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931번째 영화. 괜찮다 해서 본 영화인데 개인적으로 남자의 입장과 여자의 입장이 많이 갈릴 듯한 영화라 이성 간에 같이 보는 건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남자와 여자는 사람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무척이나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인정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이해의 폭이 많이 달라질 듯 하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렇다. 개인 평점 7점의 영화.
돈이냐? 명예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배우인데 지금껏 두각을 나타낸 영화는 없었던 배우다. 주인공 상수역을 맡았는데 상수역을 통해서 남자가 추구하는 바를 잘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남자는 돈이냐? 명예냐?를 두고 많이 갈린다. 물론 둘 다 추구하는 게 사람의 욕망이긴 하지만 어디에 더 강점을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가끔씩 마치 자신은 전혀 문제 없는 듯 하면서 사회에 대해서 비판하는 사람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너도 명예와 돈을 추구하는데 강한 상대 까면서 브랜드 가지려고 그러는 거잖아? 물론 그게 오히려 더 낫다고 본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런 이들 치고 스스로 모순이 있다는 걸 인지하는 이가 없다는 거.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사람은 매한가지다. 단지 양 극단에 있는 사람들이 대립하는 경우에는 그 차이가 커보일 뿐이다. <이웃집 남자>에서 보면 자본주의 논리에 입각해서 이익을 추구하는 주인공 상수와 극명하게 대립되는 한 인물이 있다. 리조트 건설을 반대하는 중학교 교사.
그런데 둘은 공통분모가 있다. 어쩔 수 없는 남자라는 거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둘 다 여자를 탐한다. 그런데 웃긴 건 여자라는 공통분모에 있어서 그 둘의 해석이 퍽이나 다르다는 거다. 한 사람은 평생에 가장 순수한 사랑이라고 하지만 다른 한 사람은 그렇게 생각치 않는다.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봐도 리조트 건설을 반대하는 중학교 교사의 순수한 사랑이 순수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데 말이다. 인터넷에서 나름 만인을 위해서 애쓰는 듯이 떠들어대는 족속들 중에서 이렇게 모순된 인간들 많다. 웃긴 건 자신은 정작 모순이라고 인지를 못하고 있다는 것일 뿐.
여자
이성 관계를 두고 남자와 여자가 대화를 하다 보면 참 많이 다르다는 걸 느낀다. 인간이기 때문에 어떠해야 한다는 걸 얘기하는 게 아니라(그건 누구나 아는 거니까) 같은 현상을 두고 해석을 하는 데에서 남자와 여자는 기본적인 접근 자체가 다르다는 거다.
- 남자와 여자는 이해의 순서가 다르다
그런데 가끔씩 남자들끼리 얘기하는 데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다. 나는 고지식한 남자라고 얘기하곤 하는데 그런 이들을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공통 분모가 있다. 능력이 없어서 못 하는 거라는 점. 못 하는 것과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딱 한 명 봤다. 종교적 신념 때문에 그렇다는...
그 외의 경우는 대부분 그렇게 하고 싶은데 못 하니까 안 하는 거다. 그걸 인정하려고 하지 않고 자신은 어떻다는 말로 미화를 하고 포장을 한다. 그건 마치 돈이 없어서 벤츠 못 타면서 나는 돈 있어도 벤츠 안 탄다고 하는 소리와 같다. 돈 있어봐라 벤츠 안 타나.(여기서 벤츠는 고급 외제차의 대명사격으로 쓰였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 오해할 만한 부분이 한 가지 있다. 주인공 상수가 자신은 바람을 피면서 마누라가 바람 피는 것을 못 참는 것에 대해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상수라는 캐릭터는 마누라가 바람 피는 것 때문에 그랬다기 보다는 친구와 놀아났다는 것 때문에 그런 듯 하다.
왜 내가 그렇게 생각하냐면 군대 후배의 마누라를 범하려고 모텔까지 갔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옷 입고 나오라고 하고 돈을 빌려준 것을 보면 그렇다. 물론 처음에는 돈을 빌려주는 걸 빌미로 후배의 마누라를 범하려는 생각을 했겠지만 그도 인간인지라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겠거니...
<이웃집 남자>의 상수라는 캐릭터를 두고 자본주의에 물든 사람으로 보여질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보편적인 우리들의 모습이라 보인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다른 이들보다 정도가 심하거나 덜한 부분은 있게 마련이니까.
배우들
주인공 상수역의 윤제문. 연기는 참 리얼하게 잘 하는 배우다. 사실 나는 이런 배우가 좋다. 연기자가 기본적으로 연기를 잘 해야지 비주얼만 좋다고 연기자는 아니니까. 게다가 외모도 친근감 있게 생기지 않았나?
<조폭 마누라>에서 내겐 너무나도 인상 깊었던 배우로 기억하는 김인권. 요즈음에야 좀 떠서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겠지만 정말 연기 잘 하는 배우다. 외모만 된다면 더욱 좋았을 듯 한데... 그래도 이런 사람이 외모가 안 되어 받은 설움이 많아 또 인간적이면서 이해의 폭이 넓고 진국인 경우가 많다.
음... 서태화. <친구>라는 영화로 인지도를 얻은 배우인 듯 한데 사실 난 이 배우 연기 정말 맘에 안 들어 한다. 너무 어색하다. 게다가 어울리지 않는 배역도 많이 맡는다. 배역을 잘못 맡았다기 보다는 배우가 배역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듯. 내가 볼 때는 <친구>에서의 배역이 딱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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