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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람보를 보고 동생이 했던 말

학사장교로 있는 동생이 설날 당일 근무를 마치고 집에 왔다.
저번주에 왔을 때도 심야 영화를 둘이서 보러 갔는데 이번에도 보러 갔다.
남자랑 영화관 가기는 고등학교 때에 최민수 주연의 <테러리스트>를 본 이후로
처음이었던 것이 동생이랑 저번주에 둘이서 같이 간 것이었다. ^^

오늘 영화관을 가니 <람보4> 팜플렛이 있길래 뽑아서 살펴보고 있었는데
동생이 옛 기억을 떠올리며 이런 얘기를 하는 거였다.

람보 시리즈 중에서 우리 가족이 영화관에서 본 게 있어.
근데 그 때 람보가 허리에서 총알을 뽑는 장면이 있었거덩.
영화관 나와서 아버지한테 내가 물었다이가.
왜 람보가 총알을 뽑는데 사람들이 박수치냐고.
거 웃기지 않나? 총알을 뽑는데 왜 박수치냐고오~?

아마도 내 기억으로는 <람보2>인 듯 하다.
아버지께서 베트남전에 참전하셨기 때문인지 아버지는 전쟁 영화를 좋아하셔서
영화관에 가면 베트남전쟁 관련 영화를 보셨고 어머니는 영화관에서 주무셨던 기억이...
그 때 영화관에서 본 게 <킬링필드>, <플래툰> 뭐 그런 영화였다.

나도 동생이 그 장면을 얘기할 때 람보하면 기억나던 장면이어서 매우 신기했었다.
어찌 똑같은 장면을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같이 기억을 하는지...
그게 영화관에서 봤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당시 관객들이 박수를 쳐서 그랬나 보다.

어쨌든 동생이 얘기를 하는데 웃겨서 죽는줄 알았다.
그래. 맞아. 그 때 사람들이 분명히 박수를 쳤지. 왜 쳤을까?
영화의 마지막 부분도 아니고, 중간에 동굴 비스무리한 곳에서
화살인가를 손으로 빼내고 총알에 든 화약을 뿌리고 불을 붙이는 장면이었다.

뭐 그렇게 따지면 나는 <테러리스트> 보고 마지막 장면에서 박수를 쳤는데...
워낙 최민수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너무 멋있어서 쳤던 것인데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고 나만 박수를 치고 있길래 치다 말았다. ^^

그렇게 동생이랑 본 영화가 <찰리 윌슨의 전쟁>이란 영화였고
영화관 전체를 우리가 전세냈다. 둘이서만 보고 싶어서 전세를 냈다.
비용은 12,000원. 심야 시간이라서 그런지 우리 둘 밖에 없었다.
덕분에 두 다리 앞좌석에 올려놓고 쭉 뻗어서 집에서 컴퓨터로 영화보듯이 봤다.
태어나서 이렇게 사람 없이 본 적은 처음인 듯.
나중에 동생한테 물어봤더니 동생도 처음이란다.
거 동생이 아닌 여자였다면 참 좋은 그림이 되었을 텐데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