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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격투기

UFC 100 이후 기대되는 종합격투기 경기들

요즈음 공교롭게도 포스팅을 한다 하면 종합격투기 중심이다. 의도적으로 포스팅을 삼가하는 부분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종합격투기만 포스팅하려고 하는 건 아닌데 포스팅할 게 너무 많다 보니 가벼운 마음으로 포스팅을 하려고 하다보니 그런 듯. 어쨌든 요즈음 브록 레스너의 UFC 헤비급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이후로 효도르의 대항마로 손꼽히다 보니 여기에 많은 격투기 팬들이 관심을 가지는 듯. 그래서 더욱더 종합격투기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Affliction Trilogy: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vs 조쉬 바넷


8월 1일 sherdog.com의 집계로 현재 종합격투기 헤비급에서 랭킹 1위인 효도르와 랭킹 2위인 바넷과의 경기다. 상대 전적을 비교해보면 조쉬 바넷은 크로캅에게 3번이나 졌고, 효도르는 크로캅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두었다. 이 때문에 조쉬 바넷은 극강의 타격가에게는 약하다는 평을 받고 있긴 하지만 지금 다시 재대결을 한다면 또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다. 퀸튼 잭슨이 프라이드 무대에서 반드레이 실바에게 계속 졌지만 UFC에서는 달랐듯이 말이다.

경기 예측

조쉬 바넷의 파이팅 스타일을 보면 매우 끈질기고 내구력이나 지구력도 좋기 때문에 쉬운 상대인 것은 결코 아니지만 효도르를 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분명 있다는 점 때문에 효도르의 승리를 예상한다. 문제는 판정승이냐 아니면 KO냐를 예측하는 게 더 의미있지 않을까 싶은데 나는 KO를 예상한다. 그건 크로캅전에서 보였던 조쉬 바넷의 경기를 통해서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은 효도르이기에 아무리 조쉬 바넷이 그라운드로 몰고 가려고 해도 효도르에게는 통하지 않을 듯하다. 오히려 테이크 다운 능력이 탁월한 효도르가 조쉬 바넷을 그라운드로 몰고 가서 파운딩할 가능성이 더 높다. 조쉬 바넷이 테이크 다운 능력이 좋았다면 왜 크로캅은 테이크 다운 해서 자신의 그라운드 테크닉을 쓰지 못했을까?

효도르는 팀 실비아 전에서 보여줬듯이 헤비급에서 찾아볼 수 없는 빠른 핸드 스피드를 활용하여 타격을 앞세우면서 적절한 테이크 다운과 파운딩으로 공략할 것이기 때문에 효도르와 상대를 하려면 타격에서 우위에 있으면서 테이크 다운 방어 능력이 우세하던지, 테이크 다운 능력이 우위에 있으면서 그라운드 능력이 탁월하던지 해야 하는데 그런다 해도 효도르는 그에 맞는 전략을 들고 나오기 때문에 경기를 잘 풀어나가야 이길 수 있다고 본다.

이 경기는 그리 기대하는 경기는 아니다. 어떻게 승부가 날까라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어떻게 이길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 그런 듯. 조쉬 바넷의 능력을 낮게 보는 건 아니지만 효도르에 비할 바는 아니라는 생각에 효도르의 KO승을 예상해본다.


UFC 102: 랜디 커투어 vs 호드리고 노게이라


8월 29일 열리는 UFC 102에서 랜디 커투어와 호드리고 노게이라의 매치가 열린다. 랜디 커투어는 최근 브록 레스너에게 헤비급의 왕좌 자리를 내주었고, 호드리고 노게이라는 프랭크 미어에게 잠정 타이틀을 내주었다. 둘 다 노련한 파이터인지라 승부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경기다. 노게이라는 프랭크 미어와의 경기에서 좋지 못한 컨디션 속에서 경기에 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프랭크 미어와의 재대결을 원하고 그를 위해 또 많은 경기를 가져야만 한다는 걸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바다. 프랭크 미어를 옥타곤에서 이기지 않고서는 은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으니 노게이라에게 이 경기는 프랭크 미어와의 재대결을 위해서는 꼭 이겨야만 하는 경기라 하겠다. 그러나 상대는 나이가 많아도 노련한 랜디 커투어라는...

경기 예측

랜디 커투어는 그라운드에서 승부를 보기 보다는 스탠딩 타격과 연결되는 그라운드에서의 파운딩을 생각할 듯하고, 노게이라는 강한 상대와의 경기에서 항상 보여왔듯이 스탠딩으로 복싱 스타일을 구사하다가 상대의 타격에 넘어지면서 상대를 그라운드로 끌고와 승부를 보려고 할 것이다. 문제는 랜디 커투어의 레슬링 실력도 만만치가 않다는 점. 그래서 다소 지리한 경기 진행이 될 수도 있다.

스탠딩에서야 랜디 커투어가 적극적으로 나선다 하더라도 그라운드로 가면 아무리 레슬링 실력이 좋다 하더라도 상대는 노게이라인지라 쉽사리 행동하기는 곤란하니 말이다. 누가 이긴다는 예측은 정말 힘든 경기지만 아주 근소한 차이로 둘 중에 하나가 판정승으로 이기지 않을까 한다. 누가 적극적으로 공격하느냐, 누가 포인트를 충실히 쌓느냐에 승부가 달려 있으니 매 라운드가 다 중요할 듯.

그런데 효도르의 인터뷰 내용이 눈에 밟힌다. 프랭크 미어에게 KO패 당한 노게이라를 보면서 효도르가 이런 얘기를 했다. 언젠가는 KO패 당할 줄 알았다고. 이유는 노게이라는 경기를 하면서 너무 많이 맞는다는 거다. 그 데미지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몸이 못 버티는 순간이 온다는 것. 충분히 일리 있는 얘기다. 아무리 정신력이 좋다 하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육체적인 한계.

만약 이번에 랜디 커투어에게 노게이라가 KO패를 당한다면 효도르의 말을 노게이라는 잘 새겨들어야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격투가로서의 명예를 중시한다고 해도 우선 자신의 몸을 챙기는 게 순서라 생각하기에.(물론 그게 격투가에게는 쉽지 않은 거라 생각하지만) 어떻게 될 지야 경기를 해봐야 아는 거지만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면 노게이라가 KO패를 당하기는 쉽지 않을 듯.


UFC 103: 미르코 크로캅 vs 산토스

여러 우여 곡절 끝에 미르코 크로캅이 UFC로 돌아왔다. 내막을 들어보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나는 UFC 식의 비즈니스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방식의 그런 UFC 운영 체제는 마치 인간을 기계로 보고 사업의 목적으로 돈으로만 보는 미국식 비즈니스 방식의 전형적인 산물임을 잘 보여준다. 이 때문에 효도르도 UFC랑 계약을 하려고 하지 않는 거다. 난 충분히 효도르의 그런 입장을 이해한다.

어쨌든 내가 생각하기에는 크로캅이 드림으로 자리를 옮기면 그 다음 수순은 M-1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한 듯하다. 언제는 다시는 크로캅이 UFC에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하더니만 이제 다시 달래서 크로캅을 데리고 왔다. 물론 나는 크로캅을 인간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선수로서 자질을 논하기 이전에 인간 크로캅에 대해서는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거다. 그렇지만 훌륭한 파이터인 것은 분명하다.

경기 예측

이번에 싸울 상대인 산토스는 크로캅보다 6cm 크고 8kg 더 나가는 신예인데 킥복싱을 베이스로 하고 화끈한 경기를 펼치는 파이터인지라 꽤 재밌는 경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나는 이 경기에서 크로캅이 얼마나 자신감을 회복하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진다 생각한다. 최근의 경기들을 보면 다소 그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아무래도 타격가는 타격으로 종말을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타격가로서 무패 행진을 벌이는 경우는 거의 없는 듯. K-1만 봐도 그렇듯이) 최근의 경기를 통해서 그가 다소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자신감 회복을 위해서 다소 그의 명성에 걸맞는 상대가 아닌 약한 상대들과 경기를 벌이던 게 아닌가 한다.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집중한다면 크로캅이 이기리라 생각하지만 상대는 젊고 크로캅을 화끈하게 이겨서 좀 더 나은 위치에 오르고자 하는 젊은 파이터인지라(크로캅과 10살 차이) 이에 크로캅이 당황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종합격투기로서의 34전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니 노련하게 잘 대처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크로캅이 진정한 파이터라면 챔피언 벨트라고 하는 선수로서의 궁극적인 목적 이외에도 노게이라 처럼 자신에게 패배를 안겨줬던 선수와 재대결을 통해서 자신을 증명해보이는 것도 필요하다 본다. 왜 가브리엘 곤자가나 칙 콩고와 재대결을 하려고 하지 않는가? 내가 만약 크로캅이라면 재대결을 통해서 내 존재를 증명할텐데 말이다. 그러지 못하는 건 그만큼 자신이 없어서다.

그러면서 효도르와는 재대결을 원한다. 이게 자신이 있어서 그렇다고 할 수 있을까? 효도르에게는 져도 할 말이 있어서 그런 거다. 그리고 잘 해서 이기면 한방에 세계 최고를 쓰러뜨린 전무 후무한 기록을 갖게 되는 거니 어느 경우가 되어도 자신은 이익 밖에 안 된다. 그런 생각으로 그러는 거지 자신이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다. 매우 계산적이다.

노게이라는 그렇지 않다. 노게이라는 상대가 누구이든 자신에게 패배를 안겨줬다면 재대결을 원한다. 그리고 재대결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유일하게 재대결에도 패배를 안겨줬던 인물이 바로 효도르. 그 외에는 재대결을 해서 항상 이겨왔다. 그러나 크로캅은 그렇지 않다. 그만큼 자신없다는 소리다. 그런 면 때문에 훌륭한 파이터이지만 나는 크로캅을 인간적으로 싫어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지기를 바라는 건 아니다. 단지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냉정하게 볼 뿐. 물론 마음으로는 제발 크로캅이 져서 종합 격투기 무대에서 사라져주길 바라지만 사람이 항상 변하듯이 크로캅도 언젠가 바뀔 수도 있는 법이니까 여지는 남겨줘야 한다. 이번 경기에서는 크로캅이 이길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기고 나면 가브리엘 곤자가나 칙 콩고와의 재대결을 외쳐라~!


UFC 104: 료토 마치다 vs 마우리시오 쇼군

10월 24일 열리는 라이트헤비급 타이틀 매치.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나열한 경기 중에서 가장 기대되는 경기다.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두 선수인지라 어떻게 경기를 펼칠지 매우 궁금하다. 마우리시오 쇼군은 프라이드 시절부터 팬이었고 당시 같은 체급이었던 반드레이 실바를 스승으로 두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반드레이 실바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했던 선수였다.

료토 마치다는 UFC 79에서 그의 경기를 보면서 이 선수는 뭔가 다르다고 느꼈고 그 이후로는 그의 경기에 관심을 가졌었는데 결국 라이트헤비급 왕좌에 올랐다. 이 두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이기에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고 개인적으로 여러 경기들 중에서도 가장 기다려지는 경기다. 누가 이기든 경기 결과를 떠나 그들의 팬인 나로서는 그들이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랄 뿐.

경기 예상

아무리 그런다 하더라도 예상을 하자면 료토 마치다의 우세승을 주고 싶다. 이유는 료토 마치다는 마우리시오 쇼군에게서 볼 수 없는 색다른 면이 있는데 그건 단순히 기술을 터득하고 체력을 보강하는 식의 육체적인 부분이 아니라 멘탈적인 부분이 그렇다는 거다. 게다가 지지 않는 경기를 펼치는 료토 마치다의 노련함은 상대 선수가 강하고 약하고를 떠나 달리 봐야할 부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 다 좋아하는 파이터이고 쇼군의 화끈한 경기 스타일을 매우 좋아하지만 그런 것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멘탈적인 부분이 가미되지 않아서는 안 되는 법이라는 걸 알기에 료토 마치다의 우세승을 주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경기야 해봐야 아는 것이니 재밌게 관전해 볼 생각이다. 과연 누가 어떻게 이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