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고 하기 보다는 만화인데 단행본으로 나왔다. <한국의 부자들>이란 초대형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허영만이 일간지에 연재했던 것을 두 권의 책으로 엮어서 냈는데 재밌게 봤다. <한국의 부자들>은 오래 전에 봤는데 <부자사전>이라는 책으로 보니 새롭더라는...(내용은 거의 똑같지 않을까 한다. 하도 오래 전에 <한국의 부자들>을 본 터라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일간지에 연재된 것을 엮어서 낸 것인지라 1권과 2권이 동시 출간되었다. 여기서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을 얘기하자면 1권과 2권이 동시에 출간이 되었다면 판매 부수에는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짐작하겠지만 당연히 1권 판매부수가 2권 판매부수보다 월등히 많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대부분 사람들이 '1권 보고 괜찮으면 2권 사지'라고 생각하기 때문.
보면 알겠지만 같은 날 나왔는데 1편은 9쇄고 2편은 6쇄다. 최근 나오는 책들 중에 2달 내에 이 정도 판매되는 책은 정말 베스트셀러 외에는 없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건 꽤 괜찮다고 본다. 같은 내용이라도 만화와 글은 맛이 다르니까. OSMU 측면에서 봐도 괜찮은 듯하고 말이다.
내용이 재미있어서 1, 2권을 한달음에 읽어내려갔다. 책도 그렇지만 나는 만화책마저도 빨리 읽지 못한다. 그래도 재미있어서 빠르게 읽어내려갔다. 다만 이 책을 읽고서 많은 이들이 부자가 되어야지 하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겠지만 주의해야할 부분들도 분명히 있는 게 사실이다. 여기에 소개된 익명의 부자들 중에는 그다지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는 점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법이 그러하기에 법을 활용하여 돈을 번 부동산 부자. 뭐 그런 거야 내 기준에서는 똑똑하다고 본다. 그것 때문에 부동산에 거품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그런 기회를 제공하게 해준 정부 정책 집행자들의 잘못이 더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거는 그렇다 쳐도 내가 문제를 삼는 부분 중에 하나를 콕 짚어서 얘기하자면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식의 사고방식이다.
줄 돈은 최대한 늦게 주고 받을 돈을 빨리 받는다. 뭐 이런 개같은 원칙이 다 있는지 모르겠다. 이건 어떤 독재자가 했던 말과도 맥이 닿는다.(누군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스탈린이었던가?) 1명을 죽이면 살인자가 되지만 100만명을 죽이면 영웅이 된다. 분명 내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기억이 있는데... 못 찾겠다. 무슨 키워드로 검색해야 나오는지 모르겠다. 귀찮아~
그 때 내가 포스팅한 글에 아마 이런 내용으로 이 논리의 허점을 꼬집었었다. 그 100만명 중에 니 가족이 있다면? 자신은 죽이는 입장이고 죽임을 당하는 입장이 아니라는 그런 거만한 태도. 그건 아니지. 내 입장이 있다면 남의 입장도 있는 법이다. 자기가 채무자가 되었을 때는 최대한 늦게 주면서 채권자가 되면 어떻게 해서든 빨리 돈을 받는다는 식의 논리는 잘못되었다.
그런 것들은 배우지 말아야 한다. 그런 것들이 여기에 종종 눈에 띄는데 그게 부자가 되는 방법인 양 착각해서는 안 된다. 부자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부자가 되어도 윤리를 아는 의식 있는 부자가 되기를 바란다.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그렇지 않으면 그건 졸부다. 무식해서 돈 밖에 모르고 돈을 벌 줄만 알았지 쓸 줄은 모르는 졸부. 오직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돈을 쓸 줄 아는 졸부.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들었던 문구가 이거다. '덤비는 적은 물리치되 일부러 적을 만들지 마라.' 내가 그래서 손해를 많이 본다니까. 그냥 가만히 놔두면 될 것을 나는 그렇게 가만히 놔두지를 않는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일부러 적을 만들 필요는 없는데... 그래도 나는 적을 만들기 이전에 포용할 수 있다면 기회를 주고 포용하되 그래도 안 먹히면 적으로 만드는 게 낫다고 본다.
저런 생각으로 세상을 살면 부당한 일에 불합리한 일에 굳이 나설 필요도 없고 그냥 묵묵히 그런가부다 하고 넘어가야 된다. 사실 나도 살면서 나이 들면서 그렇게 넘어가는 경우가 늘어나긴 하지만(특히 정치나 사회 부분에서) 아무리 그런다 해도 내 생각은 그렇다. 단지 뭐라고 얘기한들 그게 의미 없는 소리에 지나지 않을 것 같다는 현실 인식을 한 다음에 그냥 묵묵히 넘어가지~
세상에는 말 못할 진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거는 서서히 바뀌는 거지 어떻게 한다고 해서 급변하는 건 아니다. 급변할 때가 있고 그 때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일 뿐. 혹시나 <한국의 부자들> 읽어보지 않은 분들이라면 읽어보길 권한다. 일단 재밌다. 그리고 술술 읽힌다. 그러나 조심해서 읽기를 바란다. 본받고 배울 만한 것들만 취하고 나머지는 버리길...
부자사전 1 허영만 지음/위즈덤하우스 |
부자사전 2 허영만 지음/위즈덤하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