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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홍대 카페 물고기: 누가 여기더러 북카페래?

요즈음 홍대에 자주 가곤 한다. 그러다 시간이 남으면 혼자서 북카페에 가곤 한다.
내 핸드폰에는 홍대 북카페 지도가 있다. 아직 못 가본 곳이 있어서 남겨둔 것인데,
대부분 차를 댈 수 있는 주차 시설을 갖춘 곳이 없다.
그러다 주차 시설이 있어서 가게 된 홍대 카페 물고기.

차 문을 열고 내리는데 카페 내에서 음악 소리가 들린다.
여기 북카페 아니었나? 이상하네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도에 표기된 대로 그리고 여름날 지나가다가 본 기억을 더듬어서 들어갔다.


여름철에는 바깥에도 자리를 만들어 두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 지나가면서 보면, 자리가 꽉 찰 정도로 사람이 많았었는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평일 밤이라서 그런지 내가 간 날은 내부에도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내부를 보면 어디를 봐도 북카페 같다는 생각이 안 든다.
카운터 앞에는 드럼이며 기타 등등이 있었고, 바 형태로 와인도 팔고 있었다.
둘러보다가 책이 있는 곳에 자리를 차지했다. 한 쪽 귀퉁이에 있는...


그닥 책이라고 할 것이 별로 없었다. 나중에 계산할 때 직원한테 물어봤다.
"여기 카페 콘셉트가 뭐죠?" "글쎄요" "북카페라고 알고 왔는데 전혀 아닌데요" "북카페는 아니죠"

근데 책장에 붙어 있는 문구가 눈에 띈다. 책 4권을 제공하면 커피 한잔을 준단다.
그렇다면 책 한 권에 1,000원으로 쳐주는 셈인데, 지네들은 원가로 제공하잖아.
대가리에 총 맞지 않고서는 제공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다. 버릴 책이라면 몰라도.
이러니 책이 안 모일 수 밖에 없지. 역시 북카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누가 북카페 지도라고 올려놨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갖고 있는 게 틀린 것이다.
제발 좀 가보고 작성 하라고~~~ 북카페면 책이 많고 책읽을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지~


허름한 메뉴판을 뒤적거려 복숭아티를 시켰다. 보통 목이 마를 때 내가 잘 시키는 음료다.
아니면 카페라떼, 카라멜 마끼아또, 핫쵸코. 내가 시키는 거는 거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가격은 5,000원. 뭐 다른 여타의 카페와 비슷한 가격이다.


내가 앉은 자리 위에 있는 책들. 만화책이랑 일반 책이 거의 비슷한 비율로 있다.
조명등이 있길래 조명을 켜서 책 읽을 준비를 했다.


잠깐 인터넷으로 둘러볼 것 둘러보고 난 다음에 독서클럽 4월 토론도서인
더 리더를 읽을까 하다가 북카페에 가면 보통 갖고 다니는 책을 읽는 게 아니라
북카페에 있는 도서 중에서 골라서 읽기 때문에 이리 저리 없는 책들 뒤져가며
읽을 만한 책이 있을까 싶어서 골랐다. 그리고 선택한 책.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나는 이걸 읽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중간 중간에 의문이 들어서 인터넷으로 검색도 하면서 읽기도 했다.
나중에 책 다 읽고 나면 리뷰로 올리겠지만 대단한 사람은 아니다.

나름 자신의 말을 많이 들어주니까 자신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할 지는 몰라도
몇 가지 질문 던지면 당황스러울 꺼다. 그건 자신이 한 번도 스스로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부분일 테니까. 그만큼 생각의 수준은 낮다는 거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잘못되었다는 거는 아니다.
보통 여류 작가들에서 보이는 공통 부분이니...

그래도 좋은 일 하는데 그것을 두고 뭐라하랴~
그러나 그닥 존경할 만한 그리고 대단한 인물은 아닌데 그에 비해
유명세가 다소 포장된 감이 많다는 거다. 그 정도의 유명세를 가질 정도로
의식 수준은 높지 않다는 것만은 얘기를 하고 싶다.

예전에 '2008 서울 북 페스티벌'에서 저자와의 대화 시간에
공교롭게도 내가 참석한 날 한비야 저자가 왔었는데
지금껏 그녀의 저서를 읽어본 적이 없어서(물론 누군지는 알고 있었지만)
무슨 얘기를 하는가 싶어서 들어봤는데 그 때 떠오르던 책이 <시크릿>이다.

소위 말해 개나 소나 다 지껄이는 소리라는 얘기다. 별 다를 것도 없는...
그 때도 그랬지만 책을 봐도 여전히 느끼는 거는 역시 유명세에 걸맞는
의식 수준을 가진 사람이 드물다는 거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푸른숲

책을 한참 읽고 있는데 참 떠드는 사람 많다.
게다가 내가 앉은 자리 바로 옆에는 무슨 엔터테인먼트 하는 사람인가 보다.
앞에 앉은 가시내를 두고 "우리 강원도 놀러 갈래? 서해안으로 빠질까? 지금 쏘자"

그러는데 가시내가 그런다. 가자고. 헐~
요즈음 누구 리스트 하며 희생자니 뭐니 말이 많지만
솔직히 난 연예인 한다는 사람 치고 제대로 된 사람 드물다.
물론 아닌 사람도 분명 있다. 내 제일 친한 누나도 탤런트니까.
문제는 돈 없고 빽 없으면 쉽지가 않다는 거다.

그런데 굳이 연예인을 하겠다는 거는 어떻게 해서든 나도 남들처럼
유명세를 타고 돈도 많이 벌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 잡혀서 그렇다.
그걸 이용하는 무리들도 나쁜 놈들이지만(정말 그 쪽에 양아치들 많다.)
그래도 뜨려고 하는 의식을 가진 애들도 잘못인 거다.

드러나지 않았지만 연예계에서는 비일비재하고
지금 뜬 애들치고 그런 과정 안 겪은 애들 드물다.
더하고 덜하고의 차이지....

어쨌든 그런 시끄러움 속에서도 나름 책은 열심히 읽다가 11시 즈음에 나오긴 했는데
여긴 다시 찾을 곳이 못 된다. 시끄럽고 책도 별로 없고 북카페라고 보기 힘들다.
홍대는 좋은 북카페 많다. 지금 사진 다 찍어뒀지만 내가 올리지 못해서 그렇지.
추천할 만한 좋은 곳이 있으니 굳이 여기를 갈 필요는 없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