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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디지털

삼국지에 대한 논의는 언제나 재밌다

일산 블로거들의 맏형이신 한방블르스님과 MSN으로 얘기 중에 술 한잔 하자는 얘기에
일산 블로거 분들 연락해서 3시간 뒤에 모이는 급번개를 했다.
항상 모이면 멤버 4명에 모이는 곳은 항상 정해져 있고...
좀비님은 화정에 도착하시면 연락해 달라고 했더니 항상 모이는 그곳으로 직접 오셨다는...
다른 곳에 들어갈 수도 있었는데...

고기를 구워먹으면서 했던 얘기의 테마는 독서클럽삼국지였다.
사실 나는 삼국지보다는 대망을 더 낫다고 보는 입장인 것이
스케일의 차이도 차이이거니와 너무나 뚜렷한 캐릭터 세 명이 공존하고
그들을 보좌하는 가신과 주군과의 관계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많은 삼국지의 대부분이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의 역서이다 보니
허구에서 비롯된 일부 인물들의 영웅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인물 내면 세계에 대한 부분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 듯 하다.

거기다 나는 역사 소설이 사실 기반이 아닌 경우에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자료가 없는 경우에는 작가적 상상력이 개입이 될 여지는 있겠지만
그게 아닌 경우에는 야마오카 소하치나 시바 료타로와 같이 고증을 거친 소설을 좋아한다.
어쨌든 그 날의 테마는 삼국지였다.

삼국지에 대한 각종 서적을 모으실 꺼라는 한방블르스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어떤 역사적 견해에서 접근이 아니라 인물과 상황적 맥락에서의 이해로
이런 저런 재밌는 얘기를 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퍽이나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삼국지의 대부분은 우리가 읽은 텍스트에 의존하기 때문일 터.

그래도 세상을 살면서 겪은 경험과 인간에 대한 고찰에 기반하여
어떠한 상황에서 그럴 수 밖에 없는 삼국지의 캐릭터 얘기로 고기를 다 먹고
술도 다 비운 후에 얘기를 했었다.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이 삼국지로 독서토론을 해봐?

문제는 아직도 삼국지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많다고 하지만
사실 토론에는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 5명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대망을 더 선호하는데 대망은 32권이라 읽으라고 부담주기가 싫다. ^^
어쨌든 종종 보는 일산 블로거 분들이랑은 코드가 맞아서 좋다.
다들 책을 좋아하고 견해가 다른 것을 수용하며 나이를 떠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그러나 책만 얘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
2차로 간 바에서는 여자의 심리에 대한 깊은 고찰(?)을 했었다는... ㅋㅋㅋ
아무래도 일산 블로거 모임에는 여성이 필요할 듯 하다. 그래야 이런 얘기가 안 나온다.
이렇게 얘기하면 나는 여자 얘기를 별로 안 좋아하는 듯 보일 지 몰라 하는 얘기지만
사실 그런 얘기는 내가 주도하는 편이다. ㅋㅋㅋ

어제는 보통 11시 30분에 헤어지는데 12시를 넘어서 헤어졌다.
이러다 점점 날 새는 분위기로 가는 것은 아닌지... ^^
월요일이어서 그랬는지 한방블르스님 술 한잔 더 하자는 얘기 안 하신다. ㅋㅋㅋ
한방블르스님은 술 너무 즐기시는 듯... 일찍 일찍 다니셈~

이번은 번개였으니 다음번에는 일산 블로거 연말 송년회 분위기로 뭔가를 해야할 건데...
인원수가 적으니 이벤트 다운 이벤트는 힘들겠고 일산에 모여서 항상 다니던 코스에서
벗어나 조촐하지만 즐거운 송년회를 생각해 봐야겠다...
어차피 담달에는 읽을 책도 되도록이면 최소화하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