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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눈물의 여왕 3화: 니가 제일 아까워

'눈물의 여왕'에 이미숙 나오더라. 근데 이미숙은 나이가 들어도 섹시미가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아니더라. 1960년 생이니 올해 나이 64살. 이제 어쩔 수 없는 나이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는. 이성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나이는 50대가 맥스가 아닌가 싶다. 물론 외국 영화 배우들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더러 있긴 하지만. 조지 클루니(61년생, 63살), 톰 크루즈(62년생, 62살), 조니 뎁(63년생, 61살), 브래드 피트(63년생, 61살). 

 

니가 제일 아까워

 

1, 2화에서 나온 여주 캐릭터는 Cold Blood다. 감정이 없는 냉혈한과 같은 그런 모습. 그러나 시한부 선고를 받아서 그렇다기 보다는 그래도 좋았던 시절이 있었기에 결혼을 했던 남편이 잘 해주는 모습(처음에는 의심을 하고 평소대로 하라고 하지만)에 점점 마음이 열린다. 지금까지 사두고 입어보지 못했던 옷들, 나중을 위해서 구매해둔 미술품들도 아깝지만 제일 아까운 건 남편이라고. 이 때부터 남편을 갈구는 아내가 아니라 사랑받고 싶어하는 아내로 바뀌는데.

나는 이걸 보면서 부부란 관계는 이런 점에서는 참 유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연인 관계에서는 헤어지자 하면 남남이 되어버리지만 부부는 말로만 그렇게 해서 되는 게 아니다 보니 그 과정에서 회복할 기회도 생기게 마련이고. 어쩌면 그래서 사랑한다는 확신이 서면 부부로 지내는 게 맞다는 생각도 첨 해보게 되던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나에게 사랑이란

 

여주인공 해인이 본인이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에 대해 나온 대사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행복한 걸 함께 하면서 달콤한 말을 해주는 게 아니라,
싫어서 죽을 거 같은 걸 함께 견뎌주는 거야. 어디 도망가지 않고 옆에 있는 거.
땡빚이 있어도 그것보다 더 한 게 있어도 계속 같이 있는 거.

사람마다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고 하면 여러 가지 정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걸 두고 무엇이 옳다 그르다를 논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를 들어보고 들어볼 말이 있으면 참고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옳고 그르다는 이중잣대를 들이밀 순 없지만 이보다는 저게 더 나아 보인다는 건 있을 수 있거든. 나는 이 말을 들으면서도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좋을 때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쁠 때가 중요하다는 거. 나쁠 때도 옆에 있어주는 거. 그게 정말 중요한 거 같다.

가끔씩 그런 얘기를 하곤 했었다. 사랑이라는 건 같은 방향을 같이 바라봐야 한다고. 그런데 요즈음에는 좀 생각이 달라진 거 같다. 같은 방향을 같이 바라봐야 하는 건 맞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그러면서도 서로 마주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사랑이다. 그게 아니면 결혼도 비즈니스가 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3화부터는 조금씩 달달해지는 거 같다. 그렇게 좋지 않았던 관계가 서로의 의도와는 다르게 회복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 그런 거 생각하다 보면 나는 참 실패한 인생이라는 생각도 많이 든다. 사랑이나 일이나 여러 면에서. 그래도 나는 가급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이제는 시간이 없기에 내가 무엇이 부족했나, 어떤 걸 하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잘 하는 걸 생각하기 보다 뭘 조심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가 중요하고 그걸 지켜나가는 꾸준함이 필요한 거 같다. 그게 일이든 사랑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