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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관계라는 것은 인위적이 아니라 절로 형성되는 것

風林火山 2009.02.01 07:42

멋도 모르고 아는 형이 꼭 와야한다고 며칠 전에 얘기를 해서 그저께 분당에 갔었다. 근데 뭔가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는 거다. 집 앞에 차들이 죽 서 있는데 구형 그랜저가 최하위였고, 뉴 그랜저, 에쿠스, 뉴 체어맨, 아우디, 최고급 벤츠 순으로 죽 서 있는 거다. 어라? 내가 집을 잘못 찾아왔나?

그런데 맞다. 그런데 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오라해서 간 거였는데 뭔 분위기가 좀 그렇길래 솔직히 탐탁치 않았던 부분도 있었다. 어찌되었든 들어가보니 오랜만에 뵙는 형도 계시고(형이라고 해도 여기서는 17살 정도 차이가 나는 형들이다.) 처음 뵙는 분들도 계셨다.

형들이 형님이라고 따르는 분이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지만 나는 사실 누구를 소개 받을 때 회장이라는 그런 사회적 지위나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그런 권력이나 돈이 많다는 그런 재력을 가졌다고 해서 주눅들거나 하지 않는다. 초면이니 조심스럽고 형들이 형님으로 모시니 예의를 갖추기는 하지만 말이다.

내가 워낙 인맥이라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에 내가 뭐 어찌 잘 보이려고 노력을 한다던지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내 뜻이 바람직하고 꾸준하게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좋은 사람들 만나고 길이 열리게 되어 있다 생각하기에 그것을 어거지로 인위적으로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나는 나일 뿐이니까.

근데 유독 한 분의 포스가 조금 남다른 분이 계셨다. 여기서 포스라는 것은 남자로서의 포스다. 공부만 해서는 그런 포스의 깊이를 알기는 힘들다. 그러다 저녁 식사 이전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어라 싶은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넌지시 여쭤봤다. "동양 철학에 대해 조예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사실 동양 철학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던 것은 아니지만 말씀하시는 기저에 그게 깔려 있었기 때문에 눈치를 챈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생각하시는 게 어쩜 그리 나랑 똑같은지. 아무래도 하시는 일을 일일이 다 언급할 수는 없지만 비즈니스도 하시는 분이라서 더욱 통했는지도 모르겠다.

뚜렷한 철학을 갖고 계셨는데 그게 너무 나의 철학과 닮았다는 거다. 그 회장님도 어라 하셨는지 뭔가를 물어보시길래 내가 원래 갖고 있던 생각을 얘기했더니 동의를 하신다. 그러니 재밌을 수 밖에... 그러다 일전에 뵙고 얘기 나누면서 차까지 얻어탔던 최병학 선생님께서 "요즈음은 뭐하나?"하는 질문을 하셨다.

"1인 기업가로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직 초기라 돈을 벌려고 하기 보다는 제 능력을 많이 보여주면서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여건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제가 능력이 많아도 누가 알아줘야 능력인 것이고 또 처음부터 나 능력 좋다 그러니 돈 얼마로 하자 그런 얘기는 저랑 맞지 않는 거 같아서 제가 가지고 있는 밑천인 능력으로 도움을 드리고만 있습니다."

그러면서 불교 얘기를 했다. 空의 개념과 보시라는 개념을... 그랬더니 회장님이 좋아하신다. 뭐든지 때가 있다는 얘기를 하시면서 바람직하고 제대로 된 생각을 갖고 있다고. 그런데 사실 나는 그 때가 언제인지를 나름 알고 있다는 얘기는 차마 드리지 못했다. 내가 3년을 두고 공부한다고 얘기했던 것이 다 이유가 있다.

그 회장님은 오래 계시지 못하고 저녁 식사를 마친 후에 먼저 가셨는데, 짧은 시간의 대화였지만 너무 재미있었다. 인연이 되면 다시 만나겠지라고 얘기하시면서 문을 나서시는데 그 의미를 나는 잘 알 수 있었다. 나는 인맥을 싫어하는 것이 인위적인 관계 형성이기 때문이다. 관계라는 것은 절로 형성이 되어야 한다.

명함을 받으려는 생각조차 안 했고(그래서 명함도 없다.) 그 자리에서 나눈 지적인 담론들이 나는 좋았을 뿐이다. 잘 보이려고 노력한 것도 없었기에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나 주장을 펼쳤는데 그게 입에 발린 소리나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오고가는 대화가 즐거웠을 뿐이다. 나는 입에 발린 소리 정말 싫어한다.

그래도 벤츠에 올라서기 직전에 뭔가 좋은 얘기를 해주시고 싶었는지 젊은 친구라고 부르시며 한 마디 해주신다. 그리고 그 한 마디는 내가 1인 기업가로서 나가기 위해서 맨 처음에 가졌던 생각 그것이었다. 돈에 대한 철학, 비즈니스에 대한 철학, 지식이라는 것에 대한 철학 모두 너무나도 닮았다. 닮았기 때문에 그게 맞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화가 즐거웠을 뿐이다.

보통 인맥을 차리는 사람의 경우 이런 자리에서 명함을 주고 받고 어떻게 해서든 잘 보여서 다음 번을 기약하려고 하기 쉽상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거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여기가 비즈니스 미팅 자리도 아닌데 그러는 것은 인맥을 차리려는 사람들의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때가 되면 또 인연이 된다면 기회가 주어진다. 그것은 인위적으로 되는 게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두고 얘기를 할 때, 까칠하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성격적으로 그런 부분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긴 하지만 솔직히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혼자서는 많이 생각한다. 예전에 나의 블로그를 어느 사장님에게 보여줬더니 그 사장님 말씀하시길 "이 친구는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에는 그릇이 너무 크다. 다른 사람들이 이해를 못할 뿐이지."라고 하셨다.

그 말이 맞다 그르다를 떠나 그렇게 봐주시는 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사장님과 어떤 일에서 같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내가 거절했다. 그건 그게 돈이 안 되고가 아니라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기 때문에 그렇다. 아무리 나를 좋게 생각해도 나는 주체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흔히들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한다.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해서 첫인상만 바꾸면 모든 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내가 바르고 그 뜻이 올바르다면 언젠가는 알아주게 되어 있다고 생각하기에 시간의 문제라 생각한다. 그 시간이 길어진다 해서 답답해 할 것이 아니라 여유를 갖고 꾸준히 매진하다 보면 자연스레 풀리는 부분인 것을...

나름 1인 기업가로서 도움을 많이 주려고 하고 있다. 왜? 사실 내 능력이 어떤 지는 겪어봐야 알 거 아니겠는가? 그런데 내가 돈부터 바라면 누가 내 능력을 알겠는가? 그러니 나는 밑천이 능력이다. 내 능력을 베풀다 보면 그런 것들은 어느 때가 되면 알아서 되는 것을... 그래서 조급해 하지 않는다. 이렇게 얘기하면 혹자는 내가 쌓아둔 돈이 있어서 그런 여유가 생기는 거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며칠 전 친구가 내 상황을 듣고서 참 대단하다는 얘기를 했었다. 세상 모든 이들이 약속만 지킨다면 내가 이런 상황에 처하지도 않았을 것인데 다들 어려우니 이해를 하고 넘어가지만 정작 나는 힘든 부분이 많다. 단지 얘기를 안 하고 그것 때문에 약속을 지켜라 윽박지르지 않을 뿐이지. 돈 많은 친구였기에 그래도 조금은 도움이 되고 싶은 생각이 들었나 보다.

그러나 나는 그런 도움 받고 싶지도 않았고 그렇기에 전혀 그런 티를 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이게 현실이라면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어떻게 하면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 된다. 예측을 아무리 한다 해도 사람과 사람과의 약속에서 나는 그 약속을 지키려 하지만 상대가 그렇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그런 돌발 변수가 생길 때라도 침착하게 상황 파악하고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곤 한다.

나는 장사꾼이 아니다. 1인 기업가라고 얘기하는 것이 그냥 혼자서 일하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라는 거다. 나는 나만의 비즈니스 철학이 있다. 내 인생을 돌아보건대 지금의 그런 비즈니스 철학에 어긋났던 부분들도 있다. 사람이 완벽하지는 않으니까. 그러나 앞으로는 그러지 않으리라 수십번 다짐을 했다. 나름 단계단계를 전략적으로 생각하면서 하나씩 해나가고 있는 중일 뿐이다.

인맥이라는 말에 방법을 논하는 것은 이미 철학의 부재라고 본다. 그것에 방법이 어디 있을꼬? 자신의 뜻이 제대로 되고 자신의 생각이 바르다면 그 사람의 스타일이 자신과 맞고 안 맞고의 문제가 있을 뿐이지 어거지로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맞추려고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이는 마치 여자 꼬시기 위해서 잘 보이려고 하는 거나 매한가지다.

얘기를 하다보니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은 것 같아 산만한 경향이 있는데 그냥 자기 전에 편하게 적는 글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인맥이라는 말보다는 관계라는 말을 나는 선호하고 진정한 관계라는 것은 어거지로 인위적으로 맺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동하고 인연이 되면 저절로 형성이 되는 것이다. 인맥이라는 말을 외치는 이들이여~ 철학을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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