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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1961)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포토
감독 제롬 로빈스,로버트 와이즈
개봉일 1961,미국
별점
date : Dec 08, 2003 / film count : 1991

1961년도 작품으로 내가 태어나기 전에 상영된 아주 오래된 영화다. 1962년도 아카데미 11개 부분을 수상하고 골든 글로브 3개 부분을 수상했던 아주 아주 유명한 영화다. 이 영화는 최근에 상영된 시카고와 같이 뮤지컬 형식의 영화다.

그러나 난 이 영화를 보면서 예술이니 뭐니 고사하고 짜증나 죽는 줄 알았다. 물론 시대가 1960년대 초반이라는 사실을 감안하고서라도 중요한 것은 말도 안 되는 스토리를 가지고 지랄발광 떠는 게 도무지 꼴사나워서 짜증났다.

한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는 상대측의 남자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줄거리를 연상케한다. 어쩌다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의 오빠(여자쪽 편의 보스)를 죽인다. 좋다. 이런 상황까지는 좋다. 그러나 내가 열받은 장면은 자신의 오빠를 죽여도 사랑한다는 이름하에 괜찮다고 하는 것까지는 내가 참았다. 그러나. 내가 정녕 못 참은 장면은 오빠의 여자친구이자 자신의 친구에게 자신의 사랑을 강요하는 것. 자신의 사랑은 사랑이고 남의 즉 자신의 친구의 사랑(자신의 오빠에 대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란 말인가?

난 이런 아주 selfish 한 인간의 마음을 보여주는 게 뭐가 그리 대단한 지 이해가 안 간다. 물론 사랑 앞에서는 어떠한 것도 막을 수 없다는 정열적인 사랑을 표현한다는 것일까? 개 좆같은 소리다. 사랑은 단순히 욱하는 마음으로 사랑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난 주인공이 하는 대사들을 들으면서 역겨웠다. 또라이가 아닌가? 아니면 저거 열라게 무식해서 뭘 모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전까지는 좋았다. 뭐 예전 영화기 때문에 조금은 현재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거야 1960년도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봤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근데 내용이 잘 나가다가 그 미친 년 하나 때문에 완전히 영화 망쳐놓았다. 이런 영화에 상을 준 이유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지만 난 이 영화는 배울 것도 없고 볼 필요도 없는 졸작이라고 생각한다.

시카고는 언론의 폐단을 아주 적나라하게 비판하면서도 완성도 높게 꾸며져 있다. 그런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주제는 단 한 가지다. 사랑이다. 사랑. 거기에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가져온 설정. 근데 말도 안 되는 대사들과 자기 이기주의적인 행동들. 사랑이면 그럼 자기 가족 죽여도 된다? 좋다. 자기가 좋다는 거 누가 말리나? 허나, 자기가 좋다고 해서 다른 사랑하는 사람은 죽어도 좋다는 것인가? 그런 사람들을 외면해야 된다는 것인가?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왜 자신의 사랑을 강요하는가? 자신의 사랑이 중요하듯이 다른 사람의 사랑도 중요한 법이다. Shut your fucking mouth! 내가 하고 싶은 대사다. 이런 개같은 경우가 무슨 경우란 말인가? 난 요즈음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있다. 최근에 읽고 있는 만화책인 카이지라는 만화가 있다. 이건 단순히 도박이나 갬블링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인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두고 이야기를 하는 정말 위대한 만화책이다.

요즈음 그 만화책을 보면서 왜 나는 이런 것들은 최근에야 느끼기 시작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마치 큐브를 처음 보는 것과 같은 복잡함 속에 인생의 철학을 아주 적나라 하게 보여주는 내가 요즈음 미치는 만화책이다. 정말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만화에서 느끼는 것들을 최근 나는 현실에서 느꼈고 나는 만화책의 주인공처럼 묵묵히 내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그런들 무슨 소용이 있을꼬 하는 생각에 나는 생각을 바꿨다. 그런 와중에 이 영화는 나에게 너무나 맞지 않는 영화다. 단순히 사랑이라는 주제를 두고 가볍게 영화로 넘길 수 있지만 난 여주인공의 대사나 싸가지 없는 행동들에 대해서 난 역겨워서 한 마디를 하려고 글을 쓰는 것이다. 정말 맘에 안 드는 영화다. 아마도 감독이나 시나리오를 쓴 사람도 이런 대사들이나 설정들을 그냥 극적으로 당연하게 생각해서 썼을 것이다. 아주 당연하게 아무런 의식도 없이. 그게 이 세상을 사는 많은 사람들이다. 내가 보는 세상의 99.9% 는 의식 없이 자신의 주체성없이 휩쓸리고 산다. 또라이 새끼들. 꼴에 예술한다고 병신새끼들. 예술을 하기 이전에 인간이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