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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격투기

K-1 Dynamite 2008: 미르코 크로캅 vs 최홍만



최홍만의 기량

경기 결과야 많은 사람들이 예상한 결과였겠지만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경기 내용이 어떠했느냐에 따라 이 경기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달라질 듯 하다. Aggressive한 공격이 그리 많지 않은 최홍만이기에 여기서도 적극적인 공격을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클린치 압박과 그라운드로 가려는 의지가 그리 보이지는 않았던 듯 싶다.

스탠딩 상태에서의 크로캅과의 대결에서는 KO패가 될 수 밖에 없으리라 예상했건만... 최홍만의 기량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극복해나가야할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쉽지 않을 듯 하다. 최홍만이 그렇게 쓰러졌지만 사실 경기장에서 관전하면 퍽퍽하는 소리가 마치 몽둥이로 때리는 양 무섭게 들린다. K-1 입식 타격가 출신인 크로캅의 킥 또한 그런 킥이다.

그런 것을 쉽게 생각하지는 않았던 최홍만이었겠지만 맞아보니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던 것이겠지. 계속되는 클린치 압박과 테이크 다운 시도가 없었던 것이 조금 아쉬운 경기였다. 몸무게가 20kg이나 빠져 수척해진 얼굴과 작아진 근육 사이즈가 그런 패배를 더욱더 측은하게 만들었다. 내 생각보다는 잘 싸우려고 노력했던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기량의 한계가 느낀다.


크로캅은 내리막

그러나 이 경기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이제 크로캅은 내리막길이라는 거다. 물론 경기결과야 TKO승이긴 하지만 그의 파이팅 스타일에서 예전과 다름을 확연히 느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패배라는 것이 크로캅의 머리에서 맴돌았는지는 모르겠다. 아직도 곤자가와의 경기에서 KO패를 당했던 그 경험을 잊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파이팅은 매우 소극적이다. 게다가 약간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하지 못한 경기 진행이 된다면 자기 스스로도 위축이 되는 듯한 모습이다. 원래 크로캅을 오래 전부터 좋아하지 않았던 것은 그가 왼발 하이킥으로 유명할 때부터였다. 너무 건방지고 거만한 그의 모습에 나는 크로캅은 언젠가는 톡톡히 당하리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도 그의 실력을 의심하지는 않았고 연이은 패배에 조금은 측은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크로캅은 달라진 것이 없는 듯 하다. 이번 최홍만의 경기에서도 미들킥이 low blow가 났는데 하는 행동을 보면서 왜 크로캅은 저번에 알리스타 오브레임 전에서 자기가 low blow를 당했던 때는 생각하지 못하고 저런 행동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번 경기 내용 그다지 잘 했다고 생각치 않는다. 최홍만을 소극적인 파이팅을 했다고 한다면 크로캅은 원래 크로캅보다 훨씬 더 소극적인 파이팅을 했다고 본다. 결국 크로캅은 이제 그 명이 다했다. 조만간 또 패배의 쓴 맛을 볼 것이라 생각한다. 한 때는 효도르를 위협하는 선수로 불리더니 그런 효도르는 아직도 세계 최강의 자리에 있는데 크로캅은 내리막길이다. 잘가라 크로캅~! 너는 여기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