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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쉬운 '경영학의 아인슈타인' 클레이턴 크리스텐슨의 인터뷰 기사 (5편)

기사참조 : [조선일보] ‘경영학의 아인슈타인’ 역발상 경영을 외치다

5. 그는 교수이지 지식인은 아니다.

‘파괴적인 혁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파괴적 혁신이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결국 고객들이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죠.
내가 <미래 기업의 조건>을 읽었을 때 파괴적 혁신이라는 것에 대해서 위와 같은 생각이라는 것은 읽고나서 못 느꼈던 부분이다. 그 때는 지식이 지금보다 덜해서 그것을 파악 못했는지 아니면 그의 사상 저변이 나랑은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수용할 자세가 안 되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 말은 들을 만 하다.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근데 여전히 그의 말들을 가만히 보면 지가 더 낫다, 똑똑하다는 입장에서 하는 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인터뷰 내용에서 기술혁신이 더 중요하지 않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으로 사업모델혁신이 더 중요하다고 하는 얘기에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둘 다 중요한데 사업모델 혁신이 더 우위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질문자가 그렇게 물으니(기술혁인지 중요하지 않느냐?) 자신이 더 아는 척을 하기 위해서 별로 그에 대해서 크게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사업모델혁신이 더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듯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무엇이 더 중요하느냐는 것에는 답이 없다. 때로는 기술혁신이 때로는 사업모델혁신이 더 중요할 때가 있을 꺼라 생각한다. 기술혁신을 통한 제품은 한동안 시장을 점유할 수 있다. 다만 sustainable 한가 하는 관점에서는 아닐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사업모델혁신을 하면 sustainable 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요즈음과 같은 정보화 시대에 아무리 혁신을 한다 해도 모방하고 따라잡히는 시간적 간극은 얼마 되지 않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기술혁신이 요즈음에는 오히려 더 그런 시간적 간극을 벌어다 주고 있는 부분도 있다.

그리고 얘기하는 DEC의 사례를 보면 그게 근본적인 매커니즘에 적합한 사례라고 보기에는 미흡하다. 그는 앞에서 벤치마킹 무시했다. 근데 그는 벤치마킹한다. 뭐 좋다. 모방이 아니라 핵심을 파악하라고 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근본적인 매커니즘에 있다고 하는데 이 사례가 근본적인 매커니즘을 보여주는 최적의 사례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이 DEC의 사례가 사업모델혁신이 안 되어서 그렇다고 봐야할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하나의 사례를 통해서 사업모델혁신이 기술혁신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은 동의하기 힘들다. 그것은 반대되는 사례도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술혁신을 하는 사람과 같은 경우는 기술의 우물에 빠질 수 있다. 최근 적었던 글에서 나온 Feature Creep 현상에 빠지기도 쉽고 사업모델과는 무관하게 기술 그 자체에만 집중해서 완벽을 기하려고 하기 때문에 사업모델혁신을 위한 사람이 분명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

결국 또 사람의 문제다. 무슨혁신이냐를 두고 우위를 두는 것 자체도 사실 의미가 없는데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업모델혁신이 더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것은 그는 하바드 경영대학원 교수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MIT의 공대 교수였다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듯.

물론 둘 다 중요하지만 그렇게 우위를 두는 것에 이유가 있다면 정말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력 있는 무언가를 주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서 지금 인터뷰와 같이 단순한 사례 하나 덜렁 내놓는 것은 그 반대적인 입장에서도 얼마든지 사례를 통해서 얘기할 수 있는 꺼리를 제공하게 되는 법이다.

이런 여러 생각들 때문에라도 역시나 크리스텐슨 교수는 무조건 자기 입장만 옳다라는 식의 사고 체계를 갖춘 전형적인 Academy 우물에 빠진 교수다. 좀 이름이 나고 최고의 대학에 있다는 것이 그를 더욱더 그렇게 빠지게 만드는 것이다. 교수이긴 하겠지만 내가 보는 기준에서는 지식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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