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937번째 영화. 누가 내 PC에 이 영화를 저장해뒀는지 모르겠지만 있길래 본 영화다. 아는 사람 알겠지만 난 이런 류의 한국 영화는 딱 질색인지라.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봤는데 볼수록 영화가 좀 거시기 하다. 나름 가족이라는 감동 코드로 풀어나가려고 했건만 나오는 캐릭터나 상황 등이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물론 영화는 현실이 아니지만 현실 같아 보여야 감정이 이입이 되고 이해가 되는 거 아닌가? 억지스러운 면이 많았던 영화. 개인 평점 4점 비추.
이나영
뭐 비추하는 영화니까 스포일러라고 해도 상관없다. 극중에서 이나영은 성전환자로 나온다. 원래 남자였는데 여자로 성전환한 것. 원래 성전환자들이 이쁘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멀리서 보면 그런 듯 해도 가까이서 보면 그렇지 않던데... 이나영이 꾸미지 않으면 약간 보이쉬한 면이 있어서 이나영을 캐스팅한 지는 모르겠지만 이나영의 남장 연기는 좀 그렇다.
분장도 어울리지 않고 말이다. 아들로 나오는 녀석 극중에서는 참이나 똑똑한 듯 보이는데 남자로 분장한 자기 아빠는 전혀 낌새를 못 알아차린다. 거 참. 연기가 어떠했는지를 떠나 좀 어울리지 않는 역을 무리하게 한 듯한 느낌이랄까? 이나영은 <아는 여자>에서의 모습이 가장 어울린다. 물론 그런 이미지 때문에 다양한 역할을 하기가 힘들 수도 있겠지만...
김지석
비록 <추노>를 보진 못했지만 거기서 꽤 괜찮은 역을 맡았던 것으로 아는 김지석이란 배우.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에서는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남자 역할을 맡았는데 정말 비현실적인 캐릭터다. 하리수와 같은 경우야 성전환자라는 걸 알고서 만난 것이지만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라는 영화에서의 상황은 여자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성전환자였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 여자를 끝까지 사랑할 수 있는 남자가 얼마나 있을까? 세상 일이야 모르는 거니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경우에는 인정하기가 쉽지 않을 듯. 게다가 결혼을 아직 안 해본 사람들은 사랑 운운하겠지만 결혼은 사랑만 갖고 되는 게 아니다. 집안 문제부터 시작해서 얽히고 섥힌 게 많다. 결국 그런 면 때문에 이 영화는 다소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다는 거다.
이필모
이필모라는 배우.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나왔던 캐릭터 그대로다. 그런 연기를 잘 하는 건지 아니면 이 배우가 연기하면 그런 연기가 되는 건지 모르겠다. 너무 그런 연기로 굳어버리면 다른 역할 맡기 힘들텐데. 난 국내 배우들 보면 아무리 연기 잘 하는 배우라 하더라도 연기 패턴이 굳어진 배우들이 많다. 왜 캐릭터마다 우는 표정은 같은 건데? 왜 화내는 표정이 캐릭터마다 같은데? 그게 다 배우가 배우로서의 자질이 부족해서라 생각한다.
김흥수
가장 맘에 들었던 배우라면 김흥수. 꽤 배역이 잘 어울렸다. 연기 또한 자연스러웠고 말이다.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가 코미디지만 코믹스러운 장면은 김흥수가 다 만들어낸 듯.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진지한 모습으로 연기하는 게 어색하게 보일 정도였다.
예고편: Trailer
호불호야 개인적 취향도 다분히 반영되어 있으니 뭐라할 수 없는 문제다. 이 영화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러나 어떤 배우를 좋아하는 것과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도 이 영화가 좋다면 그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 이 영화보다 더 좋은 영화는 너무나 많다. 상대적이기 때문에 평점을 낮게 주는 것일 뿐. 어쨌든 비추다. 이거 볼 시간에 다른 영화 보는 게 낫다.