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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노스페이스: 1936년도 아이거 북벽에 얽힌 산악 영화, 감동 실화, 강추


나의 2,917번째 영화. 아이거 북벽 등반 실화를 소재로 한 감동적인 산악 영화다. 이 영화 꽤나 오래 전에 어둠의 경로로 나왔었는데 다운받아놓고 안 보다가 본 게 올해 3월달인데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나고서야 개봉한단다. 국내 개봉일은 2010년 6월 3일. 어쨌든 이 영화 정말 강추하는 영화다.

산악 영화로 유명하다 할 수 있는 <K2>, <버티컬 리미트>보다 개인적으로 더 낫다고 본다. <K2>, <버티컬 리미트>는 K2를 배경으로 한 산악 영화인데 대부분의 산악 영화가 그러하듯이 생사를 넘나드는 등반 여정을 같이 하는 이들간의 우정을 그린 것은 같지만 <노스페이스>는 실화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어서 좀 남다르다고 생각한다. 개인 평점 9점의 추천 영화.


노스페이스: Northface


마터호른, 그랑드조라스와 함께 알프스의 3대 북벽인 아이거 북벽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가 아는 유명 상표 노스페이스도 이 아이거 북벽을 가르키는 말. 독일어로는 Nordwand. 클라이머의 공동묘지라고 불리울 정도로 등반 역사상 사망자가 가장 많은 곳이란다.

조난 사건이 조낸 많아 등산금지령까지 내린 경우도 있다고 할 정도. 왜 그런고 하니 해발은 3,970m밖에 안 되지만 수직에 가까운 1,800m 절벽이 만년설에 뒤덮여 있는 난코스라 그렇단다. 이 아이거 북벽을 최초 등반한 건 1938년의 독일-오스트리아 합동대에 의해서인데 <노스페이스>의 주인공들은 아니다.


<노스페이스>의 1936년에 등반한 토니 쿠르츠와 안디 힌테슈토이저라는 두 실존 인물을 그리고 있다. 최초 등반이 1938년이었으니 이들은 등반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유명한 이유는 1938년 최초 등반한 독일-오스트리아 합동대가 등반한 코스가 토니 쿠르츠와 안디 힌테슈토이저가 등반한 코스라는 것.(사진에서 빨간색의 코스)

인간에 의해 단 한 번도 정복당한 적이 없는 아이거 북벽을 정복하기 위한 등반 코스를 개발했다는 거다. 게다가 위의 사진에 나와 있는 표시 중에 Hinterstoisser Quergang이라는 명칭도 안디 힌테슈토이저가 등반하면서 명명되어진 것이다.


안디 힌테슈토이저: Andi Hinterstoisser


토니 쿠르츠의 친구로 1936년 아이거 북벽을 등반하다가 목숨을 잃는다. <노스페이스>에서는 친구를 살리기 위해서 스스로 로프를 끊는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추락사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토니 쿠르츠와 함께 등반하는 것을 즐겼던 안디 힌테슈토이저.(둘은 독일인이다.) 그리 이름이 알려져 있지는 않았지만 독일 올림픽을 앞두고 크라이머들에게 아이거 북벽 등반을 고무시키던 때에 자신의 꿈이기도 한 아이거 북벽 등반에 참가한 힌테슈토이저. 비록 목숨을 잃기는 했지만 자신의 이름은 아이거 북벽에 새겨넣는다.


토니 쿠르츠: Tony Kurz


<노스페이스>에서는 루이제라는 소꿉친구와 사랑하는 사이로 나오는데 이건 영화적 설정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노스페이스>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눈보라 치는 아이거 북벽에서 끝까지 삶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던 인물이다.


결국 거의 구조가 되는 순간에 구조대의 실수로 로프의 길이가 짧아 로프에 매달린 채 목숨을 잃는다. 추락사를 한 것도 아니고 동사를 한 것도 아니다. 끝까지 살아남고 드디어 로프를 타고 내려만 오면 되는 순간에 그렇게 되니 너무 안타까울 뿐.

이것이 단순히 영화를 극적으로 보이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화라는 점 때문에 더욱 가슴 뭉클했던 장면이 아닌가 한다. 위 사진은 실제 토니 쿠르츠가 로프에 매달려 죽은 모습을 찍은 당시 사진이다. <노스페이스> 마지막 장면과 매칭을 해보면 얼마나 <노스페이스>가 사실적으로 그려냈는지 알 수 있을 듯.


등반: Climbing


최근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오은선 대장, 오은선 대장의 후배인 故 고미영 대장의 업적이 그리 만만한 업적이 아니라는 것을 영화를 보면서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상업주의니 뭐니 얘기가 많아도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그들은 목숨을 걸고 산에 오르고 아무리 경쟁을 한다 하더라도 산에서만큼은 다 같은 등반가이기에 서로를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게 그들의 세계다.

개인적으로 그런 이들에게 상업주의라는 오명을 씌우기 이전에 나는 그렇게 비판하는 이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다. "당신은 살면서 목숨 걸고 해본 일이 있습니까?" 원래 등 따시고 배부른 사람들이 입만 살아서 나불거리는 경우가 많다.


예고편: Trailer



- 공식 홈페이지: http://www.northfacethemovi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