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들어서 대선에 대한 얘기가 참 많다. 오늘 이회창 후보의 출마 공식 선언이 있었다. 영향력 있는 분의 출마 선언이라 분위기를 보기 위해서 이런 저런 글을 읽다보니 읽고 싶은 생각이 더 이상 들지가 않았다.
블로그라는 것을 통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좋다. 그것이 옳든 그르든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니다. 자신의 생각을 하나의 글로서 표현하는 것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설령 틀렸다 하더라도 그런 경험이 쌓이면서 좀 더 나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글을 적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글이 아니라 말이더라
글이 글답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거다. 글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글로 표현한 것이지 말이라는 소리다. 말과 글은 다르다. 일전에 블로그에도 포스팅했었지만 말은 그 자리에 참여한 사람에게만 전달이 되기 때문에 공간적인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글은 계속해서 남기 때문에 언제 누구라도 볼 수가 있다.
또한 말은 우리가 술자리에서 하듯이 쉽게 흘려버릴 수 있고 얼굴을 보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의 얼굴표정 등을 통해서 그 말의 뉘앙스를 알아차릴 수가 있다. 그러나 글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의도를 좀 더 명확하게 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가 오해하기 쉽상인 것이다.
나 또한 편한 포스팅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나름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허나 그런 데에 얽매여서 자신을 옭아매는 것이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기에 편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편하게 하는 것이라고 해서 글내용을 자기 맘대로 말하듯이 쓰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사람들이 관심 있어하는 것이나 사회적 이슈등과 같은 경우에는 말이다.
사회 현상이나 이슈등에 대해서 얘기할 때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포스팅을 할 때는 좀 더 신중해야할 필요가 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그것을 입장의 차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흑백 논리적인 사고 방식이다.
물론 덧글을 다는 사람도 상대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길게 달지 않고 짧게 말하듯이 달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만 이런 문제는 일단 접어두고 생각한다면 입장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 단순히 다양성을 수용한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넘어갈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회사에서 어떤 방향을 정할 때에도 이것을 선택하면 저것이 아쉽고 저것을 선택하면 이것이 아쉽지만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고 나머지는 기회비용이 될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다. 서로의 입장 차이라는 것도 논의를 하다보면 어느 것이 더 나은 것인지는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기의 생각을 논리 정연하게 얘기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입장의 차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결국 나는 남의 얘기 안 들을테니 내 얘기나 들어달라는 얘기 밖에 더 되는가? 사람은 그렇게 자기 이기적인 특성을 타고 났다. 그것이 본능인 것을 어쩌란 말인가? 그러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나만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나름대로의 제도나 룰을 만들어서 살아가는 것 아니겠는가?
좋게 얘기하자. 그래도 충분히 가능하다.
며칠 전 100분 토론을 보고 글을 적었다. 나름 내가 지지하는 문국현 후보의 100분 토론이라 관심있게 보고 글을 적었다. 그 다음날 블로거 뉴스에 이슈 트랙백에 등록이 되어 있었다. 사실 그렇게 등록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내가 지지하는 문국현 후보이기에 시청한 후에 새벽에 적었는데 그렇게 됐다. 근데 그 이슈 트랙백에 등록된 글들을 보면서 눈살이 찌푸려졌다.
내가 지지하는 후보를 공격하는 패널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결국 나도 똑같은 인간 밖에 안 된다는 소리다. 정녕 내가 지지하는 사람의 마인드를 알고 그 사람을 믿는다면 그 사람의 편에 서서 공격하지 말고 그 사람의 마인드를 닮고 배워라. 내가 믿는 바랑 다르다고 공격한다면 상대도 자신이 믿는 바랑 다르기 때문에 나를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싸움 밖에 더하겠냐는 소리다. 나 또한 그런 점을 못 느낀 것은 아니지만 굳이 그것을 들춰내서 공격하지는 않았다. 왜? 그렇게 안 적어도 얼마든지 내 생각을 남들에게 전달시킬 방법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공식 출마 선언이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공식화되다 보니 새로운 강자의 등장으로 인해 정가가 술렁일 정도다. 이런 점만 봐도 이 전총재의 영향력은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타인의 생각을 보기 위해서 이리 저리 글을 읽었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악평을 하는 글을 보고 있노라니 읽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비평이 아닌 악평이다. 글이 아닌 말이라는 소리다.
밥을 먹는 자리에서나 술자리에서 하는 말과 같은 류의 글들이 잔뜩 있는 거다. 더 어이가 없었던 것은 소위 베스트 블로거 기자(다음의 블로거 뉴스)라고 하는 블로거가 그런 짓을 한다는 것을 보면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글을 적어서 발행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왜 좋은지만 얘기해도 다른 후보 지지자들이 그런 글들을 보면서 이런 면도 있었네 하고 생각을 해볼 수 있다. 그게 아니라 상대편 비방하는 글은 싸움 밖에 나지 않고 결국 자신도 악플로 인해서 기분만 상할 뿐이다. 물론 그런 글이 조회수에는 도움이 된다. 그걸 노리는 것인가?
나 또한 비판을 좋아한다. 허나 비판은 기본적으로 논리 정연해야 하고 분명한 비판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비판을 좋아하는 나도 이슈나 사회 현상 그리고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시사적인 얘기에 대한 포스팅을 할 때는 진지하다. 내 생각을 논리있게 얘기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비판을 하려고 하는 사람의 기본적인 자세다.
좋게 얘기하자. 상대 후보를 비난하기 보다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 더 낫다고 본다. 그러면서도 얼마든지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충분히 할 수가 있다. 굳이 그렇게 얘기를 해야만 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위 가진 자나 기득권들을 향한 비판적인 얘기를 선호한다는 것 때문일까? 그래서 조회수를 높이려고? 너무 이기적이라 생각치 않는가? 그렇게 얻은 조회수가 당신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가? 조금은 생각 좀 하고 살자.
기타/디지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