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도 음식점 참 많다. 근데 사실 맛있다고 하는 집치고 내 입맛에 맞는 집 별로 없더라는 거. 내가 입맛이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긴 하지만. 알 만한 사람들 안다. 비즈니스 미팅 끝나고 같이 밥 먹어 본 분들도 내가 맛있다고 하면 믿고 갈 정도니까. 가리는 음식도 많아~ 어지간해서는 맛있다고 얘기하지를 않아~ 아는 사람이 운영하는 데면 괜찮네요 하거나 대답을 안 하고 말지.
네이버에서 홍대 맛집으로 검색하면 이런 저런 맛집들 죽 나오긴 하지만 그거 다 홍보용 포스팅이라(홍보용 포스팅이라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라 장점만 언급하고 진정성이 없어서 문제) 믿을 수가 없고. 어느 날 홍대에서 배가 고파서 어디를 갈까 하다가 차 끌고 이리 저리 뒤적거리다가 저기 괜찮겠네 해서 들렸는데 오~ 괜찮네. 참고로 내가 오징어, 쭈꾸미 이런 거 좋아라해서 그런 건지도 모르지만... 분명 말했듯이 맛은 주관적인 것이라~
빨리 나와서 좋더라
메뉴를 보면 쭈꾸미와 삼겹살 밖에 없다. 쭈꾸미 전문점이라는 얘기. 난 이런 데가 좋아. 왜? 메뉴판 보면서 뭘 먹을까 고를 필요 없기 때문에. 그냥 쭈꾸미 먹으러 왔으니 쭈꾸미 시키면 그만이잖아? 여튼 쭈꾸미 전문점이라서 그런지 시키면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 얼마 되지 않아 바로 나온다. 문제는 바로 나온다고 바로 먹지는 못한다는 거. 익혀야 되니까.
찬은 뭐 별 거 없다. 그래도 난 찬 많으면서 먹을 거 없는 거 보다는 낫다 생각한다. 메인 메뉴만 맛있으면 난 그것만으로도 밥 다 먹고 만다. 근데 그 날은 너무 배가 고파서 익히는 동안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미역국이랑 김치만으로 거의 밥 한 공기를 다 먹었다는 거.
쭈꾸미는 추천, 쭈삼은 비추
처음 가보고 맛있어서 이후 수차례 가서 먹어봤던 곳인데, 쭈꾸미는 맛있다. 그런데 처음에 가서 보니까 다른 테이블에는 쭈꾸미와 삼겹살을 먹는 테이블이 많아서 물어보니 그건 쭈삼이라는 메뉴란다. 똑같은 불판에 가운데는 쭈꾸미를 둘레에는 삼겹살을 올린 모양이 이뻐서 그런지 맛있어 보였는데 그 다음에 들렸을 때 시켜서 먹어보니 별로더라는 거.
뭐가 별로였냐면 쭈꾸미는 맛있다. 근데 삼겹살은 글쎄 난 별로. 내가 육고기를 좋아하는 편인지라 고기 맛을 아주 조금 안다고 하면 안다고 할 수 있는데(특히 소고기는 더욱더. 우리집이 또 예전에 고기집을 했었자네~) 여기 삼겹살은 별로다. 삼겹살은 삼겹살 전문집에서 먹는 게 낫다고 본다. 그 이후로는 여기 가면 쭈꾸미만 시켜서 먹는다.
매울까? 안 매울까?
쭈꾸미는 먹을 때 국물이 별로 없을 때까지 익혀서 먹는 게 맛있었다. 뭐 개인 취향일 수도 있겠지만. 보통 그렇게 익혀서 먹으면 매운 맛이 나기도 하는데 난 그리 맵다는 걸 못 느끼겠더라는 거. 난 매운 거 정말 못 먹는 사람 중에 하나다. 조금만 매워도 난 못 먹는다. 계속 물 마셔대고. 그런데 여기는 그렇게 맵지 않았다. 근데 몇 번째 갔었을 때더라? 딱 한 번은 매웠던 적이 있었다. 연신 물 마셔대고~ ^^;
내가 이 정도로 맵다고 하면 매운 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매운 맛을 느끼지 못할 정도고 매운 거 잘 못 먹는 사람에게는 매운 맛이 좀 난다는 정도 수준이다. 물론 나처럼 매운 거 정말 못 먹는 사람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여기 사장님이 정치인?
여기 사장님(카운터에 계시는 분은 안주인 되시는 분인 듯)이 국회의원인지 구의원인지 그런 모양이다. 벽에 붙어 있는 증들 보면 알 수 있다. 물어도 봤었는데 지금 기억이 안 난다. 연식이 될 수록 머리는 굳어가고... ^^; 보면 알겠지만 허름하다. 깨끗하다거나 뭐 그렇지는 않은데 음식점은 일단 맛있어야 한다고 그게 우선이라니까.
그리고 여기 쭈꾸미 베트남산이다. 그렇게 적혀 있다. 그리고 이건 뭐 정보라서 적어놓는데 쭈꾸미는 불포화지방산과 DHA, 타우린이 함유되어 있어 몸에도 좋단다. 그런가보다. 아직 건강에 적신호가 오지 않아서 그런지 그런 거에 별 관심이 없다. 맛있으면 장땡~! 최근 동기 아버지 장례식에 갔더니 나더러 동기가 그러던데. 건강 검진 받아보라고. 특히 나같이 담배 많이 태우면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이제는 우리 나이가 되면 미리 미리 챙겨야 한다고. 그런 나이가 된 거? 서글프군.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데...
평하자면...
맛 ★★★★★ | 서비스 ★★★★ | 가격 ★★☆ |
가격은 비싼 편에 속하는지 몰라서 별 2개 반(보통)이지만 맛도 있고 서비스도 좋았다. 서비스가 좋았다는 것도 지극히 주관적이다. 쭈삼 시켜 먹을 때 삼겹살을 주시는 아주머니께 "좀 더 주세요" 하면서 장난 쳤더니 뭉탱이로 더 주더라는 거. 그래서 서비스는 별 4개다. ㅋㅋㅋ 여튼 쭈꾸미 좋아하면 가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 난 맛있었다. 홍대 가면 들릴 정도로 생각나고 말이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