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일기예보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사실 나 또한 별 생각없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지. 공무원이 뭐 그렇지.'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을 했었는데 알고보니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요즈음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Global Warming(지구 온난화)로 인한 Climate Change(기후 변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통의 일기예보는 인공위성을 통해 관찰한 대기 상태를 대기의 순환이나 해류의 순환등을 고려하고 기존에 쌓인 수십년의 과거 데이터를 활용하여 예측한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 변화는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것이라는 점이다. 과학자들도 이렇게 빠르게 변할 꺼라고 상상하기 힘들 정도 수준이란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태풍이 발견되면 주변 기후와 발생된 시점의 여러 조건들을 통해서 이렇게 이동할 것이고 이 정도급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을 한다. 그러나 어떤 예측이든지 최대치는 과거 데이터를 미루어 짐작할 수 밖에 없다. 근데 Global Warming(지구 온난화)로 인한 Climate Change(기후 변화)로 인해 예상 외의 결과가 속출하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 정도급으로 성장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태풍이 이동하면서 변화된 기후의 영향으로 상상 이상으로 커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로 커질 지는 예측하기가 힘든 법이다. 요즈음과 같이 계속해서 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는 때에는 더더욱 말이다.
사람이면 누구나 첫경험에 대해서는 수많은 예측을 하기 마련이다. 그 첫경험이 좋은 경험이라면 설레임과 기대를 갖고 예측을 하겠지만 나쁜 경험이라면 과거의 나쁜 경험을 떠올리며 그 정도 수준까지겠거니 하고 안일하게 생각하기 쉽다. 아무리 과학자들이 경고한다고 해도 그들만의 외침으로 치부되어왔던 문제였고, 우선은 단기적인 이익만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꾼들 눈에는 보이지도 않았던 것이다.(미국의 카트리나를 떠올려보라.)
위에서 언급한 태풍과 같은 경우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Global Warming(지구 온난화)에 대해서는 몇차례 글을 적었지만 알면 알수록 단순하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이것이 잘못되었으니 이것을 고치면 되지 하는 문제와는 차원이 틀리다. 하나의 문제로 인해 발생된 다른 문제가 원래의 문제를 더 심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신문에서 외국에서는 기상 예측가들이 패션 트렌드 전문가로서도 활동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유는 어떻게 될 지 모를 기후 변화 때문에 예측가들의 힘을 빌어 몇 개월 뒤의 기후에 맞는 패션 트렌드를 예상하기 위해서란다. 어차피 옷을 만들어야 하고 기후 변화에 맞춰서 그렇게 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워 보이긴 하나 한편으로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왠지 모르게 오직 물질만을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어서다.
최근 금강산 관광을 다녀왔을 때의 얘기다. 일기예보를 보고 갔었던 나는 둘째날 구룡연 코스를 올라갈 때 비가 올 꺼라는 일기예보가 있는데 비가 와도 올라가느냐고 물어봤었다. 조장(가이드) 왈, "비 안 옵니다. 제 어깨가 쑤시지 않거든요. 우리가 기상캐스터보다 더 정확하게 맞춥니다. 장담하지요." 다음날 비는 내렸다.
아무리 뭐라 해도 전문가보다 우리가 나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들도 정확한 예측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작금의 시대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시대이고 거기에는 시행 착오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앞으로 그런 새로운 경험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그런 경험을 신선하다 받아들이기만 해야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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