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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OK 목장의 결투: 서부극의 고전, 실제보다는 포장된 영화 스토리 (1957)


나의 3,329번째 영화. 정말 오랜만에 보는 고전 영화다. 한 때는 한 주에 하나씩 보려고 노력했었는데. <OK 목장의 결투>는 보기 시작한지 꽤 되었는데, 다 보는 데에 수십일이 걸렸다. 왜냐면, 집에서 자기 전에 휴대폰에 SK 스마트 빔 연결해서 천장에 쏴서 봤는데 보다 보면 5분도 안 되서 잠들어버린다는. 내가 좀 그렇지. 일단 안 졸리면 집에 안 들어가. 졸려서 집에 들어간 거다 보니 누우면 거의 바로 잠들어버리거든. 그래서 수십차례 내가 봤던 데부터 보고 하는 과정을 거쳐서 다 봤다. 재미없지 않은데 항상 피곤할 때만 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OK 목장의 결투>는 고전 서부극이다. 고전 서부극 중에서 유명한 영화 많긴 하지. 뭐 <황야의 무법자>, <장고>가 대표적이고. 그러나 <OK 목장의 결투>처럼 이후에 다양하게 리메이크된 영화는 없는 듯 싶다. 그만큼 유명한 영화라는 반증 아니겠냐고. 러닝 타임 117분으로 1957년도 영화 치고는 꽤나 긴 편이다. 개인 평점은 8점으로 추천하는 영화. 그렇다고 해서 1950년대 영화를 지금 시점에서 바라보면 곤란하다. 총 맞으면 한 바퀴 돌아서 쓰러지는 그런 거는 감안하고 봐야할 듯. ^^;


실존 인물 와이어프 어프


<OK 목장의 결투>에서 등장하는 보안관 와이어프 어프(버트 랭커스터 분)는 실존 인물이다. 그러나 <OK 목장의 결투>에서 그려진 것처럼 정의로운 사람은 아니었던 듯. 즉 <OK 목장의 결투>에서 과장되게 미화한 부분이 많다는 거다. 세르조 레오네 감독의 말을 들어보자. 세르조 레오네 감독은 이탈리아 영화 감독으로 <황야의 무법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라는 영화를 만든 감독이다. <황야의 무법자>에서 세르조 레오네 감독 눈에 띄어 주연으로 발탁된 배우가 바로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I cite the case of the most famous heroes of the West, a man called Wyatt Earp. This individual was responsible for the deaths of over 150 people - most of them shot in the back! In the vast majority of cases, that was the way people were killed in the West...

- Sergio Leone의 1973년 인터뷰 중에서 -


와이어트 어프는 150명의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았고, 그 대부분이 뒤에서 총을 쏜 것이다라는 게 눈에 띈다. 그 외에 여러 자료들을 찾아봐도 당시 헐리우드 영화가 선과 악을 뚜렷이 나누고, 선을 과장되게 포장했던 점이 있다는 걸 지적하고 있으니 <OK 목장의 결투>에서 보여준 결투는 실제 사건이긴 하지만 사실과는 다른 면이 있다는 거다. 또한 그는 실제로 도박장과 술집을 운영했었는데 <OK 목장의 결투>에서는 이런 점들은 나오지 않는다.


영화 속 와이어트 어프의 연인, 로라 덴보


<OK 목장의 결투>에서 와이어트 어프의 연인으로 나오는 로라 덴보 역은 론다 플레밍(Rhonda Fleming)이 맡았다. 그러나 실존 인물은 아닌 듯. 와이어트 어프의 부인들을 살펴보면 매칭되는 인물이 없다.

첫번째 부인: 우릴라 서덜랜드(Urilla Sutherland)


1869년에 만나 1870년 와이어트 어프랑 결혼했고, 1870년에 장티푸스로 사망했다.

두번째 부인: 셀리아 앤 "매티" 블레이록(Celia Ann "Mattie" Blaylock)


<OK 목장의 결투>에서 나오는 존 헨리 "닥" 할리데이와 친구가 된 닷지(Dodge, 도시명)에서 만난 여자로 매춘부다. 1881년까지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

세번째 부인: 조세핀 사라 마르커스(Josephine Sarah Marcus)


1882년 말부터 이후 46년 동안 사실혼 관계에 있었던 사람. 1882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와이어트 어프를 다시 만나 이후 같이 살았는데, <OK 목장의 결투>에서 보면 마지막에 닥 할러데이에게 캘리포니아로 간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로라 덴보를 찾기 위해서란다. 그런 거 보면 가장 유력한 인물이 바로 조세핀 사라 마르커스다. 와이어트 어프가 1929년 사망할 때 옆을 지키고 있었던 부인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나 캐릭터와 이름은 바꾼 듯. 실제로는 <OK 목장의 결투>에서 얘기하듯이 도박사는 아니고, 단역 배우이자 댄서였다.


존 헨리 "닥" 할러데이 역의 커크 더글라스


이게 실제 존 헨리 "닥" 할러데이다. 원래는 치과 의사였는데, 폐결핵으로 기후 좋은 곳에서 게임이나 하면서 살던 인물이었는데 와이어트 어프와 친구가 되고 OK 목장의 결투에 가담하면서 유명해지게 되었다는.

닥 할러데이의 연인: 빅 노우즈 케이트


<OK 목장의 결투>에 나오는 닥 할러데이와 매우 독특한 관계의 연인이었던 케이트는 실존 인물이다. 1876년에 닥 헐러데이와 알게된 이후로 꽤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했던. <OK 목장의 결투>에서도 케이트란 이름으로 나온다.


<OK 목장의 결투>에서 케이트 역을 맡았던 배우는 조 반 플리트(Jo Van Fleet)다. 좀 차이가 많이 나지? ㅋㅋ

닥 할러데이 역은 마이클 더글라스의 아버지 커크 더글라스

 


마이클 더글라스의 부친이다. 갈라진 턱이 매력적인 배우. 작년에 막을 내린 미드 <스파르타쿠스>의 1960년 영화 <스파르타쿠스>에서 스파르타쿠스 역을 맡았었다. 1916년생인데 아직까지 살아 있다는. 그렇담 98세? 헐~


커크 더글라스의 현재의 모습이다. 젊었을 적에는 여자 꽤나 울렸을 법한 마초의 모습이었지만 나이 들면 다 이렇게 되는겨. 주름으로 인해 이중턱 또한 구분이 안 간다는. 그래도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게 어딘가 싶다.


<OK 목장의 결투> 이후에 같은 소재를 다룬 영화들

① 황야의 결투 (My Darling Clementine, 1946)


<황야의 결투>는 <OK 목장의 결투> 이전에 나온 영화로 나도 아직 못 봤다. 찾아보니 원제가 <My Darling Clementine>으로 배경과 등장 인물은 비슷하지만 로맨스가 가미된 뭐 그렇다네.

② 툼스톤 (Tombstone, 1993)


이건 봤다. 검정색 프록 코트(frock coat)를 입은 네 명이 포스터에 나와서 인상적이었던. <툼스톤>은 다소 사실적으로 그려내려고 노력한 영화인데, 그렇다고 사실에 충실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 와이어트 어프 역은 커트 러셀이, 닥 할러데이는 발 킬머가 맡았다. 그러고 보니 커트 러셀, 발 킬머 요즈음 통 스크린에서 볼 수가 없네.

③ 와이어트 어프 (Wyatt Earp, 1994)


이 또한 봤던 영화다. 1993년에 <툼스톤>, 1994년에 <와이어트 어프> 그래서 둘 다 같은 사람을 주인공으로 한 내용이라는 거까지 알고 봤었던 영화. 다만 <와이어트 어프>는 와이어트 어프의 일생을 보여주는 전기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와이어트 어프 역은 케빈 코스트너가 맡았고(이 때만 해도 케빈 코스트너가 죽지는 않았던 시절이었지), 닥 할러데이는 데니스 퀘이드가 맡았다.


각 영화 속 OK 목장의 결투 장면

① OK 목장의 결투



② 툼스톤



③ 와이어트 어프




실제 OK 목장과 죽은 카우보이들

 


이게 실제 OK 목장이다.


OK 목장의 결투로 사망한 세 명. 왼쪽부터 톰 맥로리, 프랭크 맥로리, 빌리 클랜튼.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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