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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눈물의 여왕 1화: 나만 보면 돼, 나만 믿어

이번 주 행복모임에서 친한 권집사님이 저녁 식사 교제 시간에 드라마 보냐면서 화두를 던지고, '눈물의 여왕' 얘기를 하신다. 그러자 지집사님이 시청률이 30%인가 한다고(검색해보니 최고 시청률이 22%였다.) 그러면서 시작된 '눈물의 여왕' 얘기에 나는 드라마를 본 적도 없고, 대충 내용을 듣다보니 나는 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는 "거 참 상황이 다르잖아요오~ 있는 사람들이랑 없는 저랑 어찌 같아요~" 하면서 괜히 보고 울컥할 거 같은데 안 본다고 했다. 대충 들은 얘기로는 부부의 관계를 더 돈독히 해줄 수 있을 거 같은 느낌?

 

처음 느낌이 영원하지 않은 이유

 

사랑이라는 거에 대한 이성적 얘기는 블로그에 적어본 적 없지만, 현실에서 나는 주변에 많은 조언을 하곤 했었다. 그러던 내가 어느 순간에는 내가 조언을 구하는 입장이 되었으니, 중이 제 머리는 못 깎는 셈이지. "나만 보면 돼, 나만 믿어"는 극 중의 여주인공인 해인이 한 소리다. 첫 시작에는 다 이렇게 시작하지만 부부가 되면 그렇게 되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나는 이에 대해서 오래 전에 생각해봤고(그래도 나는 결혼과 이혼을 남들보다는 빨리 했었기에 그런 거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그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영원하지 않다. 이는 매번 사랑 초기의 상황과 순간이 반복되지 않고, 새로운 상황과 순간이 어느 샌가 익숙해지고 식상해지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항상 내 옆에 있을 거라는 안정감이 지겨움으로 바뀌게 되고. 그게 인간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럴진대, 대부분은 결혼 적령기 때 교제하고 있는 사람과 하지 않나? 물론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긴 하지만 상당히 드물다. 그런 확률적 희박성 때문에 나는 오래 전부터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적인 판단만 했었던 것이고. 물론 마음 한켠에 여지는 남겨두었었지만.

최근에도 내 주변에 아는 동생이 이혼을 한다고 하더라. 그 때 내가 해줬던 조언은 이혼은 최악책이지 최선책도 차선책도 아니라고. 그만큼 진중하게 생각해보란 얘기를 했었다. 그래도 똑똑한 친구라 귀책 사유가 상대에게 있었고(바람) 그에 대한 증거 수집과 함께 법적 소송까지도 고려하고 있었지만 결국 이혼하지는 않았다. 사랑해서? 아니 아이들 때문에. 글쎄. 나는 사실 그렇게 조언한 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그렇게 한 게 아니었거든. 나는 현실적인 문제 그런 거 때문이 아니라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다고 해도 두 사람이 평생을 살다 보면, 서로 싫어지는 상황도 생기기 때문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영원하지 않다고 얘기했듯, 그런 싫어하는 감정도 영원하지 않다는 얘기를 했던 거였다. 그걸 다르게 해석하고 받아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결혼은 신중한 거다. 한 번의 결정이 평생을 좌우하니까. 그냥 이만하면 됐다는 생각으로 결혼하는 건 아니라고 봐. 그러나 처음 하는 결혼에는 그런 생각 해보지 않는 경우가 흔할 거라고 본다. 이 사람이다는 확신이 없으면 안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요즈음과 같이 이혼이 쉬운 세상에서는 더더욱.

 

좋을 때보다는 나쁠 때가 중요

 

어느 누구든 사랑을 시작하게 되면 비슷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될 때가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좋았을 때는 사실 실수를 해도 상관없다.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으니까. 그래서 중요한 건 관계가 나쁠 때 이를 어떻게 극복해나가느냐다. 그런데 나 마저도 그런 상황에서 그런 생각을 못했다는 거 보면 인간이란 어쩔 수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이성적 판단을 하기 보다는 감정에 치우쳐 말과 행동을 실수하게 되고. 

그 때 당시는 모른다. 나는 연애 경험은 많지만, 사랑이라고 불릴 만한 연애 경험은 거의 없어서 나는 안 그럴 줄 알았거든. 이별 후에는 실감나지도 않았고 덤덤하기까지 했고.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밀려드는 후폭풍이 너무나 커서 많이 힘들었었지. 사실 교제하면서도 이성적인 판단은 했었다. 나에겐 과분하다. 나보다 더 잘 난 사람과 만나야 한다. 그런 이성적 판단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남자가 그런 약해빠진 생각하지 말고 정말 사랑하면 내가 취해야하는 게 맞지 않겠냐는 생각도 동시에 했었지. 결국 이별하게 되긴 했지만.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란 영화를 보면,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메릴 스트립에게 같이 떠나자고 할 때, 메릴 스트립이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가 있냐고 묻는다. 그 때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대답을 나는 잊지 않고 있다. 이런 확실한 감정은 일생에 단 한 번만 오는 거라고. 나는 교제하고 있을 때 이 말을 되뇌었었다. 정말로 이 여자라면 평생 이 여자만 보고 살 수 있을 거 같았기 때문에. 

그런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메릴 스트립의 또 다른 대사가 떠오른다. 누군가와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기로 한 순간 사랑의 시작된다고 믿지만 사랑이 멈추는 때이기도 하다는. 부부 관계라는 게 그렇다.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나는 많은 생각을 해보고 내린 결론은 이렇다.

결혼해서 신혼과 같지는 않고 권태기도 오고 40대, 50대까지 결혼 전 시절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는 없겠지만(느끼고 살아간다면 정말 축복받은 거다.), 더 나이가 들어 60대, 70대가 되면 이성으로서의 매력은 없다고 봐야 된다. 그렇게 이뻤던 홍콩 여배우들의 현재 모습을 봐라.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 마찬가지다. 그런 때가 되면 그래도 함께 해온 시간들 그리고 추억들로 함께 하게 된다. 그 때는 정말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소중하게 될 거라는 생각. 그런 조언 많이 해주는 편이다.

비록 정말 사랑이라는 강렬한 확신으로 결혼한 게 아니라 하더라도 그렇게 된다. 이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확신으로 결혼을 한다고 해도 이혼하기도 하는 판국이니 사실 정말 사랑한다 한들 매한가지다. 그래서 중요한 건 서로 관계가 나쁠 때 어떻게 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봐. 

 

부부들에게 권하는 드라마

 

아직 1화 밖에 보지 못했고, 어떻게 드라마가 펼쳐질 지는 모르겠지만, 교회 남성 공동체 모임에서 들은 얘기로 판단하면 이건 부부가 같이 보면 좋을 거 같다. 부부 관계 회복을 위해서도 좋고 말이다. 지집사님의 경우엔 와이프가 1화라도 같이 보자고 할 정도로 와이프는 이 드라마 팬이고, 또 집사님들 중에서 계속 챙겨보시는 분들도 꽤 있더라. 그래서 내가 물어봤지. 그럼 집사님은 와이프랑 같이 보시나요? 그랬더니 하는 말. 와이프랑 왜 같이 봐요. 허허. 드라마를 보고 느낀 게 없냐고. 느낀 게 있으면 좀 현실에 접목도 시켜보시라고. 그랬는데 그냥 웃고 말더라.


원래 한국 드라마는 잘 보지 않는 편인데(요즈음에야 예전과 달라서 볼 만한 드라마 있는 건 알지만), 교회 모임에서 집사님들이 자꾸 권하기도 하고, 담번에 꼭 보고 리뷰해달라고 하시길래 얼마나 재밌길래 하고 보게 됐다. 왠지 모르게 말린 거 같기도 하지만, 나더러 분명 볼 거 같다고 하길래 호기심 때문에 보게 됐네. 그래도 김수현, 김지원이란 배우들이 맘에 들어서 더 몰입되는 거 같기도 하다.

부부가 같이 볼 때는 여자는 김수현 보고, 남자는 김지원 보면서 괜히 뭐라 하지는 말길. 괜히 드라마 보다 싸운다. ㅎ 옛말에 틀린 거 하나 없다고 있을 때 잘해야. 뭐 결혼을 한 사람들은 이혼이라는 게 쉽지는 않아서 이런 말이 참 의미가 없을 거 같으니, 바꿔 말하면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법이다. 그건 있을 때 모르고 없어지면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데 이미 늦었을 수 있으니 그런 후회는 하지 말길. 

아 그리고 설정 자체가 재벌가 자녀와 평범한 서울대 법대생으로 되어 있던데, 갑자기 내 주변에 결혼을 비즈니스로 생각하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전혀 없이 결혼한 케이스도 있거든? 대화를 하다 보면, 전혀 감정이 없는 거 같은. 그 분에게 나는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결혼을 비즈니스로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말이 참 불쌍하게 느껴진다고. 살면서 가슴 아픈 사랑도 해보고 그런 게 사람으로서 겪는 당연한 과정인데, 그런 과정도 없이 결혼도 비즈니스로 한다는 건 참 인간으로 태어나 누구나 맞보는 경험을 겪어보지 않은 거라 불쌍하다고. 살아가는 데에 돈이라는 건 필수적이긴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둘이 함께 한다는 거, 삶을 공유한다는 거 아닐까. 물론 돈 때문에 이혼한 사람들에게는 다르게 느껴지긴 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