은 이제 <프리즌 브레이크>도 막을 내릴 때가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재밌다. 거기에는 이의가 없다. 그래서 조금 더 내용이 진행된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가 본 미드에서 보여주듯이(옴니버스 식이 아니라 계속해서 스토리가 연결되는 식의 미드) 이제는 식상한 반전이 나오는 듯 하여 다음번 시즌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원래 기획한 것보다 오래 끌고 왔기에 이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할 수 있지만 팬들에게 오래도록 남고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가 되려면 적당할 때 끝맺는 것도 좋을 듯.

물론 새로운 스토리로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어서 <프리즌 브레이크> 정도 수준의 시청률을 올릴 수 있다고 믿기 보다는 현재 기본 시청률이 나오는 <프리즌 브레이크>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계속해서 스토리를 만들어서 이어나가는 것이 당연히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당연할 터. 그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은 몇몇 부분들을 고려해서 스토리를 전개했으면 하는데 시즌 4에서는 다소 몇몇 부분이 거슬리는 터라 하는 얘기다.


같이 일하려면 믿을 수가 있어야지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 4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믿지 못하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같이 뭔가를 해야 하는 경우가 퍽이나 많은데 그럴 때 하는 행동 치고는 퍽이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았던 것이다. 믿지 못하기에 같이 일을 하면서도 뒷통수 칠 것을 뻔히 알면서 자기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 루즈해지는 게 이해가 안 갔던 것이다.

어떤 경우가 된다 하더라도 믿음은 공유에서 비롯된다. 왜? 말과 행동이 똑같으려면 믿음은 단순히 "나 너 믿는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 믿음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니까. 자기가 아쉬울 때는 정보를 내놓고, 아쉽지 않을 때는 철저히 자신만 정보를 갖고서 자기 이익에만 신경 쓰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같이 뭔가를 만들어가는 사람들끼리는 그래서는 곤란한 법이다.

믿음이라는 것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다.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리고 실력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돈 앞에서 눈이 머는 경우가 많다. 돈 앞에서 떳떳해질 수 있으려면 그 순간에 먼 미래를 생각하면 되는데, 보통 돈 없는 사람들은 그런 얘기에 맞다고 얘기하지만 그들 또한 돈을 갖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변하는 게 사람아니던가?

어차피 인간은 똑같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윤리나 도덕을 얘기하면서 가치를 얘기하지만 나는 그런 이상적인 얘기보다는 현실에 접목시켜서 재해석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그랬을 때 이해라는 것을 할 수가 있고 현재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하는 것이 더 나을까를 알 수 있게 된다. 대부분은 그러기보다는 정답만 얘기한다. 그런데 그 정답은 이면이 아니라 겉에 보이는 것만 놓고 판단한 결과다. 보이는 게 전부 다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