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860번째 영화. 감독은 피터 잭슨이 아니라 닐 블롬캄프라는 30세의 젊은 감독이 맡았다. 피터 잭슨은 제작을 담당한 것. 아무래도 홍보를 할 때 유명세를 이용해야할 필요가 있다보니 보통 그렇게 하는 것이지만(스티븐 스필버그나 제리 브룩하이머 사단이라고 많이 언급되지 않는가?) 난 처음에 피터 잭슨이 감독을 맡은 줄로 알았었다.
아는 배우 하나 나오지 않지만 영화는 꽤 괜찮았다. SF 영화지만 현란한 특수 효과보다는 스토리가 꽤나 흡입력이 있었기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게다가 영화가 기존 영화와는 다른 면이 분명 있다. 다큐멘터리 비슷하다고나 할까? 이 젊은 감독(이 영화의 감독은 내 동생과 나이가 같다.)이 CF나 M/V 감독 출신이라서 그런지도...
특이한 설정이라고 한다면 이 영화에서 외계인은 지구를 침공하는 게 아니라 지구라는 별에 이주하러 온 것이다. 어떤 이유로 인해 지구에 도착하게 되었는 지에 대해서는 영화 속에서 드러나지 않지만 공격적이다기 보다는 다소 사고뭉치로 그려지고 있다. 지구인들의 배려로 그들은 디스트릭트 9이라는 구역에 거주하게 된다는 게 퍽 재밌는 설정이다.
디스트릭트 9은 인간이 출입 금지된 구역이지만 디스트릭트 9 바깥 구역은 외계인을 위한 팻말도 있다. 그러나 이런 설정은 초기에 영화에 대한 흥미 유발에는 적합했던 듯싶다. 그 이후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스토리에 몰입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디스트릭트 9에서 나오는 외계인은 기존에 보아왔던 수많은 외계인들과 특이하게 다른 점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한가지 궁금했던 점은 어떻게 지구인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을까였다. 게다가 왜 지구에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실마리도 제공해주지 않는다. 아마 이런 내용들은 2편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영화를 보면 2편이 나올 수밖에 없다.
기존의 외계인 관련 영화와 다소 다른 면이 많지만 재밌다. 벌써 나는 2편이 기대된다. 왜냐면 아마도 2편을 생각하면 복수, 침공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스토리가 전개가 될 지 사뭇 궁금하다. 같은 외계인 영화라도 색달랐던 디스트릭트 9이기에 2편도 기존의 외계인 침공과는 다르게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개인 평점 9점의 추천 영화.
이 영화는 특이하게도 예고편은 정말 재미없다. 예고편과는 달리 영화는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