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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뷰티 인사이드: 내적인 면만 보고 사랑할 수 있을까?

風林火山 2018.03.16 07:30

#0
나의 3,816번쨰 영화. 개인 평점은 7점. <뷰티 인사이드>를 본 날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을 먼저 봤었는데,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그래도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보다는 설정이 더 낫긴 하지. 사랑하는 상대가 그래도 같은 종이니까. 적어도 말은 통하니까. 따지고 보면 두 영화 얘기하는 바가 비슷하다. 외적 아름다움보다는 내적 아름다움이 더 중요하다는 지극히 이성적으로 당연한(누구나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얘기니까. 그걸 잘 보여주기 위해 <셰이프 오브 워터>에서는 사랑하는 대상이 인어(인어라고 많이 표현하는 거 같은데 인어라고 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고,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매일 외모가 바뀌는 사람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셰이프 오브 워터>의 그 기이한 생명체를 인어라고 명명함으로써 그래도 인간의 범주에 포함시키기 쉽다는 생각이 드네. 그러니 영화 속 사랑이 아름답게 보여졌던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 물론 나는 그렇게 보지 않았지만.

#1
외적 아름다움과 내적 아름다움

무엇이 옳고 그르고 무엇이 더 낫다는 관점에서가 아니라 나는 지극히 인간이면 누구든 공감할 수 있도록 얘기하자면, 이성간의 사랑은 일단 처음 봤을 때 이성적인 끌림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건 외적 아름다움이다. 상대가 남성 또는 여성으로 느껴져야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게 아닐까? 적어도 대화를 해보지 않고서 내가 어떠한 감정을 느끼기에는 눈에 비치는 외적 아름다움에 대한 정보 외에는 없다. 그래서 외적 아름다움을 도외시할 순 없다고 본다.

그럼 시각 장애우는? 그렇게 예외적인 상황까지 포함해가면서 일반화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일단 제외한다 치자. 그 다음에 대화를 하고 함께 나눈 시간들을 통해 그 사람의 내면을 보게 된다. 그러나 사실 상대를 이성으로 보고 끌리게 되면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게 당연지사. 고로 내적 아름다움은 외적 아름다움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런 식으로 따지면 외적 아름다움을 중요치 않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사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내 생각을 온전히 담아내려면 글이 길어지기 때문에 여기서는 이 정도까지만.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건 외적 아름다움을 도외시할 순 없다라는 것.

#2
그런 의미에서 <뷰티 인사이드>나 <셰이프 오브 워터>는 내가 좀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었던 거다. 영화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을 뿐이지. 뭐 그래도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매일 외모가 바뀌긴 해도 사람이긴 하니까. 그 바뀌는 모습 중에는 상당히 이성적으로 호감이 가거나 끌리는 이성의 모습을 취하고도 있으니 얘기가 조금은 틀리겠지만, 다른 건 전혀 안 변하고 외모만 달라졌다 하더라도 과연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적어도 나는 그렇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 그게 나는 속물이라 외모를 중시한다 그런 게 아니라 앞서 밝혔듯 외적 아름다움의 중요성을 도외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3
아무리 외모가 이성적으로 끌린다 하더라도 대화를 통해 나랑 안 맞는 경우도 많지. 그러기에 외적 아름다움만이 중요하다 할 순 없겠지만 그렇다고 외적 아름다움을 도외시할 수도 없고, 내적 아름다움이 더 중요하다고 일반적으로 그렇게 얘기는 해도 앞서 살펴본대로 내적 아름다움도 외적 아름다움의 영향을 받으니 과연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느냐는 부분에서도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예를 들어 원래 인성이 별로 좋지 못한데 어떤 누군가를 만나 달라졌다(인성이 바뀌진 않지 단지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만큼 사랑이란 건 때론 큰 힘을 발휘한다. 물론 그 사랑이라는 감정이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게 문제지만.

#4
그런 이성적인 사고 때문에 영화가 아름답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나는 오히려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일본 영화가 달달하니 좋더라고. 차라리 난 그런 영화가 좋아. 물론 그런 류의 영화를 유치하다고 보는 이들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류의 영화를 많이 안 봐서 요즈음에는 그런 거 중심으로 챙겨보곤 한다. 워낙 영화는 많이 봤으니 일반 사람들에 비해서는 많이 봤겠지만 내가 본 영화 편수를 고려하면 멜로물을 그리 많이 봤다고는 할 수 없으니 하는 소리다.

그런 달달함을 느끼려고 선택은 했지만 그렇지를 못해 평점은 7점 정도만 주는 거고. 그래도 사랑할 상대가 있다는 거 자체가 행복인 거여. 나는 그럴 대상조차 없으니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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