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면 어김없이 가족이나 친지들이 모입니다. 예전부터 저는 지인들과는 정치 얘기는 하지 않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마치 종교와도 같이 자신이 믿는 사람의 입장만을 고수하게 되는 편협한 논리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뉴스 시간에 저녁을 먹으면서 어쩔 수 없이 정치 얘기가 자연스레 나왔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제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겁니다. 우리 나라 정치 현실에서 독자 행보해서는 안 된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안 될 수도 있지요. 생각의 차이 충분히 인정합니다. 그러나 안 될 거 같다고 그럼 될 사람 찍어주자는 건가요? 이건 아니죠.
최근 제 블로그에 유입 검색어 순위 중에 다음의 두 개가 상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이명박관련주식"이고 다른 하나는 "문국현관련주식"입니다. 테마주를 바라시는 분들에게는 문국현 관련 주식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명박 관련 주식은 재미를 볼 수도 있고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재미를 보셨다는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께 이런 얘기는 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에게 득이 된다 하여 그 사람을 찍고 실이 된다 하여 그 사람을 찍지 않는 논리라면 최근 뉴스에서 많이 나왔던 대기업 임원들의 얘기들을 두고 욕할 바 못됩니다. 자신도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명박 관련 주식으로 재미를 봤다 하여 이명박은 내 편 이런 식의 정치 논리는 곤란한 것입니다.
국민들이 이 나라의 국정에 관여할 수 있는 가장 유일한 수단은 선거입니다. 우리가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을 선출하는 선거 밖에 없습니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죠.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겁니다. 그 사람들이 누구냐의 핵심에는 리더가 누구냐입니다. 지금 시대에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리더의 상이 무엇인지의 관점으로 봐야지 내게 득이 되느냐는 관점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이명박 관련 주식으로 득을 보았다 해도 선거 때 투표권을 행사할 때는 그것과는 별개로 생각해야할 문제인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에게 잘 해주면 그 사람이 사기꾼이라고 해도 그 사람을 두둔하려고 합니다. 그 사람의 실체를 보려고 하지 않지요. 아무리 나에게 잘해준다 해도 그 사람이 그릇된 사람이면 상종하지 않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얘기해야 합니다. 아예 안 볼 사람이 아니라면...
사실 저는 문국현 지지자입니다. 그래서 이런 얘기를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지금껏 제가 투표권을 행세하면서(한 번도 빠진 적이 없습니다.) 이렇게 무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는 처음입니다. 흠이 없습니다. 한 번 찾아보시길... 제발 찾아서 흠을 알려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그냥 맞는 말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고개가 절로 수그러듭니다.
안 된다 안 된다는 부정적인 생각 상관없습니다. 그건 개인의 생각이니까요. 그러나 안 된다고 될 사람 찍어주는 그런 행동은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문국현 후보가 독자노선을 했던 이유는 이미 독자노선을 하기 이전에 그럴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문국현 후보가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지금 어느 정당과도 핵심적인 가치를 공유할 만한 터전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라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여건만 된다면 말이죠.
문국현 후보를 찍어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찍던 말던 개인의 판단이겠지만 안 될 꺼 될 사람 밀어주자는 식이 아니라 주체적인 사고를 갖고 누가 후보로서 제격인가를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안 되도 상관없으니 내 한 표는 당신에게 던지겠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될 것인가라고 생각하는 것이 기존과 많이 달라진 점이겠습니다. 단순히 이번 선거에서는 한 표 던지는 행동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 미약하나마 글로서 도움이 되고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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