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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독서

사회악에 대한 경제적 재해석 "디펜딩 더 언디펜더블"

디펜딩 더 언디펜더블 - 8점
월터 블록 지음, 이선희 옮김/지상사

전반적인 리뷰

2007년 9월 22일 읽은 책이다. 이 책은 독특한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우리가 사회적 통념상 악인으로 취급하고 있는 부류의 직종에 대해서 경제 논리로 해석을 하고 있고 이것을 "시장경제의 필요악"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책이다. 어찌보면 궤변적인 얘기라고도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내용 면면을 유심히 보다 보면 매우 논리적이고 설득적으로 얘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 책이 궤변이 아니라고 하는 부분은 이 책의 초반 Introduction 부분을 잘 읽어야 한다. Walter Block 교수가 논리를 펼치기 전에 전제 조건으로 삼은 세 가지 명제가 있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명제에 집중할 것이다.
1. 이러한 사회악들은 극단적인 특성의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2. 실제로 이들은 사회에 이익을 준다.
3. 만약 우리가 이들의 활동을 금지한다면 결국 손해 보는 것은 우리다.

1의 사항은 부연 설명이 되어 있다. 공격이라는 것에 대해서 한가지로 국한해서 정의를 내리고 있는데 그것은 "폭력의 이용"이다. 결국 1의 명제는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이들도 실제 사회에 이익을 주고 있고 그들의 활동이 사회악이기 때문에 금지되면 시장 경제에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을 아주 설득력 있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거론될 만한 부분인 "도덕성"과 "윤리성" 부분에 대해서도 미리 얘기를 하고 있다.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매우 다양해서 도덕적일 수도 있고 도덕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유주의에 입각하여 이 책은 도덕적이다 아니다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과 관계를 짓지 않고 경제적으로만 접근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 전제를 바탕으로 이 책을 접해야 한다. 사실 나 또한 매우 비판적인 독서가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몇몇 부분에 대해서 이견을 보일 수도 있었으나, Walter Block 교수는 이미 그러한 부분(윤리적이거나 도덕적인 부분)에 대해서 나올 얘기들을 예상이나 한 듯 기본 명제를 제시했기에 그것을 전제로 하고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거 읽은 사람들 리뷰 중에는 분명 도덕성 거론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책 Introduction 내용을 잘 읽어보면 관점을 이해할 수 있을 듯 싶다. 그러니 책은 꼼꼼히 읽어야 된단 말이야~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나름 경제의 논리에 대해서 얻은 부분들도 있었고 얘기를 풀어나가는 방식 또한 마음에 들었고 다루는 것들 또한 재미를 줄만한 것들이었기에 말이다. 경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목차

리뷰에 목차를 올려두는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 이 책은 목차만으로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여 올려둔다. 이유는 어떤 직종들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지가 목차에 다 나와 있기 때문이다. 목차만 읽으면 이 사람들이 도대체 시장 경제에서 어떤 도움이 되길래 그러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까 한다. 그것에 대해서는 각 직종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펼치는 책을 읽어봐야할 듯. :)

제1장 법외자와 금융관계자 (OUTLAW AND FINANCIAL)
무허가 택시 Gypsy Cab Driver
암표상 Ticket Scalper
부패경찰관 Dishonest Cop
화폐위조범 (Non-Government) Counterfeiter
구두쇠 Miser
상속인 Inheritor
고리대금업자 Moneylender
자선사업에 기부하지 않는 자 Non-Contributor to Charity

제2장 언론의 자유 (FREE SPEECH)
공갈협박꾼 Blackmailer
중상모략가와 비방가 Slander and Libeler
학문의 자유를 부정하는 자 Denier of Academic Freedom
광고주 Advertiser
만원극장에서 "불이야!"를 외치는 사람 Person Who Yells "Fire!" in a Crowded Theatre

제3장 섹스와 약물 (SEX AND DRUG)
매춘부 Prostitute
포주 Pimp
남성우월주의자 Male Chauvinist Pig
마약밀매상 Drug Pusher
마약중독자 Drug Addict

제4장 환경과 노동 (ECOLOGY AND LABOR)
노천 광산업자 Stripminer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 Litterer
저급품을 만드는 사람들 Wastemakers
살찐 자본가-돼지 고용주 Fat Capitalist-Pig Employer
동맹파업 파괴자 Scab
생산성 증대자 Rate Buster
아동 노동 착취자 Employer of Child Labor

제5장 직업과 거래 (BUSINESS AND TRADE)
노랑이 Curmudgeon
악덕 집주인 Slumlord
악덕 상점주 Ghetto Merchant
사재기 투기꾼 Speculator
수입상 Importer
중간상 Midleman
폭리 취득자 Profiteer


마약 판매상

책 내용을 요약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맛만 보여주려고 선택한 것이다. 위의 목차에는 마약 밀매상 Drug Pusher 로 제3장에 있는 내용이다. 마약을 금지했기 때문에 마약의 가격은 올라가고(구하기 힘드니 암거래가 형성이 되고 그로 인해 희소성의 원리에 의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다.) 그 때문에 사회 범죄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마약이 비싸기 때문에 중독된 사람들은 일반적인 직업을 갖고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마약을 살 수가 없고 그렇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금지한다고 해서 마약이 근본적으로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시장 경제의 논리로 따지면 수요자가 있으면 공급자는 생기게 마련이기에 근절될 수가 없는 것이다.

마약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짧고 굵게 살겠다는 선택을 한 사람이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은 아니다.(위에서 세가지 명제의 1번 사항을 염두에 두길) 오래 살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이들은 일찍 죽는 것을 알지만 즐기면서 살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기에 그것을 뭐라 할 수는 없는 것이라 얘기한다.

따라서 금지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팔게 되면 가격이 떨어지고 범죄를 하지 않고도 쉽게 마약을 구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영국에서는 그렇게 한다고 하는데 스웨덴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마약도 마약 나름이겠지만 어떤 종류의 마약이 공개적으로 팔리는 지는 사실 나도 잘 모르는 부분이다. 설마 필로폰을 팔지는 않겠지? :)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다음과 같은 의문점은 들었다. 물론 책에서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다.

- 마약을 해서 생기는 범죄가 많을까? 아니면 마약을 하기 위해서 하는 범죄가 많을까?
- 공개적으로 마약을 하게 되면 아무리 개인의 선택이라 하더라도 주체적인 판단을 하기 미흡한 아이들이 쉽게 구할 수 있다면 더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이러한 생각을 하면서도 이 책을 나름 읽어볼 만하다 생각한 이유는 나 또한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해석을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식의 해석은 아직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신선하고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정부의 개입과 시장경제

이 책에서 흐르는 일관된 논리는 시장경제 논리에 충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 시장경제 논리를 맹신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도 만들지만 위에서 Walter Block 교수가 밝힌 명제를 보면 이 책은 그 관점에서만 적은 책이다.

이 정도의 글을 적는 사람이 완전한 자율시장경제를 믿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정부의 개입은 되도록이면 최소화하라는 것이다. 이 점은 우리에게 시사점을 던져준다. 무조건 개입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현재의 정부 정책이나 정부 개입의 여러 일들을 보면 충분히 이 말을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쓸데없는 데에 개입을 하고 정작 개입해서 필요한 데에는 개입하지 않고 또 개입을 해도 적당선에서 개입을 해야지 주도하려고 하는 등의 구시대적 발상은 버려야 하지 않겠는가?

이는 경영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경영자가 신경쓸 것에 신경을 써야지 실무에 이래라 저래라 하면 그게 팀장이지 경영자인가? 되도록이면 전체의 그림을 보고 자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하는 역할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게 안 되었을 때 개입을 해서 제대로 돌아가게끔 하는 것이지 사사건건 개입을 하는 것은 아랫 사람 바보로 만드는 것이다. 창조 경영, 창의적인 사고를 외치면서 스스로 창의성을 억제하는 행태를 하는 모순은 도대체 어떤 이해에서 비롯된 것일까?


이 책의 한계

매우 명확하다. 세상이라는 시스템은 유기체와 같아서 단순히 경제 논리로만으로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에서 경제 논리는 매우 중요하지만 경제학자의 논리대로만 결코 세상은 움직여주지 않는다. 그만큼 복잡한 세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그러한 대안을 제시하려고 한다기 보다는 하나의 색다른 관점에서 접근을 해야하는 것이 옳을 듯 하다. 이게 이 책의 한계다.

그러나 그 내용들은 매우 흥미로운 것만은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