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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쉬운 '경영학의 아인슈타인' 클레이턴 크리스텐슨의 인터뷰 기사 (3편)

기사참조 : [조선일보] ‘경영학의 아인슈타인’ 역발상 경영을 외치다

3. 역시 단편적인 생각이다. 왜 이면적으로는 생각 못할까?

두번째 단락은 "대기업들은 저가 시장 사수해야"라는 글이다. 역시나 너무 단편적인 사고에 치우쳐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강유원 교수님이 도올을 비판하면서 '멘토링 없는 독학의 한계'라고 명명했듯이 나는 경영을 해보지 않고 사람을 관리해보지 않은 사람이 가지는 Academy의 전형적인 한계라고 얘기하고 싶다.

이 단락에 든 예 또한 그렇다. 내가 전략을 짜면서 항상 생각하는 게 있다. 내 전략이 마치 내가 생각하는 게 맞다라는 것에 대한 참조사례를 찾는 것은 아닌가? 즉 내 우물에 빠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그래서 항상 자기 부정을 반복해야 한다는 말을 되뇌이는 것이다. 맥킨지에서는 그것을 가설 검증이라고 하는데 일맥 상통하는 얘기다.

크리스텐슨 교수가 "전략적 자유도"를 모르는 사람이 아닐텐데... 신생 기업이 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선택할 만한 대안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가격 이외에는 말이다. 그건 매우 그리고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인터넷이야 그것 자체가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조금 다르게 해석이 된다 하더라도 경쟁 전략적 관점에서 보면 진입 장벽이 낮은 대신 경쟁 업체는 더욱더 많이 유입되어 치열할 수 밖에 없는 점도 있다.

어쨌든 당연한 얘기를 매우 대단한 양 얘기한다. 저가 시장을 무시하지 말라는 것은 아마 크리스텐슨 교수가 그런 사회적 현상(성공사례)에 주목하는 것 같은데 그래서 인수 합병 하잖아~ 거기에 신경을 쓸 바에 고가 시장에 신경을 쓰고 저가 시장의 신생 기업들 눈여겨 보고 있다가 인수 합병 하잖아~ 크리스텐슨 교수의 말대로만 따지면 세상에 한 분야에서 대기업 몇 개 외에는 존재하지 않게? 너무 이론 맹신가 다운 발상 아닌가 싶다.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읽고 있는 롱테일 경제학(The Long Tail)에서도 나름 여러 부분을 보고 있는 중이다. 제임스 서로위키가 얘기하는 다양성이라는 의미에서 말이다. 단순히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어쨌든 다양한 사람들 중에는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움직이는 사람이 보편적이긴 하지만 안 그런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돈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 더 큰 돈을 위해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은 시장에서 진입을 하고 뭔가 사업을 벌이는 이들이 대부분 그렇다. 그런 이들을 우리는 벤처 사업가라 부른다. 그들 중에는 대기업에 회사를 팔아서 더 큰 돈을 바랄 수도 있겠다. 상관없다. 그게 원하는 바라면...

그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인수 합병이 되는 거 아닌가? 회사를 파는 게 아니라 계속 자신이 사업을 벌인다고 하는 경우가 있어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인가? 투입되는 자본은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이 이렇게 얘기하는 거는 그럼 저가시장도 일일이 다 하라고?

조직이 커지면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 그것은 어쩔 수가 없다. 너무나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니까... 좀 더 나은 개선점을 찾을 수는 있겠지만 계속해서 찾아서 개선해도 완벽한 조직은 나오지 않는다. 근데 그런 조직에서 일일이 저가시장을 사수하라고? 오히려 저가시장보다 고가시장에서 경쟁우위를 갖고 있기에 그 속에서 뭔가를 찾으려고 하는 게 더 낫지 않나?

도대체 경영학의 기본을 아는지 매우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경영학의 기본은 사람에서 찾아야 한다. 그리고 짐 콜린스가 얘기했듯이 버스에 적절한 사람을 태우라는 것이 오히려 내게는 더 설득력 있는 표현이다. 그런 사람들이 만드는 문화를 초창기부터 만들어서 나가게 되면 그런 문화는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닌 것이다.

어느 한 시점에서 잘 나가는 기업이 될 수 있을 지언정 sustainable 하기는 힘든 법이다. 짐 콜린스의 책에서는 핵심이 sustainable 한 기업이다. 잠시 잠깐 주가 총액 1위의 기업으로 남의 주목을 못 받는 기업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sustainable 하게 성장한 기업의 공통점을 찾았던 것이다. 이게 더 설득력 있지 않은가?

그런 짐 콜린스를 경영학에서 잘 나간다는 톰 피터스도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내 제자이며 짐 콜린스의 얘기에는 뭐가 없다는 식으로. 그렇게 해야만 꼭 자신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는지... 지식인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참 보기 싫은 작태들이다. 그건 지식인의 자세가 아니다. 맞는 말에는 인정할 줄 아는 것이 지식인의 참된 모습이거늘...

이 글의 시리즈글총 6편으로 되어 있으며, 다음과 같이 예약되어 있습니다. (글 제목은 같고 주제만 다름)
글이 공개되면 아래는 링크로 바꾸어 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