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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2차세계대전 그늘에 가려진 스페인 내전 <랜드 앤 프리덤>

랜드 앤 프리덤 포토
감독 켄 로치
개봉일 1995,스페인,영국,독일
별점
2007년 7월 14일 본 나의 2,645편째 영화.
굳이 영화에 대해서 설명을 하지 않아도 매니아라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영화다.
사실 나는 켄 로치 감독이 누군지 잘 모른다. 유명하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유럽쪽에서 활동하면서 칸영화제등에서 수상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개인적으로 칸 영화는 그닥 선호하지 않는다. 영화만을 위한 영화가 되는 듯 해서.

이 영화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사실적으로 그렸다는 점이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 감독의 의도나 시선이 개입된 역사물 <마리 앙투와네트>와는 달리
3자의 시각에서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며 현재 이 내전을 바라보는 시각에 입각하여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사실적이라고 해서 <블랙 호크 다운>과 같이
전쟁씬이 사실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관련된 스페인 내전에 대해서 알아두면 이 영화를 보는 재미가 더할 듯 싶다.
영화의 아쉬움 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만큼 영화는 스페인 내전에서 공화국(인민정부)의 시련을 잘 나타내고 있다.

시작은 내전이었지만 내전같지 않은 내전이었던...
사실 우리나라 6.25도 그러했지만 말이다.
세계 제2차대전을 위한 치밀한 준비 속에 자신들의 무기를 테스트하는 장으로 활용한
독일 그리고 이탈리아의 지원을 받은 프랑코 반란군에 대해서
공화국(인민정부)에는 노동자 출신의 노동조합과 무정부주의자, 민병대등이
힘을 합쳤고 소련의 지원이 있었다. 내전이지만 열강들의 자국 이익을 위한 개입들이
이 영화에서도 여실히 보이는 부분이다.

어떤 조직이든 외부의 적보다는 내부의 적이 가장 무서운 법.
공화국의 불협화음은 하나의 대의를 위해서 여러 조직이 모였다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지원 역할의 소련으로 인해 왜곡되어 서로 간의 충돌이 일어난다.
그것은 영화의 대사에서도 잘 보이는 부분.
"파시스트하고 싸워야지 왜 서로 싸우냐"

정치적 신념이나 이념이라는 것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한 마을을 점령한 POUM이라는 민병대에서 토지를 두고 어떻게 할 거냐는
것에 대해서 결정을 내릴 때 다수결의 원칙에 입각하는데
이런 것을 보면 이게 정녕 진정한 다수결의 원칙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한 사회주의라는 것은 뜻은 좋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사람은 욕망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똑같이 나누고 똑같이 노력한다면 분명 생산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노력 안 해도 똑같은 수익을 얻기 때문이다.
결코 발전적인 모델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많은 생각을 갖게 한 영화였다.
최근에 읽은 <인류의 미래사>란 책도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다시 재해석을 해야할 필요도 있을 듯한 생각이 든다.
왜냐면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 이렇다고 해도
지금까지 역사가 그래왔듯이 누구나 원하지 않는 쪽으로 갈 수도 있는 것이다.

영화 그 자체는 재미있지 않았고 스페인 내전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없었던 나였기에
영화의 재미는 덜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지루하거나 따분한 영화는 결코 아니었다.
충분히 즐길만한 영화였지만 겪어보지 않은 것 특히나
외국의 일이라면 좀 더 사실적이지만 극적인 구성을 했었으면 했던 영화였다.
개인적으로는 르완다 내전을 소재로 한 <썸타임즈 인 에이프릴>이 더 나았던 듯.

역사란 향수가 아니다. 역사는 왜 우리가 지금의 모습인지, 우리가 누구인지, 왜 우리가 현재의 상황에 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역사가 향수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은 권력을 가진 부르주아들에게 적합한 말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그들이 계속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역사는 우리가 지금 처한 상황을 설명해주며 따라서 역사를 탐구하여 민중들에게 그들의 역사를 되돌려 주는 것은 감독으로서 갖는 책임 중 하나인 것이다.
- 켄 로치 -
켄 로치 감독의 역사관은 충분히 꼽씹어 읽을만한 내용이다.
그러나 잘못 해석하여 <마리 앙투와네트>와 같은 영화를 감독으로서
갖는 책임으로 해석하면 곤란할 듯...

정의가 패배할 수 있음을, 폭력이 정신을 꺾을 수 있음을, 용기가 보답받지 않을 수 있음을 스페인 내전에서 배웠다.
- 소설가 앙드레 말로 -
한시적으로 폭력이 정신을 꺾을 수 있겠지만
역사는 결코 그 정신을 외면하지 않지 않을까?
뭐 그렇게 따지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경우도 많지만...

덧)
스페인 내전에 대한 네이버 백과사전
스페인 내전에 대한 정리
영화 <랜드 앤 프리덤>이 다루지 않은 사실들
[영진공 64호]<랜드 앤 프리덤>
스티븐의 전쟁영화보고評
관련 소설이자 영화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