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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지하철 막차에서 본 가장(家長)의 모습

가끔씩 지하철 막차를 타곤 한다. 막차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그래서 널럴하다.
나야 올빼미형이라서 그 시간이라도 별로 피곤함을 모르기 때문에 독서나 하곤 하지만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은 잠을 자곤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며칠 전 지하철 막차를 탔을 때였다. 나는 항상 지하철을 타면 귀퉁이에 앉는다.
척추가 그다지 좋지 않은 나이기에 귀퉁이에 앉아야
한 쪽을 기댈 수 있기 때문이다. 난 이 자세가 편하다.

아무리 막차라고 해도 사람이 전혀 없지는 않기에 긴 의자에 3~4명 정도 띄엄 띄엄
앉아 있기 마련이다. 종점이 다가오면 올수록 긴 의자에는 1~2명만 남게 되는데
며칠 전에는 긴 의자에 드러눕는 아저씨를 볼 수 있었다. 그리 흔하지는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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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보기 나쁘다 그런 생각 없다. 그 날 비가 온 날이었는데 갖고 있던 우산도 내팽개치고
그냥 드러눕는 모습이 술 한 잔 걸치신 듯 했지만 무척이나 피곤해 보였다.
근데 웃긴 것은 이 아저씨가 드러눕자 내 옆 자리에 있는 아저씨도 그 모습 보고 따라 눕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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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는지 모르겠다. 나도 이렇게 드러누워본 경험이 있다. 부산에서 열차를 타고 올라와서
지하철 첫차를 기다리는데, 열차에서 밤을 샌 지라 무척이나 피곤했었다.
첫차를 타 본 사람은 알겠지만 막차보다 훨씬 사람이 없다. 그래서 드러누운 적이 있다.

그들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여러 사람들이 타는 지하철에 여러 칸의 자리에 드러눕기 쉽지 않다.
그러나 사람도 별로 없고 앞으로 사람도 더 탈 것 같지 않은 막차였으니 드러누운 것이겠지.
얼마나 피곤했으면 남의 이목 신경 쓰면서도 드러누웠을까?

그래도 예전에 내가 드러누웠을 때는 지금과 같이 불연소재로 만든 딱딱한 의자는 아니었다.
이 의자 앉아보면 알겠지만 매우 딱딱하다. 그래서 누워도 그리 편하지는 않을 거 같은데...

이런 모습을 보면, 지하철에서 뭔 추태냐란 생각보다
지독한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이 시대의 가장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