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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더 레슬러: 미키 루크의 팬으로서 짠했던 영화. 이 영화는 그의 일생이다.


나의 2,807번째 영화. 이리 저리 들리는 남우주연상 소식을 접하고서 영화에 대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이제서 찾아보고 나서 퍽이나 짠했던 영화다. 이 영화는 정말 미키 루크 자신의 일생에서 일면과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한 때 정말 미키 루크의 팬이었던 나였던지라 점점 이상해져가는 그의 모습에 많은 실망을 하긴 했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미키 루크의 존재감을 다시 일깨워주는 듯 했다.


나는 미키 루크의 팬

내가 본 그의 출연작들을 나열해보면(네이버에 올려진 정보를 기준으로), 비록 미키 루크가 조연으로 출연했긴 했지만 유명한 영화였던 <보디 히트>, <이어 오브 드라곤>, 헐리우드 최고의 섹시 가이임을 보여준 <나인 하프 위크>, 알란 파커라는 거장과 로버트 드니로가 출연했던 유명작 <엔젤하트>, <죽는 자를 위한 기도>, 성형 수술로 다시 태어난 주인공을 소재로 한 <쟈니 핸섬>, 험프리 보가트가 출연한 영화의 리메이크 작품인 <광란의 시간>, 터프 가이로서의 이미지를 보여줬던 <할리와 말보로맨>, <화이트 샌드>, <추적자>, <F.T.W>, <폴 타임>, <더블 팀>, <레인메이커>, 단역으로 출연한 <씬 레드 라인>, <겟 카터>, <써스펙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 <맨 온 파이어>, <도미노>, <씬 시티> 그리고 <더 레슬러>까지 22편.

그의 잘생긴 외모와 담배 피는 모습이 너무나도 멋졌기에 그의 팬이 된 이후로 그가 출연하는 영화가 나오는 족족 비디오를 빌려봤던 시절도 있었다. <할리와 말보로맨>부터 <폴 타임>까지의 영화가 그 시절의 영화들이다. 그러나 나오는 영화가 그다지 재미있지도 않았고 해서 그 이후로는 나오는 족족 빌려보지는 않고 들리는 그의 사생활이 그리 바람직 하지 않았기에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추억의 영화 배우가 되어 있었는데, 간혹 주연은 아니지만 영화 속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면 반가운 배우이긴 했다. 아니 안타까운 배우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듯.

<씬 시티>에서 마치 그가 망가진 자신의 얼굴을 활용하여 등장하는 듯해서 퍽이나 안타까웠던 것도 과거의 그를 꾸준히 봐왔던 팬의 입장이라면 다들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사실 브루스 윌리스가 <다이 하드>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을 때, 미키 루크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기에 브루스 윌리스는 미키 루크 짜가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을 정도였으니 나에게 미키 루크라는 배우는 남자로서 이상향에 가까운 그런 배우였다.


미키 루크: Mickey Rourke


이게 미키 루크의 젊었을 때 모습이다. 정말 잘 생겼던 시절의 모습. 사실 나는 제임스 딘이나 리버 피닉스를 개성이 강한 배우였다고 생각하지 잘 생겼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그러나 미키 루크만큼은 정말 잘 생겼다는 생각을 했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 당대 헐리웃 섹시 가이로 불리웠던 그 의 말끔했던 모습이 점점 달라지게 되는 건...


바로 복싱 때문이었다. 복싱을 워낙 좋아해서 프로 복서로서도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아는데, 복싱을 하면서 코가 여러 번 내려 앉아서 그 때부터 성형 수술을 하게 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다 성형 중독이 되었는데 항간에 나도는 소문으로는 마약을 하면서 망가지기 시작했다고도 하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1987년작 <엔젤 하트>에 나온 미키 루크의 터프한 모습이다. 내가 미키 루크를 좋아하는 것은 단순히 잘 생기고 매끈하고 섹시 가이라서가 아니다. 잘 생기면서도 매우 터프하고 남자다운 모습이 매우 매력적이었고 담배 피우는 모습이 너무나도 어울렸던 배우로 기억한다. 지금으로부터 21년 전의 미키 루크의 모습이지만 미키 루크 하면 나는 이 사진과 같이 수염난 얼굴에 헝클어진 머리와 담배가 생각난다.


나는 그의 머리 스타일도 좋아했다. 잘 생긴 외모 덕분에 그냥 대충 머리를 해도 멋지기는 했지만 금발의 머리를 올백 스타일로 한 그의 모습이 너무나 멋져보였다. 이 때까지만 해도 얼굴이 망가지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이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으니 안타까울 수 밖에...


얼핏 보면 브루스 윌리스와 닮은 구석도 있는 게 사실이다. 나이가 들어서 얼굴이 늙어보이는 면만 있는 게 아니라 점점 얼굴 형태도 그렇고 얼굴 피부가 많이 망가지기 시작하는 단계다.


그나마 최근인 2005년작 <도미노>를 보면 그래도 얼굴에 상처는 많지만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터프함과 매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씬 시티>에서는 너무 과했다.


그리고 지금의 미키 루크 모습. 살까지 쪄서 더욱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다. 입술도 보톡스를 맞은 마냥 두툼하고 말이다. 그냥 곱게 늙었다고 하기가 힘든... 그래서 안타깝다. <더 레슬러>에 나온 그의 얼굴에서는 예전 모습을 눈 주변과 눈매 외에는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 영화 <더 레슬러>의 마지막 대사가 무척이나 짠했던 영화였다. 대사를 읊고 있는 미키 루크 자신도 아마 짠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비록 지금은 많이 망가져서 옛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에겐 이렇게 잘 생기고 터프한 미키 루크의 멋진 모습으로 간직되고 싶은 배우다.

남은 인생의 여정 중에는 지난 과거를 거울 삼아 자신을 내동댕이 치는 그런 삶을 살지 않고 연기파 영화 배우로서 팬들의 가슴 속에 남기를 소망해 본다. 어렸을 적에 내 방 한 켠을 그의 사진으로 장식하던 추억을 떠올리면서... 미키 루크의 팬이라면 이 영화를 강추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