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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크로우즈 제로 2: 진정한 강자란 사람을 얻는 자


나의 2,834번째 영화. <크로우즈 제로>를 너무나 재밌게 봤었고 보면서 2편이 나오길 기대했었는데 올해 <크로우즈 제로2>가 나와서 너무나 반가웠다. 대부분의 학원물이 마치 폭력을 일삼고 그 속에서 어줍잖은 의리를 내세우는 듯 보여도 결코 그렇지는 않다. 사회에 나와보면 오히려 그런 친구들이 더 의리있고 친구를 인간적으로 대해주는 경우도 많다.


스즈란 vs 호센


<크로우즈 제로>에서 겐지가 스즈란을 평정한 듯 보였지만 여전히 세리자와와 겐지는 스즈란의 양대산맥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크로우즈 제로2>에서는 스즈란 내에서의 싸움이 아니기에 스즈란이 힘을 합쳐서 싸우는데 이 때 스즈란의 1인자가 가려지게 된다. 스즈란만큼 강한 호센. 과거의 사건 때문에 휴전을 하고 있던 두 고교는 멋모르는 겐지가 휘두른 주먹으로 휴전 협정이 깨지게 된 것. 패싸움과 함께 1:1의 맞짱까지 볼만했던 영화였다.


진정한 강자


<캠퍼스 블루스>도 그렇지만 학원물은 대부분 진정한 강자의 조건은 항상 똑같다. 강하긴 하지만 힘만으로 강한 게 아니라 따뜻한 인간미가 있는 강함이어야 한다는 것. 그게 단순히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는데, 요즈음 시대는 그걸 너무 자신의 이익에만 활용하는 듯하다. 진정성이란 결코 그런 게 아닌데 말이다. 이런 점을 <크로우즈 제로2>에서는 잘 보여준다.

겐지는 처음에 호센과의 패싸움 때문에 자신의 존심을 버리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부탁한다. 그러나 힘으로만 사람을 대했던 겐지기에 따르는 사람은 소수였다. 그러자 자신이 만든 GPS라는 단체마저 해체시키고 싸워봤자 싸움이 안 되니 해산하라고 한다. 그렇게 얘기를 하면서도 자신은 싸우기 위해 홀로 호센고교로 향한다. 겐지가 혼자 싸우려고 한다는 걸 유일하게 눈치챈 건 세리자와. 그걸 읽어낼 줄 아는 이 또한 진정한 강자인 법이다.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질 것을 알면서도 홀로 가는 겐지. 무엇이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대로 행동하되 때로는 남을 생각하고 욕을 들어도 이게 맞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행동할 줄 아는 게 중요하다. 남들이 뭐라 생각할 듯 하기에 약해지고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드러내는 건 진정한 강함이 아니라 강한 척일 뿐이다.

학원 폭력물로 취급하여 3류 영화로 취급하기 쉽지만 주먹을 돈으로 바꿔서 적용해보면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과 똑같다. 재미는 <크로우즈 제로>보다 덜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크로우즈 제로2>가 더 낫다. 사람을 얻는 자가 진정한 강자라고 해도 보여주기 위해서 사람을 얻고, 사람을 얻기 위해서 보여주는 그런 모습 속에서 진정한 강함이 아니라 강한 척 하는 모습만 찾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