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논어 3 김용옥(도올) 지음/통나무 |
많은 상반된 의견이 있다. 안다는 지식인들은 도올을 비판한다. 충분히 비판할 여지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비판하고 싶지 않다. 내가 논어를 잘몰라서 그렇기도 하거니와 그들처럼 공부를 했다면 나도 도올을 비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해석에서는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독교 종파가 많은 것도 성경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듯이 해석에는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고 본다.
최소한 도올을 비판하는 그들이 하지 못한 논어의 대중화에 대해서는 그들도 도올을 인정해야만 하는 "사실"이다. "사실"은 해석이 필요가 없는 것으로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다. 적어도 그런 관심을 가졌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시대에 논어를 다시 보고 깨달으려고 하는 것은 지식만을 쌓으려는 지식인들을 마치 이기주의자처럼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지식인들의 눈에서 지식인들만을 위한 논어가 아닌 일반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그 중심에는 도올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어느 잘났다는 지식인들 치고 자기 주장이 강하지 않은 사람 있을까? 그만큼 자신의 프라이드가 있는 사람들이기에 또 비판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이는 도올이나 도올을 비판하는 지식인들이나 매한가지다. 왜 그럼 도올을 비판하는 지식인들이 논어를 안다고 하면서 논어에서 나오는 얘기인 "지식의 극은 무언"이라는 얘기를 그들은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일까?
도대체 논어가 무엇이길래? 논어가 뭐길래 해석을 놓고 이것이 맞다 저것이 맞다 그러는 것일까? 공자라는 사람이 어떠한 얘기를 했던지 간에 공자는 인간이다. 그도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단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말을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이 이게 맞느니 저게 맞느니 하는 것은 공자의 입장에서는 우스운 일일 수도 있다. 공자의 의도를 있는 그대로 해석할 수가 없다. 이유는 공자가 무슨 뜻으로 그렇게 얘기했는지는 공자가 아닌 이상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면 결국 해석이라는 것은 자유롭게 해석이 되어야 하며, 더욱더 중요한 것은 해석을 하는 사람 또는 그러한 해석을 전달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그만인 것이다. 그 이상 그 이하의 것도 아닌 것이다.
그러나 왜 도올을 비판할 수 밖에 없는가? 논어라는 것을 해석하고 지식인이라는 반열에 있는 그가 하는 행위(TV 를 통해서도 보이듯이)가 적색논리인양 기분 나쁘게 들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도올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데에 있어서 강한 어조를 띄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그렇다고 내가 비판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책을 통해서 그래도 배운 것이 있기 때문에 비판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아무리 내가 대통령이 되었다 한들 중학교 은사님에게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나를 가르쳐준 스승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배운 것이 있었기에 그는 나를 이끈 사람이요 결국 나의 스승이라는 소리다. 스승이 잘못된 행위를 한다고 하여도 스승이기에 묵과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스승이기에 비판보다는 예우를 갖추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책 내용을 통해서만 보도록 하자. 그가 어떤 사람이라 하더라도 책은 책 내용으로만 봐야 하며, 그것을 통해서 얻은 것이 있으면 그만인 것이다. 적어도 도올은 똑똑하다. 똑똑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말들을 하고 있다. 단순히 어려운 용어를 써서 똑똑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하는 말들 중에는 일반인으로서는 하기 힘든 말들(예를 들자면 해석은 이해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이다.)을 하고 있다. 그것을 베껴 적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 책을 읽게 만든 도올의 논어 대중화라는 점을 우리는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내가 가진 생각이 이렇다 할 지라도 정확하게 보기 위해서는 도올을 비판하는 책도 읽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도올을 비판하고 싶지 않은 것은 해석에는 자유가 주어져야 된다고 항상 생각해왔었고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친 공로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공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강의 스타일은 여전히 공격적이다. 그러나 그것이 그의 실체요 있는 그대로의 그다. 단지 그것을 싫어하는 이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도 결국 자신도 똑같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생각한다. 도올의 스타일을 있는 그대로 보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