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원이네 집에 도착해서 좀 쉬다가 인터넷을 했다.
그리고 덧글에 대한 덧글을 달았다.
덧글 다는데 희원이가 나가자고 해서 나갔다.
자~ 이제 함 놀아봅시다!!!
난 영화를 보자고 할 줄 알았다.
내 인생에서 아마 남자들 둘이서 영화 보러 간 것은
최민수 주연의 "테러리스트"가 전부인 것으로 기억한다.
갑자기 그 영화 생각하니 일화가 하나 있는데
난 그거 보고 나서 영화 끝나고 박수 쳤다.
아무도 박수를 치는 이가 없어서 쪽팔렸던.
최민수 행님~! 존경합니데이~ ^^
어쨌든 저번에 만났을 때도 영화 볼래 술 마실래 하길래
영화 보면 시간이 애매해서 술 마시고 말았는데,
토요일은 작정을 하고 나온 터라 시간 많겠다 해서
영화 볼 줄 알았다. 보고 싶은 영화도 있고...
그런데 갑자기 당구장을 가자네? 당구장?
이건 약속 시간 빌 때나 시간 때우는 용인데?
희원이가 회사 임원들이랑 당구장을 자주 가는데
자주 잃는다는... 음... 100이 쿠션볼을 치면 당연히 그렇지.
그 회사 임원들 100한테 너무하네~
어쨌든 당구를 쳤다. 신나게... 당연히 이기지... ^^
나오니 허기져서 밥을 먹었다. 맛나는 곳 있다고 해서 거시서 저녁을 먹었다.
그런데 다음에 무엇을 할까 고민을 했다.
뭐하고 놀지? 참 이렇거든... 남자 둘이면... 이런 거거든...
노는 데에 사전 계획이 없거든... ㅋㅋㅋ
비가 내린다. 오호라~ 비까지... 우산 없는데...
그래도 상관없다. 시원하네... 비 좀 맞지 뭐?
산성비? 머리 까져? 상관없다. 나 머리 숱 많다. 좀 빠져줘야 된다.
밥을 먹고 나오자 마자 친구가 그런다.
"당구 한 판 더 치자" 엥? 당구?
오호~ 당구라... 그래... 원한다면 쳐주마...
졌다. 200 다마가 100 한테 져부렀다~
그래도 괜찮다. 친구 아닌가? 쪽팔린 거 읍따~
그리고 술 마시러 갔다. 양주 마셨다.
천천히 마신다고 마셨는데 양주를 먹어서 그런지
머리가 아프다. 나가자는 신혼기라~
그래서 양주 반이상 남겨두고 나왔다.
나오니까 친구 하는 말~ "당구치자"
ㅋㅋㅋ 오늘 당구장 도대체 몇 번 가는지...
내가 지금 술 좀 됐다고 질 꺼 같나?
근데 아까 져서 복수전을 해라는 건가?
그래 조오타~ 가자... 술을 먹고 쳤지만 그래도 200 기본이 있지...
그러고 나니 새벽 4시다.
친구 만나서 거의 반이상을 당구장에 보낸 듯~!
친구 손바닥 까졌다.
얼마나 성의있게 힘줘서 쳤으면 손바닥이 까져서 물집까지...
친구네 집에 가서 자고 일어나서 짬뽕과 탕수육을 먹고
집으로 출발했는데 이미 오후다. 헐~
너무 늦게까지 놀아서 아니 당구를 쳐서
늦게까지 자버린 듯... 뭐 머리가 쪼매 아픈 것도 있었긴 했지~
근데 친구 옷을 준다. 세 벌 챙겨줬다. 살이 쪄서 못 입는다고...
세 벌 다 청바진데... 오호~ 좋아라~
한 벌은 새 거고(영국제 진) 두 벌은 입던 건데
그 중 한 벌은 30만원정도 가는 세븐진~ 오호~
난 모른다. 그런 거... 그렇다고 하길래 인터넷 뒤져봤지~
정말 그렇네... 어쨌든 잘 입어주마...
외국 진이라서 그런지 기장이 너무 길어서 좀 줄여야겠다.
근데 친구가 입던 거라는데 이거 어찌 입었을꼬?
나보다는 다리 짧을낀데... ^^
어쨌든 돌아오는 길에 버스 안에서 여전히 책을 봤다.
인문학 역시나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는다...
책을 읽다가 잠시 생각해봤다. 가끔 이러곤 한다.
지하철은 밖이 보이지 않아서 버스편이 있으면 되도록이면 버스를 탄다.
뭐 사실 강남에서 일산올 때는 일부러 버스를 타곤 한다.
지하철을 타면 갈아타야 된다는 것도 있고
지하철보다는 버스 정류장이 가깝다는 것도 있지만
일산행 버스 9700번 물(?)이 좋은 편이라서 애써 타려한다. ㅋㅋㅋ
어쨌든... 버스를 타면 주변을 볼 수 있어서 좋다.
경치라고 해봐야 빼곡히 들어찬 건물 밖에 없지만
그래도 지하철과 같지는 않지 않은가...
그래서 가끔씩 버스를 탈 때 잡생각이 많이 들면
책 읽다가 접어두고 창 밖을 보면서 생각에 잠기곤 한다.
신나게 놀았는데... 당구를 많이 쳐서 그런 것이 아니라
왠지 허전하다는... 사람 사는게 다 그런 거지~
왠지 모를 아쉬움도 생기고...
왠지 모를 허전함도 생기고...
같이 있을 때는 재밌고 그렇지만
또 다시 혼자가 되어야 하고
그러면서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고...
예전 홈페이지에는 다른 콘텐츠 업데이트 안 시켜도 유일하게
업데이트 시키는 것이 일기였는데...
사는 얘기가 줄어든 내 블로그...
내가 관심있어하고 지식적인 부분만을 채우려고 하는 듯한 것은 아닌지...
사람 냄새가 나기 보다는 좀 강하고 차가운 면만 있는 것은 아닌지...
왠지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든다.
너무 내가 세상에 찌들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뭐 사실 그것을 좋아라 하고 즐기는 나이긴 했지만
순수성을 잃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예전에는 기분 나쁘면 욕도 하고 실수도 많이 했는데
그것 자체가 순수했던 시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화를 내도 예전같지가 않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물론 인간이 성숙해짐으로 인해 좀 더 발전적인 모습으로 바뀌는
부분도 분명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런 면 외에도 순수성을 잃어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왜일까?
살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떤 때는 이런 생각 없이 무조건 내달릴 때도 있고
세상이 다 내 것인 양 생각들 때도 있고
세상에는 나 혼자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그게 인생인기라~
친구랑 당구 치면서 나는 이렇게 치고 싶은데
왜 이렇게 안 되냐는 친구의 말에 내가 이런 얘기를 했었다.
"당구도 인생하고 똑같니라" ㅋㅋㅋ
인생에 답은 없다.
다만 내가 믿는 바대로 소신있게 노력하면서 살면 되는걸~
때로는 이런 생각들로 나를 옭아매는 때도 있는 법이지...
요즈음 너무 혼자 일하고 혼자 다니고 혼자 뭔가를 생각하고
그러다 보니 사람이 그리워지는 때라 그런 듯...
예전과 달리 블로그를 쓰면서 이런 저런 사람들을 알게 되고
온라인 상에서 소통을 하고 오프라인에서도 만나게 되면서 최근 든 생각이 있다.
차갑고 냉정하고 많이 알고... 나를 수식하는 형용사들이
별로 인간적이지는 않는 것 같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상대를 많이 생각하고
격의없는 매우 인간적인 사람인데...
그게 아마도 블로그를 하면서 예전 홈페이지와 다른 점이 있다면
나를 너무 그런 쪽으로만 보여주려고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원래 홈페이지에는 항상 업데이트 되던 것이 일기였는데...
그것도 욕을 써가면서도 있는 그대로 내 심정 토해냈던...
블로그로 옮기고 나서는 그런 인간적인 부분이 많이 없어진 듯 하다.
물론 일기는 발행을 안 하니 못 봤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앞으로는 좀 지식적인 부분도 그렇지만(그거야 워낙 내가 욕구가 강하니)
인간적인 사는 얘기도 많이 적으려고 한다.
사람 냄새나는 블로그이면서 정보 많은 블로그로 만들어야겠다.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