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평
2008년 4월 1일 본 나의 2,971번째 영화. 사실 어떠한 역사적 배경을 두고 있는 영화라고 하면 실제 당대의 사실들과 비교해보는 것도 영화를 보는 재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것과는 거리가 먼 듯 하다. 따라서 역사적 배경을 알고서 그것과 다르다는 관점에서만 보면 영화가 재미없을 수도 있다.
황후라고 하면 여황제를 칭하는 것인데, 중국 최초의 황제가 진시황제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 이전 시대인 춘추전국시대에 황후라는 말은 없었다고 봐야 옳겠다. 실제 이 영화의 원제는 <江山美人>(강산미인)이나 우리나라에서 제목이 <연의 황후>로 바뀐 듯.
전반적으로 재미있었다. 적절한 로맨스에 반전(反戰) 사상도 엿보이고 말이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결말의 허무함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아마도 영화를 봤던 사람이라면 다들 느끼는 부분일 듯. (다음부터는 스포일러 있음)
사랑: 비극적 종말
자신을 구해주고 상처를 낫게 해준 난천(여명)과 헤어지기 전날 밤
아쉬움 때문일까 고마움 때문일까 아니면 사랑 때문일까
난천의 옆에 가서 살포시 눕는 연비아(진혜림).
자신이 구해준 그 여자가 대연국의 공주라는 것을 알고서...
"당신이 대연국의 공주라고는 생각치 못했는데"
사랑 앞에서는 자신의 높은 신분이 때로는 사랑의 걸림돌이 된다.
"내가 원하는 건 당신 마음 속의 연비아에요"
전날 난천(여명) 옆에 누웠던 것은 사랑이었군. 빠르군. 단 며칠 만에... ^^
사랑을 찾아 황후(?)의 자리를 버리고 다시 돌아와서 재회하는 순간.
그리고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데... 이 영화 개봉 당시에 진혜림과 여명이 내한하면서
신문 기사에 이런 게 났었다. 진혜림의 화끈한 배드씬인가? 뭐 그런...
하여간 자극적이고 과장되어 표현하는 것은 스포츠 신문이 최고~!
결국 그들의 사랑을 비극적으로 만드는 것은 황후라는 신분에서 기인되는데...
연비아를 보내고 홀로 남아 피를 토하는 난천(여명).
패한 적 없는 삭월(朔月) 전사 난천의 최후.
나중에야 난천의 죽음을 알고 슬퍼하는 연비아(진혜림).
난천(여명)의 시체를 기구에 태워 날려보내면서...
명대사: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조나라 부왕을 생포하고 나서 연비아(진혜림)이 하는 명대사다.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왜 싸우는가?" 반전 사상이 돋보이는 대사였다.
명대사: 가장 멋진 말
"다시는 칼을 쓰고 싶지 않소"
"남자가 칼을 쓰는 것은 남을 죽이기 위함이 아니라 제 목숨보다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함이다"
아~ 너어어~~~무 멋진 말이다. 견자단의 카리스마!!!
명장면: 가장 감동스러운 장면
흥분한 대장군 설호(연비아의 오빠)를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대장군 설호의 부하들이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 대장군을 살리는 장면이다.
대장군 설호를 보내고 성문을 닫고서 대장군 설호가 도망갈 시간을 벌어준다.
"장군은 너희를 버리지 않는다. 죽으려거든 함께 죽자"
"장군... 우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명장면: One Man Hero
1대 몇일까? "누가 덤비겠느냐?"
가장 어이없었던 장면
본 사람들은 다 공감할 듯한 장면이다. 마지막 장면인데
저 자세에서 창을 저렇게 쓰기도 힘들지만 위의 장면에서 보면
창이 연비아(진혜림)의 손에 닿기는 좀 먼 곳에 떨어져 있었다.
상당히 아쉬운 장면이다. 어이없기도 하고... 막판에 영화 망친 듯한...
입장의 차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의 대사다.
"이건 야심이 아니라 이상입니다." 자신이 생각할 때는 이상이지만 남이 볼 때는 야심이다.
그러나 그 어느 누구도 그것이 이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인간은 배우지 않고도 알 수 있는 선험(先驗)적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우
01)
연장군의 심복 조이표 역을 맡은 인물인데 가만히 보니 <삼국지: 용의 부활>에서
장비 역을 맡은 인물인 듯 하다. 홍콩에서는 알려진 배우인가?
02)
이런 모습을 영화 속에서 보여주기도 하지만 진혜림 너무 이쁘다.
영화 홍보차 내한했을 때 찍은 사진인데 힐이 상당히 높다.
173cm(어떤 데에서는 177cm로 표기되어 있기도 하지만)의 큰 키에
저 정도의 힐이면 180cm 정도는 족히 넘었을 듯...
진혜림이 주연한 영화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라면 단연 <냉정과 열정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