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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공지영의 소설 '즐거운 나의 집'으로 논쟁이 붙다

독서클럽에서 잘 벌어지지 않는 온라인 논쟁이 벌어졌다.
누가 의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항상 독서클럽에서 토론이 논쟁적인 성격이 가미되다 보면
그 속에 항상 속해 있는 닉네임이 있다. 風林火山. 나다.
그래서 독서클럽 사람들이 베르베르의 소설 <>을 읽고
내가 전쟁의 신 아레스와 똑같다고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
(이거 자랑 아니지? 음... 그런데 뭐 있는 그대로...)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푸른숲

이번에 논쟁이 된 것은 공지영의 소설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리뷰 하나 때문이다.
그 리뷰에 덧글이 달리고 문학 전공자의 얘기와 나의 얘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덧글이 달리고 있는 중이다. 현재 30개의 덧글...
물론 다른 회원들도 개입을 하기도 하지만 살짝 개입하고 빠지는 식이고
현재 문학 전공자이신 퀼스님과 나의 격론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정작 리뷰를 적은 유니님은 개입을 안 하고 있고... 다른 분들은 모니터링만 하시는 듯.
생각 같으면 그냥 블로그 같은 데서 공개해서 격론하고 싶은데 근질근질하다.

문학 전공자이신 퀼스님이기에 또 연배도 나보다는 훨씬 많으시기에
예우를 갖추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문학을 많이 아는 것이랑
인간에 대해 깊이있게 고찰을 하는 거랑은 얘기가 다르다.
문학을 깊이 있게 이해한다는 것이 사실 나는 그들만의 리그인 경우를 많이 봐왔다.

이런 거다. 문학에 대해서 평을 하는 사람들은 문학성이라는 것을 얘기하면서
뭐랄까 이해하지 못할 얘기들을 해대는데 그것은 그들만의 리그다.
문학도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는 설파할 필요가 없는 내용인 거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오버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들은 그러면서 인간 내면에 대한 고찰을 잘 하는 양 해대는 것이 문제라는 거다.
그런 고찰이 그럼 정말 인간 심리를 잘 알고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깊은 사고를 수반한 다음에 오는 고찰인가 하는 건데 아니라는 거다.
내가 볼 때는 풋내기 수준의 입에 발린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거다.
입에 발린 소리, 듣기 좋은 소리만 해대서 인기몰이를 하는 거 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렇게 문학을 평하는 사람들 중에는 꼭 작가의 시대적 상황등을 들추며
자신의 지식을 뽐내려고 하는 듯 보이는데, 작가의 의도를 읽어내는 능력이
문학을 읽는 능력이라고 한다면 모르겠지만 내가 바라보는 문학이라는 것은
인간에 대한 내면의 고찰이라고 본다. 그런 게 없는 문학은 그냥 재미다.

이는 영화에서 내가 휴먼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과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해서 휴먼 드라마만 보지 않는 것은 때로는 재미를 위해서
보고 싶을 때도 있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나와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도 그것의 접점에는 인간에 대한 고찰이 있다.
인간에 대한 고찰에서는 나는 물러섬이 없다. 왜? 뭔 설득력 있는 얘기를 해야지~

입에 발린 소리, 듣기 좋은 소리만 해대니 이해가 안 가는 거다.
그래서 이런 얘기를 하면 할수록 나는 손해다. 적이 생기니까...
그런다 해도 나는 물러섬이 없다. 자신 있으니까.
그렇다고 내가 무조건 까대는 것도 아니고 인정할 꺼 인정하면서
내 생각을 드러내면 이해할 만한 사람은 이해하게 마련이니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문학이라는 말, 글이라는 말로, 이야기라는 말로 미화해서
덮어두고 좋게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 사람들 치고 사회 현상에서 이건 아니지 하면서 GroupThink를 하던지
군중심리에 휩쓸리는 경우 많다. 자기가 조금 문학이라는 것에 대해서 배웠다고 해서
문학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몰라도 인간에 대해서 얘기한다는 것은 오버다.

꼭 인문학을 배우고 철학을 배워야만 인간에 대해서 더 잘 아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인간에 대해서 얼마나 다양하고 깊은 사고의 과정을 해봤느냐의 문제다.
그것을 학이라는 테두리 내에서 해봤느냐 아니면 경험에서 해봤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입장과 상대의 입장, 상황과 환경적 요인의 이해가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것이고 그 속에서 매우 솔직하게 스스로에게 되물어보고
판단해야하는 것이지. 입에 발린 소리, 듣기 좋은 소리만 해서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난 그런 입에 발린 소리나 듣기 좋은 소리에 일침을 가하는 것에 능하다.
그것은 내 나름대로는 많은 사유의 과정을 통해서 내 논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논리가 항상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껏 계속해서 그런 논리에 수정을 가하면서
더욱더 탄탄해졌기 때문에 그리 쉽게 허물어질 수준은 아니라는 거다.
그래서 나이 드신 어른들과도 지적 담론을 즐길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언제 저거를 읽고서 내가 리뷰를 길게 길게 적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이 책을 낸 공지영이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정말 정말 해주고 싶은 얘기가 많다.
물론 공지영이라는 작가에게는 듣기 싫은 소리겠지만 말이다.
나보다 나이가 많고 글필이 있는 작가라 할 지라도 아직 인간은 덜 됐다.
한참 덜 됐고 자기 반성을 통해서 그것을 극복해야될 작가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