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오래 전에 봤던 영화 <러브 어페어>를 다시 봤다. <러브 어페어>를 1992년도에 봤으니 무려 20년만에 다시 본 영화였고 최근에 본 영화들은 대부분 포스팅하기 때문에 리뷰 포스팅도 적었다.(이 글 포스팅 되고 난 다음날 아침에 포스팅된다. 예약 걸어뒀거덩) <러브 어페어>의 OST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게 바로 엔니오 모리꼬네의 Piano Solo란 곡이다. 이걸 듣고 있으면 애절한 사랑이 떠오른다. 뭐랄까. 기뻐서 눈물을 흘린다는 그런 느낌? 슬프도록 아름답다? 이 곡 때문에 악기는 일단 피아노부터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
<러브 어페어>는 워렌 비티가 아네트 베닝에게 선물한 이벤트?
사실 <러브 어페어>에서만 하더라도 아네트 베닝 이뻤다. 특히 이 OST가 나오던 장면. 피아노 앞에서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서 있던 자태가 무척이나 아름다웠던 배우. 그렇다고 워렌 비티가 부러웠던 건 이토록 아름다운 배우를 아내로 맞이했다는 사실 때문은 아니다. 결혼을 하고 난 2년 뒤에 <러브 어페어>가 나왔으니 아마도 그 전년도 즉 결혼한 다음 해에 촬영을 한 거 같은데 아내를 위해서 아마도 <러브 어페어>를 만든 거 같다. <러브 어페어> 감독은 다른 사람이지만 워렌 비티가 각본에도 참여했고 제작 또한 워렌 비티가 했다는 거. 사랑하는 아내와 같이 그녀를 위해서 정말 멜로 영화 중에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영화인 <러브 어페어>를 리메이크했다는 게 너무 부럽다. 이런 이벤트는 정말 세상에 아무나 할 수 없는 이벤트인데... 원래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주는 것만으로도 상대가 행복해하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거 아닌가. 그게 정말 부럽다는 거다. 그런 걸 해줄 상대가 있고 자신이 제일 잘 하는 것으로 또 거기에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했다는 것이 말이다.
둘의 모습이 아름다운 건
지금은 나이가 들어 예전과는 느낌이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이 둘이 아름다운 건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아직까지도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는 거. 게다가 서로 늙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하고 있다는 거. 바람둥이를 길들인 여자, 한 여자를 위해 바람둥이 생활을 접은 남자. 멋지다.
영화 속 Piano Solo
인간으로 태어나 한 생애를 살면서 정말 사랑다운 사랑 못 해보고 가는 건 정말 슬픈 일이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그런 사랑은 사랑의 과정 중에 아름다운 부분만을 그려놓은 일부분이겠지만 때로는 크게 다투기도 하겠지만 같이 걸어온 길을 보면서 그래도 다툰 기억보다는 아름다운 추억들이 많다면 존심을 피우기 보다는 '그래도'라는 생각으로 참는 게 나은데 현실에서는 그렇게 하기 쉽지가 않다. 자존심이 무척이나 쎄다는 나도 사랑 앞에서는 존심이 필요 없다 생각하지만 그렇게 못하듯이.
나이가 들면서 점점 사람 만나는 게 힘들어지는 거 같다. 아니 내 여자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여자를 만나기가 힘든 거 같다. 그게 어찌보면 살면서 이런 저런 경험을 통해서 인간적으로 상대를 보기 보다는 어떠한 다른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하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그게 단순히 조건을 보는 게 아니라 인간적인 면만 본다 해도 그렇다. 왜냐면 지난 경험들 속에서 얻은 것들이 그러하기에. 다음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길어진다 해도 나에게 맞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하면 그 기다림도 값진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