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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비혼주의자가 될 결심

사실 애 딸린 돌싱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재혼에 대한 생각이 크게 없다. 그렇지만 나는 항상 마음 한 켠에 여지를 남겨두곤 했다. 왜냐면 세상 일이라는 건 모르기 때문에 100%라는 게 없거든. 순금도 99.9%인데 말이지. 그래서 재혼을 꼭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정말 내 짝이다는 생각이 들면 재혼도 고려한다는 마음의 여지는 두고 있었던 거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여지마저 없어졌다. 확실히 애 딸린 돌싱은 같은 처지의 상대가 아니면 현실적인 장벽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은 거 같다.

예전에는 딩크족(자식이 없는 부부)들을 보면서 '그러면 왜 굳이 결혼을 하나?'하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들도 나름 생각이 있어서 선택한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불임이라서 그런 경우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오히려 생각이 바뀐 지금은 그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나이를 생각했을 때, 이제는 애를 낳아서 기른다는 게 쉽지는 않고 말이지. 애를 못 만든다가 아니라 애 키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애가 생기면, 대부분의 시간을 애한테 할애해야 하기에 나란 존재는 잊혀지기 십상이다. 그것도 10년 정도의 세월을 말이지. 그러면 내 나이가 60이 가까워오는데. 

나는 이미 한 번 겪었기에, 애를 낳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정관수술까지도 고려했었고 말이지. 그러나 상대가 원했기에 맞춰주려고 하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좋은 결과로 귀결되지 않았으니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지금 이 나이에 애 낳아서 기르기 보다는 딩크족과 같이 애 낳지 않고 남은 일생을 행복하게 살면서(나는 한국에 있고 싶지 않다. 세계를 떠돌면서 매일 여행하듯 살고 싶고, 조만간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그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애를 낳을 게 아니라고 한다면, 굳이 결혼을 할 필요가 있을까? 정말 사랑한다는 마음을 안다면 결혼이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동거하면 될 문제라 본다. 게다가 난 애를 다 키워놔서 케어가 그렇게 필요하지도 않은 상황이고 하니(장애인이라 케어가 많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최근에 많이 달라졌다. 정말 너무 맘에 들 정도로. 주변에서도 진강이 많이 달라졌다고, 이제 어른이 된 거 같다고 할 정도고, 취직도 했고 말이지.) 부모님만 건강하시다면, 나는 함께 세계를 떠돌면서 삶을 공유하는 상대가 가장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투버 중에는 그렇게 사는 부부들도 있더만. 나도 그럴 거임.

혼자 하는 여행, 그것도 그것대로의 의미가 있긴 하지만, 언제부턴가 혼자보다는 둘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풍경 보면 뭐해? 공유할 사람이 없는데. 뭐 안 되면 유투버로서 콘텐츠 만든다 생각하고 혼자 돌아다닐 생각이다. 내가 생각할 때, 가장 행복한 직업이라고 한다면 나는 여행 유투버가 아닌가 싶다. 물론 편집하는 게 수고로울 수는 있지만, 그로 인해서 자기가 가보고 싶은 곳을 또 갈 수 있는 수익이 나오니까 말이지. 그러나 나는 유투브가 아니라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고, 유투브는 또 내가 콘텐츠 만드는 거 좋아하니까 하려고 하는 거고, 지속적으로 채널 키우면 그걸로 또 할 수 있는 게 많으니까. 좋은 걸 좋다고 해야지, 돈 되니까 좋다고 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난 그런 거 딱 질색이라, 그런 거에 활용할 수도 있고 말이지.

여튼 이제는 상대가 원하기 때문에 맞추려고 하기 보다는 나에게 맞는 상대를 찾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내 인생에서 재혼이란 없다. 내가 정말 맘에 드는 상대라 하더라도 앞으론 내가 설득시킬 생각이다. 그게 안 되면 인연이 아닌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