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835번째 영화. SF 걸작이라는 영화들을 보면 항상 어떤 메시지를 담아둔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같이 굉장히 난해한 경우도 있지만 <스타 트렉: 더 비기닝>은 적절한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SF 영화라는 데에 충실한 비쥬얼과 스토리가 배합되어 재밌게 봤다. 개인 평점 9점. 영화를 볼 때는 전혀 몰랐는데 스팍의 엄마역을 했던 배우가 위노나 라이더란다. 분장을 잘 했나 보다. 전혀 누군지 모르겠던데 게다가 단역이었고.
우주 과학: Space Science
우주 과학이라 하여 수학이나 물리학과 같은 기초 학문과 별개라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영화 속에서 나오는 재밌는 얘기들은 아마도 과학적 사실에 기반하되 엄밀하게 말하면 그럴 수는 없다는 현상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만큼 SF 영화는 인간의 상상력을 동원한 산물이니까. 내가 만약 과학에 대해서 깊은 이해가 있었다면 여기에 나온 현상들을 하나씩 풀어보이겠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기에 그러지는 못하고 내가 본 재밌는 현상들 몇 가지만 나열해본다.
01. 워프: 빛의 속도로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
02. 스페이스 점프: 시속 800km의 속도로 고공 낙하하는 것
상상처럼만 되면야 얼마나 좋을까만은 현재의 과학으로서는 불가능에 가깝고, 과학이 아닌 영역에서 내가 아는 바로는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문제는 지금 시대는 과학을 맹신하기 때문에 아무리 내가 무슨 얘기를 해봤자 신비주의로 치부할 것인지라 얘기는 안 하려고 한다.
논리 vs 감정
영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캐릭터들이 다 개성이 넘치고 그들 속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누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 중에서 특히나 대립되는 두 인물인 인간 커크와 불칸 족의 스팍을 보면 영화의 밑바탕에는 휴머니즘이 깔려 있다고 본다. 아무리 이성을 중요성을 강조해도 인간일 수밖에 없기에 감정적인 커크와 감정을 철저히 배제하고 이성만을 강조하는 스팍. 이 두 인물의 대립을 통해서 인간이 더 낫다는 걸 은연 중에 보여주는 듯.
최근에 뇌과학 책들 보면서 이성은 감정의 부속물이라고 하지만 나는 과학자들의 그런 생각들이 참 한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과학이라는 틀 속에 갇혀서 유물론적이고 환원주의적인 그런 사고방식 때문에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를 못하고 겉도는 현상에 대한 해석으로만 치우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런 얘기들이 과학의 발전에는 중요하겠지만 그걸 보고 그게 맞다고 믿는 독자들이 많아질수록 나는 하고 싶은 얘기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할 뿐.
J.J. 에이브람스 감독: Jeffrey Abrams
이 감독이 각본으로 참여한 TV 시리즈물 중에 제니퍼 가너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앨리어스>와 김윤진이 출연하여 화제가 되었던 <로스트>가 있다. 꽤 스토리를 잘 만드는 감독인 듯. 물론 모든 이 감독의 영화가 모두 흥행했고 모두 재밌었던 건 아니겠지만 앞으로 기억해둬도 좋을 듯한 감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탄탄한 스토리의 영화가 많이 나온다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