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812번째 영화. 싸이더스 FNH 서포터즈로 활동하게 되면서 받게 된 예매권으로 본 영화다. 최근에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라 2005년도 작품이 개봉한 것인지라 볼까 말까 망설였던 영화였다. 그러다가 최근에 영화관에서 내려오기 전에(생각보다 흥행이 안 된 듯) 보게 되었는데 기대를 안 했던 탓인지 꽤 괜찮은 영화였다.
사실 제이슨 스타뎀, 웨슬리 스나입스가 나온다고 하면 그 둘의 통쾌한 액션씬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액션씬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세 명의 주인공 중에 두 명이 액션 배우로 꽤 이름이 있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스토리에 충실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그 스토리가 꽤 재미있었던 영화다.
카오스 이론: Chaos Theory
무작위성 속의 법칙. 이는 이 영화 리뷰를 적기 바로 이전에 적은 리뷰인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노잉>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다. 내가 카오스 이론을 처음 접한 것이 1990년대 중반 즈음에 책을 통해서다. 그 당시에는 카오스 이론이라는 것에 대해서 사실 지식 수준이 얕아 이해하지 못했던 듯 싶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경험이 풍부해짐에 따라 카오스 이론은 단지 과학의 영역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인간 세상 도처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만약 카오스 이론을 이해한다면 세상을 보는 눈도 충분히 그에 맞게 바뀌어야 된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 이론을 맹신한다거나 과학만이 절대적이라고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밝혀내지 못했을 뿐 그것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다는 것이기에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단지 밝혀내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고 진실이나 진리가 아니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는 거다.
영화 속의 무작위성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카오스. 영화 속에서 보이는 카오스는 카오스답다는 생각보다는 카오스 이론의 개념을 차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연쇄 살인범이 더 무작위성에 가깝고 그 속에서의 법칙 즉 그런 연쇄 살인범의 행동 패턴 속에 보이는 공통 분모가 카오스 이론에 더 가깝다. 결국 무작위성 같이 보여도 그것이 작위에 의한 것이지 무작위는 아니기에 무작위성이라는 것이 무작위성 답지 않았던 것이다.
따라서 카오스 이론에 잘 부합한다기 보다는 거기서 모티브를 따온 것 정도이다. 그러나 내용 전개와 함께 마지막 반전 또한 무난했기에 재미는 있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중에 <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영화가 있다. 의도적인 함정과 함께 결말의 반전이라는 것이 이 영화 <카오스>와 비슷하다. 비록 제이슨 스타뎀, 웨슬리 스나입스의 액션씬을 볼 수는 없었지만 생각보다 스토리가 괜찮아서 추천한다. 개인 평점 8점.
덧) 라이언 필립은 스마트한 역에 꽤 잘 어울리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